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한국가스공사

최근 유가 폭락의 직접적인 요인은 미국발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경질유인 타이트 오일의 생산 증가다.

기존 산유국들의 생산 능력도 꾸준히 증가해 왔지만 타이트 오일 생산 확대가 결정적인 유가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석유 수요가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점도 유가 하락을 이끈 요인 중 하나다.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향후에도 석유 수요는 크게 늘어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미약한데다 석유 소비 효율화, 중국의 성장방식 전환 등이 수요 상승을 제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에 연동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락하면서 천연가스 가격도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공급과잉에 놓인 천연가스와 연료탄 시장에 저유가가 추가적인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화석 에너지 시장 전반이 약세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석유 공급과잉 새로운 에너지 시대의 전조’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견해는 밝혔다.

▲ 출처= LG경제연구원

이광우 책임연구원은 “유가가 급변동할 리스크는 여전히 있다”며 “석유가 에너지원 중 비중이 가장 크고 생산지가 지역적으로 편재돼 있기 때문에 에너지 시장이 지정학적인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와 중동 등 은 지정학적 돌발요인들이 발생할 가능성을 항상 안고 있다. 그는 “하지만 과거와는 달리 석유, 석탄, 천연가스의 공급이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 상승으로 수요 둔화 요인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풍력과 태양광 등 대체 에너지 공급 확대요인이 동반되고 있다”며 “화석 에너지의 공급 능력이 커지고 에너지 소비 효율화가 확산되며 대체 에너지의 역할이 지속적으로 확대된다면 에너지 풍요시대의 진입 가능성도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저유가를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와 에너지 비축 확대 등의 기회로 활용하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새로운 에너지 시대가 도래 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6월 배럴당 111달러이던 두바이 유가가 올해 초 43달러로 급락하며, 반년 사이 61.3%나 하락했다.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 국면이 4년 만에 무너진 것이다.

140달러에서 40달러로 71.4% 급락했던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

유가 급락으로 경쟁력이 약한 중소형 석유기업들의 부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석유 시추활동 위축으로 세계적인 시추선 제조업체인 트랜스오션은 주가가 60% 가까이 추락하고 경영진이 사퇴하기도 했다.

석유시장뿐만 아니라 전체 에너지 시장도 유가 충격에 출렁이는 모습이다. 호주와 미국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이 위축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일본의 석유화학 산업은 마진 축소로 어려움이 가중되자 설비 구조조정을 본격화될 태세다.

1980년대에 유가 하락으로 고사 위기에 내몰린 경험이 있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기자동차 업계를 선도하는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9월 이후 3개월 동안 25% 떨어졌다.

2월 들어 급락세가 진정되는 양상이지만 3월에도 1주일 동안 10%가 하락하는 등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유가가 저점을 지났다는 주장과 공급과잉 상황이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대립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유전개발 활동이 위축되며 석유 공급부족으로 유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셰일가스발 타이트오일, 유가 하락 견인

▲ 출처= LG경제연구원

불과 3~4년 전만 해도 에너지 전문가들은 셰일가스 개발이 미국 내 천연가스 시장에 한해서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도 미국의 셰일가스와 타이트 오일(셰일 오일) 생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예상과는 달리 타이트 오일 생산량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미국 내부에서 원유를 수출하자는 목소리까지 높아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미국 내 타이트 오일 생산량은 지난 2009년 하루 25만배럴에서 2014년 407만배럴로 5년 동안 16배 이상 늘었다.

채굴기술 혁신으로 채산성을 확보한 셰일가스와 타이트 오일이 고유가를 발판으로 급성장한 것이다.

미국 주도로 비OPEC 석유생산이 급증하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입지가 약화됐다. 세계 석유 공급 확대를 미국이 견인한 결과, 최근 2년간 OPEC의 세계 공급 비중이 지난 2012년 41.3%에서 2014년 39.3%로 축소됐다.

특히, 미국 원유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OPEC 물량은 거의 그대로인데 반해 OPEC은 5년간 35%나 줄었다. 이 중에서도 유황 성분이 적어 서부텍사스유(WTI)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나이지리아산 원유의 대미 수출량이 1/4로 대폭 줄었고, 지난해 7월에는 대미 수출이 끊기기도 했다.

2014년 하반기 들어 세계 경제의 성장둔화로 석유수요 부진까지 겹치자 OPEC은 시장 점유율 사수에 나섰다. 지난해 2분기 석유수요 증가세가 5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고유가 지지를 위해 감산할수록 비OPEC 생산만 자극해 OPEC의 입지 약화가 심화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1980년대에 수요 부진에 맞서 OPEC이 감산을 시도했지만 북해와 멕시코만 등 비OPEC 생산이 늘어나며 유가는 하락하고 OPEC 시장 점유율만 줄어든 사례가 있다.

베네수엘라 등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진 일부 OPEC 회원국이 감산을 요구하고는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다수의 중동 산유국들은 20달러의 유가도 불사할 태세다.

이 같은 공급경쟁에는 석유 수요의 추세적 둔화도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비 기준 강화, 차세대 자동차의 보급 확대 등 석유 소비 효율화와 대체가 진행됨에 따라 GDP 생산을 위해 필요한 석유가 20여년 동안 1/3로 줄었다.

 

수요 부진‧공급 탄력성 확대. 유가 상승 제한

▲ 출처= LG경제연구원

저유가로 세계 경제 석유수요는 어느 정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가 하락이 세계 경제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 순수입 국가에게 교역조건 개선과 물가 안정, 실질소득 증가 등의 긍정적 효과를 유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역시 석유산업에는 부정적이겠지만 원유 순수입국이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등 경제 전체적으로는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유가 하락의 수요진작 효과가 과거에 비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유로존에서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중국은 6%대로의 성장둔화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유국은 수출감소 등의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IMF는 유럽과 일본의 경기침체와 중국 성장둔화, 산유국 부진 등을 이유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당초 3.8%(2014년 10월 전망)에서 3.5%(2015년 1월 전망)로 하향수정 한바 있다.

석유 소비 효율화와 성장방식 전환까지 감안한다면 석유수요 둔화 기조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중국 등 신흥국들이 유가 보조금을 삭감해 재정 확충과 국내 기름값 안정, 석유소비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성장이 둔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투자와 제조업에서 소비와 서비스 중심으로 성장 구심점이 전환되고 있다. 석유수요가 크게 늘어날 여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IEA(2015년 2월 전망)는 2020년까지 세계 석유수요 증가세(연평균 증가율 1.2%)가 최근 5년간(1%) 보다 소폭 높아지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가가 수요를 발판 삼아 빠르게 반등하기가 쉽지 않은 형국이다.

저유가가 계속되면 향후 세계 석유 시장에서 공급은 둔화되고 수급균형을 찾아갈 것이다. 원유생산 단가가 높고 자금력이 부족해 한계에 내몰린 석유기업이나 유전, 산유국들을 중심으로 원유생산 감소가 나타날 전망이다.

파죽지세로 확대된 타이트 오일 생산 역시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시추 후 1년 안에 총 유전 생산량의 70~80%가 소진되는 타이트 오일의 생산 패턴을 감안하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타이트 오일 생산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 출처= LG경제연구원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해 대규모 증산을 시행한 지난 1986년 원유공급 경쟁시기의 경우 비OPEC의 생산 감소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은 3년 후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비OPEC의 공급 위축이 타이트 오일을 중심으로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유가가 올해 하반기부터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유가 상승 폭과 속도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유가가 반등할 경우 타이트 오일 개발과 생산도 빠르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5~10년 정도 소요되는 전통 유전개발과는 달리 타이트 오일은 시추부터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수 개월에 불과하고 생산성도 빠르게 향상되기 때문이다.

원유 생산 단가 하락과 재고 확대도 유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유전개발 수요가 위축 되며 유전개발에 필요한 장비와 인력 비용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원유재고는 소비가능일수를 기준으로 미국은 1985년 이후 최대치(29일)에 이르렀고 OECD 전체로는 60일분을 돌파하며 2000년대 평균(53일)을 뛰어넘었다.

 

산유국 불안이 유가 급변동 리스크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제석유 시장에서 수요 부진 속 공급 탄력성 확대와 공급 단가 하락으로 100달러 이하의 저유가 국면이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저유가로 석유 수요 증가세가 소폭 높아지는 한편 석유 공급 증가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출처= LG경제연구원

IEA는 초과 공급 상황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며 유가가 더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투자은행들 역시 제한적인 유가 상승을 예상했다.

저유가로 인한 취약 산유국 불안과 이로 인한 유가 급변동 가능성도 상존한다.

지난 1986년 유가 급락 이후 유가가 회복되는 15년 동안 러시아는 소련붕괴(1991년)와 모라토리엄(1998년)을 겪었고, 중동에서는 쿠웨이트의 증산에 불만을 품은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걸프전(1991년)이 발생했다.

저유가 상황이 이어지면 러시아,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등 취약 산유국에서는 내정불안과 경제위기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 내정불안에 따른 석유공급 차질은 유가 급등을, 경제위기로 인한 수요위축은 유가 급락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와 연료탄 가격 약세 가속

유가 하락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 받는 에너지는 천연가스다. 특히 세계 천연가스교역의 1/3 가까이를 차지하며 수요가 동북아에 집중된 액화천연가스(LNG)는 국제유가에 연동된 가격 체계를 가지고 있어 유가 변화의 영향이 빠르게 나타나는 특성을 보인다.

지난 6개월 동안 일본의 호주산 액화천연가스 도입 가격은 42% 급락 했으며, 우리나라의 액화천연가스 수입 가격은 18.4%(CIF,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하락했다.

▲ 출처= LG경제연구원

미국에서는 천연가스 가격이 유동적이다. 타이트 오일에 셰일가스가 부수적으로 생산돼 왔는데, 유가 하락으로 타이트 오일 개발이 위축되며 셰일가스 생산도 함께 위축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반면 타이트 오일 개발 위축으로 오히려 천연가스 위주로 구성된 건식가스(Dry Gas) 개발이 주목 받으면서 셰일가스 생산이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헨리허브 기준으로 100만Btu 당 2달러대 중후반으로 하락했다. 지속 가능한 미국 셰일가스 가격이 4~5달러(헨리허브 기준)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셰일가스개발 위축과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것이다. 하지만 셰일가스 개발 기술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어 미국 천연가스 가격의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연료탄 시장의 경우, 유가 하락이 생산단가 하락과 수요 대체 요인으로 작용한다. 연료비가 채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10%로 추산되며, 노천 탄광에서 경유 등에 의지하는 채굴작업일수록 유가 하락의 영향이 더 크다.

연료탄 시장은 2011년 이후 수요 둔화 속 공급 확대로 메이저 기업을 중심으로 판가 경쟁이 치열하게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유가 하락의 생산단가 개선 효과가 기업의 수익 개선보다는 연료탄 가격 하락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또, 유가 하락이 발전용 연료시장과 석유제품 시장에서 석탄 수요를 제약할 수 있다. 저유가는 발전시장에서 연료탄의 대체재인 천연가스의 가격 약세를 유발하고 석탄화학 제품의 채산성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012년 미국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자 발전시장에서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나고 석탄 발전이 크게 줄어든 일이 있다. 중국 석탄화학은 유가 급락으로 경제성을 상실, 증설 계획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결국 저유가는 공급과잉에 놓인 천연가스와 연료탄 시장에 추가적인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화석 에너지 시장 전반적으로 당분간 약세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린산업 후퇴보다 에너지 풍요시대로

화석 에너지 가격 약세는 탈화석 에너지인 신재생에너지와 탈석유 자동차인 전기자동차 성장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1, 2차 오일쇼크 당시 에너지 안정성 제고를 위해 탄력 받던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1980년대 유가 하락으로 혹독한 고난의 시기를 보낸바 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그린산업의 성장동력이 한층 강화됐다.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저감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유럽과 미국 등이 신재생에너지와 차세대 자동차 등 그린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도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고 차세대 자동차 시장도 기지개를 피고 있다.

가격 측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환경오염 방지와 에너지 안보 제고,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그린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산업규모도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유가가 급락하는 동안에도 세계 신재생에너지 투자는 꾸준한 증가세(전년 하반기 대비 14% 확대)를 보였다.

▲ 출처= LG경제연구원

유럽과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신재생에너지 투자국들이 석유 순수입국인점을 감안하면, 유가 하락이 오히려 이들 국가의 경제와 재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투자 여력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BNEF(Bloomberg New Energy Finance) 등 신재생에너지 연구기관들은 올해에도 긍정적인 시장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각국별 규제와 지원 차이로 인해 저유가의 충격이 지역별 및 제품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전기차는 지난 하반기까지 꾸준한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록했고 올 2월 판매 대수는 전년대비 3.4% 증가했다. 반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하반기부터 시장점유율 감소가 나타나면서 올 2월 판매 대수가 전년대비 11.5% 줄었다.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Renewable Energy Credit) 수익과 계통한계가격(SMP, System Marginal Price) 수익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계통한계가격이 화석 에너지 가격 약세로 하락 압력을 받기 때문에 수익 저하로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녹색산업의 성장 기조가 바뀌지는 않겠지만 성장 속도는 둔화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유가 하락이 반드시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위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오히려 유가 하락이 다른 에너지원의 가격하락 경쟁을 더 부추길 수도 있다.

태양광의 경우 패널 단가 하락으로 투자가 전년에 비해 크게 늘지 않아도 매년 추가되는 증설량은 이미 매년 크게 증가하는 모습일 보여준다. 다양한 형태의 태양광 발전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설치 가능 지역과 단위 면적당 발전량 등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설비효율과 생산효율 등에 걸친 경쟁력 향상이 유가하락으로 멈추진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전문가들은 주 에너지원으로서의 석유의 지위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유가 하락을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와 에너지 비축 확대 등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주문한다.

이광우 책임연구원은 “화석 에너지의 공급 탄력성이 계속 높아지고 에너지 소비 효율화가 확산되며 대체 에너지의 역할 확대가 탄력을 받는다면, 에너지 풍요시대의 진입 가능성도 점차 높아질 것”이라며 “에너지 문제에 대한 시각을 바꿀 필요성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에너지 부족에 맞춰진 사고를 단기적으로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풍요의 시대, 저에너지 가격 시대가 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투자 타당성 분석, 국가 에너지 전략 등이 에너지 고가격에 맞추어진 부분이 있다면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출처= LG경제연구원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업들도 고유가를 전제로 한 사업계획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저유가는 화석에너지 사용을 확대시키고 연장시키겠지만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과 가치를 크게 훼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오히려 전기차 배터리와 태양광 등의 산업에서 효율 개선 압박을 더 높여 효율 경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고 관련 기술의 영향력과 중요성은 더 커질 수 있다”며 “태양광의 효율을 높이는 일, 적용 대상을 넓히는 것 등의 중요성은 변함없을 것이며 배터리 효율의 향상은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유가 시대가 몰고 올 여파에 대해서는 아직도 다양한 분석과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저유가가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에너지 풍요의 시대를 열 수도 있으며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가 미래 경쟁력을 높이고 경쟁업계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저유가가 어디까지, 언제까지 이어질지. 이로 인해 산업계와 세계 경제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고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