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출 때 자신 체형, 얼굴 비율 고려… 가봉 시 본인의 구두·셔츠 구비는 매너

단순한 남성복 이상을 의미하는 최고급 맞춤 양복, ‘비스포크 슈트(Bespoke suit)’는 성공한 남성의 상징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훌륭한 맞춤 슈트의 가장 큰 특징은 오직 본인만을 위한 슈트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 누구에게도 본인만큼 딱 맞지 않는다.

슈트를 제대로 갖춰 입는 것도 비즈니스 업무의 일부분이다. 전문가와 함께 많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여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옷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단 이때 무조건 전문가에게 알아서 해달라고 한다거나 급하게 서두르지 말자. 자신의 체형을 정확히 파악하고 얼굴 비율과 대칭 등을 고려해 장점은 돋보이고 단점은 조금 완화시키는데 주력하도록 해야 한다.

요즈음 흔히들 얘기하는 슈트의 원칙도 감안해야 하겠지만 특히 맞춤 슈트는 무엇보다도 본인의 몸과 얼마나 자연스럽게 맞아 떨어지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남성들은 기본적으로 슈트를 본인의 사이즈보다 크게 입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되는데, 그렇다고 무조건 타이트하게 입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서양인에 비해 얼굴 크기가 다소 큰 동양 남성들의 경우 무조건 타이트하게 입는다면 더욱 더 큰 얼굴이 도드라져 보여 다소 어색하고 우스워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처음 맞춤 슈트를 대하는 사람일수록 다소 보수적이면서도 균형을 맞추는 것에 포커스 두는 것이 요령이다.

슈트 가봉 시엔 본인의 구두와 셔츠를 구비해 오는 건 가장 기본적인 매너라는 것도 명심하자. 또 맞춤 양복이라고 해서 여성복처럼 너무 캐릭터가 강한 스타일은 금물. 지나치게 유행을 따르는 것 역시 좋지 않다.

오래 전 패션리더이며 클래식을 사랑한다는 모 병원의 원장님을 만나 뵌 적이 있었다. 이분의 슈트가 다소 캐릭터가 강한 느낌이라 어디서 구입했는지 여쭤보니 어느 유명 패션 디자이너 숍에서 맞춘 슈트라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포켓스퀘어까지 갖춘 아주 완벽한 코디네이션이었지만 그분이 의도하는 정통 클래식의 느낌은 아니었다. 소재에서부터 전체적인 피트감이나 디테일이 어딘지 모르게 너무 개성이 강하고 화려해 클래식이라고 정의 내리기 힘든 뭔가 난해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이러한 옷차림은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자칫 경박해 보일 수도 있다. 남성복을 정말 제대로 잘 알고 이해하는 최고의 가봉사나 재단사가 상주한 곳을 찾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슈트 맞출 때 이것만은 기억하자!
1. 소재는 가장 좋은 것으로 선택하자. 비싼 돈을 들이는 만큼 오래 입을 수 있는 것이 좋다.
2. 너무 파격적이거나 유행을 타는 디자인보다는 가장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스타일을 고수하라.
3. 원단의 조그만 샘플만을 보고 전체적인 이미지를 그려 볼 수 없다면 보다 큰 크기의 원단을 보여 달라고 당당히 요구하라
4. 반드시 믿을 수 있는 곳에서 구입하라. 개인적으로 재단사를 선택하는데 남다른 안목을 갖고 있다거나 그런 사람을 통해서 알게 된 사람이 아니라면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5. 슈트를 맞추는 과정 자체를 즐겨라. 따로 시간을 내서 매너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강의나 세미나를 듣는 것 이상으로 보다 유익한 정보와 세련된 취향을 얻을 수 있다.

장은정 Plan J 이사
CEO 브랜딩을 위한 PI 컨설팅을 전문으로하는 퍼스널 이미지 컨설턴트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