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2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F8 2015 개발자 회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마디로 무시무시한 대격변의 시대가 올 전망이다. 지금까지의 혁명적 변화가 거시적 관점에서 세대를 몰아치는 거대한 담론의 파도였다면, 페이스북은 하나의 기업이 얼마나 세상을 부수고 만들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런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버리는 기업은 구글과 애플 외 페이스북이 유일하다. 물론 성공 가능성은 시간이 말해줄 전망이다.

먼저 메신저 플랫폼이다. 스냅챗 인수 불발 굴욕을 딛고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페이스북은 유독 메신저 시장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페이스북 메신저의 강력한 시장 경쟁력으로 표출됐으며 자연스럽게 업그레이드된 메신저 플랫폼의 등장을 알리는 분위기다.

최근 발표된 송금기능까지 추가된 메신저 플랫폼은 B2B의 관점에서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는 페이스북의 승부수로 여겨진다. 물론 기업용 서비스를 정식으로 런칭하며 B2B 시장 동력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이번 메신저 플랫폼으로 이러한 분위기가 더욱 노골적으로 심해졌다.

특히 쇼핑에 방점을 찍은 메신저 플랫폼은 막강한 가입자를 바탕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메신저를 중심에 두고 플랫폼 인프라를 활용해 모바일의 핵심인 쇼핑에 방점을 찍었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은 던질 수 있는 모든 승부수를 던졌다. SDK를 배포하며 생태계의 외연을 키우고 이미 40여개 회사를 포섭해 동맹군을 꾸린 상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마존과 사업영역이 겹치는 한편, 해당 모델을 원하는 구글과의 전면전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최근 네이버도 마찬가지지만 모바일의 핵심은 쇼핑이고, 누가 핀테크를 비롯한 다양한 쇼핑 알고리즘을 간단하고 쉽게 원스톱으로 지원하느냐가 킬러 서비스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점을 가진 아마존이 롤모델로 부상하는 한편, 방대한 가입자를 가진 포털 사업자들이 자신들이 가지지 못한 경쟁력을 인수합병까지 불사하며 얻으려 노력하는 중이다.

이 전쟁에 페이스북도 참전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사물인터넷 전략을 세우며 B2B 시장의 진출을 천명한 대목과 더불어, 신천지를 향한 이질적 사업자의 B2B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물인터넷 전략도 화제다. 메신저 플랫폼을 통해 B2B로 모바일의 미래인 쇼핑을 잡았다면, SDK인 파스는 사물인터넷의 비밀무기다. 페이스북 자회사 파스의 CEO 일리아 수카르(Ilya Sukhar)는 자사의 개발도구 ‘파스’를 이용해 웨어러블 및 경보기, 문 개폐 장치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반의 앱을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만약 성공한다면 이는 사물인터넷 시대의 패러다임을 단숨에 바꿀 혁신적인 이정표다. 사물인터넷은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를 연결하며, 페이스북은 가장 크고 강력한 네트워크를 가진 초연결의 집약체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페이스북이 나름의 초연결을 사물인터넷 프레임으로 환치시키는데 성공한다면, 그 어떤 사물인터넷 기업보다 빠르게 시장을 잡아갈 수 있다.

당장 사물인터넷 솔루션의 테스트 베드로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막강한 연결 인프라로 사물인터넷의 내밀한 속성을 그대로 확보할 수 있다.

비디오와 가상현실, 광고 분야 전략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페이스북은 전방위 입체 비디오를 지원하며 구형(球形/spherical) 비디오 방식을 뉴스피드를 통해 공개한다. 관찰시점과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으며 유튜브의 360도 비디오와 비슷한 방식이다.

여기에 가상현실 경쟁력이 합세한다. 오큘러스VR 인수를 통해 가상현실의 강자로 부상한 페이스북은 자사의 최신판 VR 데모를 ‘크레슨트 베이’로 명명했다. 오큘러스 리프트의 시연용 최신판이며, 지난해 9월 미국 오큘러스 커넥트 회의에서 처음 공개됐다. HMD가 본체와 유선으로 연결된 고정형 가상현실을 지원하며 거의 완벽한 알고리즘을 구축한 분위기다.

이번에 공개된 비디오 및 가상현실 경쟁력은 궁극적으로 ‘시각물’에 방점을 찍은 페이스북의 전략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기조연설에서 “가상현실은 흔히 게임을 생각하지만, 오히려 비디오가 더 몰입감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개편된 모바일 광고와도 접점을 찾을 수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7월 인수한 동영상 광고 마켓 '라이브레일'이 동영상뿐 아니라 모바일 디스플레이 광고 대부분을 다룰 수 있다고 밝혔다. 실시간 입찰기술이 지원되는 라이브레일을 바탕으로 B2C의 개념을 발판으로 삼아 대중에 대한 파급효과를 고조시킬 수도 있다.

현재 페이스북은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이런 분위기에서 메신저를 통한 아마존 모델의 도입과 사물인터넷 전략, 강력한 생태계 로드맵은 물론 가상현실과 비디오를 중심으로 모바일 광고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SNS라는 기본적인 연결의 의미가 사물인터넷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며 생기는 파급력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