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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비즈니스 ‘싸움의 기술’? “영어보다 카리스마”‘세계 최고 비즈니스 스피킹 강의’ 예일대 윌리엄 A. 반스 교수 단독 인터뷰
이윤희 기자  |  stels.lee@econovill.com  |  승인 2015.04.14  16:18:21
   
▲ 윌리엄 반스 예일대 교수. 출처=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2008년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버락 오바마 후보를 두고 외교와 국정 경험이 풍부한 상원의원 힐러리 클린턴은 “그 친구는 스피치 하나 잘 하는 것 밖에 없다”고 했다. 오바마는 힐러리의 경륜을 인정하면서도 지금 미국이 필요로 하는 것은 변혁이라고 주장하고 강력한 어조로 “우리는 반드시 할 수 있다”고 미국 국민들을 설득시켰다. 그렇게 배경 없는 풋내기에 불과했던 오바마는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됐고 미국 대통령에 두 차례 당선됐다.

한때 오바마 대통령의 호소력 있는 어법과 매너, 협상력을 가르친다는 책과 강의가 비즈니스맨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기도 했다.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여러 가지 덕목 중에도 화술, 아니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하지만 냉엄한 전장인 비즈니스 현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은 ‘서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오고 감’ 그 이상이다. MIT 미디어연구소의 샌디 펜틀랜드(Sandy Pentland) 교수는 사업설명회 경진대회에서 누가 우승을 할지를 목소리 톤, 몸짓, 화자 간 거리 등 화자의 말하는 스타일로 예측하는 실험을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피실험자들은 발표 내용을 읽거나 보지 않은 상태에서도 87%가 정확하게 누가 우승할지를 예측해냈던 것이다.

미국의 명문 사학 예일대 비즈니스스쿨에서 비즈니스 스피치를 지도하는 윌리엄 A. 반스(William A. Bans) 교수가 한국을 찾았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는 예일대 출신 명사로 이루어진 월드 펠로들(World Fellows)이 뽑은 ‘가장 영향력 있는 스승’이기도 한 만큼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최고라고 평가받는 사람이다. 서울에서 만난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의 대가는 친절하고 다정한 말투와 제스처로 기자를 반겨줬다.

 

서울이 처음인가

아니다. 세 번째다. 1986년에 처음 왔고 1999년에 왔었다. 많이 변했다. 처음 서울에 왔을 당시만 해도 한국은 올림픽을 앞두고 있었다. 늘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한국 학생들이나 한국 비즈니스맨들도 만난 적이 있나

아주 많은 한국 학생과 기업인들을 만났다(웃음). 예일대 학부와 MBA에도 한국 학생들이 많고 미국의 테크놀로지 분야에도 많은 한국 비즈니스맨들이 진출해 있다. 그들과 팀을 꾸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고 선생으로서 그들을 가르쳐본 적도 많다.

 

박사가 보기에 한국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나

미국에 온 한국 학생들이나 한국 비즈니스맨들은 탁월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근면하게 일한다. 그들 대부분은 우수한 역량을 가졌지만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영어를 활용함에 있어서도 문법과 어휘력이 모두 우수하다. 독해와 청해도 다 잘 된다. 토익과 토플 점수도 완벽하다. 하지만 스피킹에 있어서는 문제가 있다. 전달력이 떨어진다. 틀리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영어로 말하는 데 두려움을 갖고 있다. 분명 한국 학생의 아이디어인 것을 아는데 다른 나라 학생이 대신 말하는 것을 보기도 한다. 한국인들은 좀처럼 위험을 무릅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 윌리엄 반스 예일대 교수. 출처=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한국 학생들을 글로벌 시장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리더로 키우는 영어교육법이 따로 있을까?

새로운 영어 말하기 교육법이 나오고 있는데도 한국 영어교육은 여전히 오래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요즘 한국 학생들은 영화나 미국 드라마로 영어 스피킹을 공부한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별로 권하지 않는 방법이다. 이것은 전형적인 패시브(수동적) 학습 방식이기 때문이다.

더 빠르고 더 쉽게 배우는 방법이 있다. 하고 싶은 말을 당장이라도 영어로 말해보는 것이다. 꼭 원어민을 찾거나 영어권 환경에 가지 않아도 된다. 일단 오후만이라도 영어로 말해보라.

 

한국의 기업가가 세계 시장에서 비즈니스에 성공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사업 계획과 아이디어를 설득하는 것, 의사결정 모두 중요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실행하는 ‘방법’에서 비즈니스 성패가 갈린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서 내용보다 중요한 것은 ‘카리스마’다.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어떻게 말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국제적 비즈니스 미팅에서 영어 기반 커뮤니케이션을 구사해야 하는 것이 한국 기업가들에게 여러모로 부담이다.

앞서 말했듯 한국인들은 더 이상 영어에 구애받지 않을 만큼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 주요 단어 1500개와 정규교육에서 배우는 문법만 알아도 미국에서의 학업이나 사업 등과 관련된 대화는 충분히 나눌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이 자신감이다. 그 다음이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는 것, 또 내가 한 말이 제대로 이해됐는가 재확인하는 것이다.

 

박사는 비즈니스 테이블 위에서 승자가 쓰는 어휘와 패자가 쓰는 어휘가 따로 있다고 했다.

어려서는 사업가인 아버지의 곁에서, 또 자라서는 예일대와 기업들에서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을 만났고 이 중 성공한 이들에게서 공통적인 능력을 발견했다. 바로 단어 선택 능력이다. 이들은 이미지가 뚜렷이 각인되는 승자의 어휘만을 골라 쓴다.

예를 들면 “그건 큰 문제야(It’s a big problem)”라는 말을 할 때 일상생활에서는 무난하게 쓰일 수 있지만 비즈니스 테이블에서는 problem이라는 단어가 화자에 비관적인 인상을 줄 수도 있다. Problem 대신 hurdle을 쓰면 어떤가. 이것만으로도 청자는 육상의 허들 경기를 떠올리며 문제가 심각하다기보다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는 인상을 가진다.

 

영어가 모국어인 미국인들에게도 비즈니스 스피킹은 승진과 같은 사회적 성공에 중요한가

그렇다. 대부분의 문화권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휘 활용능력 등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직업, 금전적 성공, 배경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도 많이 나와 있다. 그 사람의 말에는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많은 것이 담겨있다.

한국처럼 영어에도 지역 방언이 있다. 미국인들은 동부 지역의 악센트를 가진 사람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세계 금융의 중심인 뉴욕, 정치의 중심인 워싱턴, 그리고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컬럼비아 등 미국 최고 대학들이 동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혹시 비즈니스 스피킹에 있어 남녀 차이도 있나

있다. 원래 비즈니스가 남자들의 세계였기 때문에 새롭게 등장한 비즈니스 우먼들이 이를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성들은 십대처럼 “Might be”, “Maybe”(아마도)와 같이 망설이는 듯한 표현을 습관적으로 씀으로써 중요한 미팅 자리에서 성숙하거나 명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그에 비해 협상테이블에서 남성들은 “Clearly”, “Definitely”(분명히) 같은 단어를 즐겨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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