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끈벌레 때문에 한강 하류에서 조업을 하는 어민들이 어업을 중단하게 됐다.

지난 2013년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발견된 끈벌레는 20~30cm의 크기로 포식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경기 고양시 행주어촌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조업을 시작한 뒤로 한강 하류인 행주대교와 김포 신곡 수중보 사이에서 붉은 끈벌레가 실뱀장어와 함께 수백kg씩 잡히고 있다.

끈벌레는 실뱀장어 뿐 아니라 치어까지 먹어치워 30여명의 행주어촌계 어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종묘채포 그물 1개(20kg)당 실뱀장어가 300~500마리가 끈벌레와 함께 올라오는데 모두 죽어 있는 상태이거나 분류를 해놓더라도 일정시간이 지나면 모두 죽어나간다고 어민들은 전했다.

행주어촌계 심화식(59) 총무이사는 "어제도 한마리당 3000원 정도 하는 실뱀장어를 500만원어치 잡았지만 모두 죽어버렸다"며 "올 한해 먹고 살 돈을 지금 마련해야 하는데 앞길이 막막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그는 "처음 붉은 끈벌레가 발견됐을 때 대책을 세웠다면 이처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수 행주어촌계장은 "7년 전 수중보 주변에서 초기에 발생된 끈벌레를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매년 늘어나더니 올해 잡은 실뱀장어가 95% 이상이 모두 폐사했다"며 "오늘 어업을 중단하고 청와대에 끈벌레를 들고가 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끈벌레 피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촉구하고 어업포기 사태에 대한 어업재해 인정요구와 함께 끈벌레 퇴치법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3년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등과 합동 조사를 한 결과 독성이 검출되지 않았고 실뱀장어의 생존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혀 어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