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옥희 윤교육생태연구소장.

아이젠하워의 부모가 다소 엄격할 정도로 아이들에게 가족 규칙을 지키도록 한 것은 바로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늘 이런 엄격한 규칙만 요구한 것은 아니었다.

그 대신 아이들에게 충분히 놀게 했고, 어떤 놀이를 하든지 참견하지 않았다. 늘 아이들의 결정과 의견을 존중해 주었다. 그 덕분에 아이젠하워와 형제들은 하루의 계획을 수행하는 시간에는 규칙에 맞게 일에 깊이 몰두할 수 있었고, 놀 때는 그 누구보다 몰입해서 그 순간을 즐길 수 있었다. 엄격한 규칙과 더불어 늘 부모의 사랑과 배려, 존중을 마음 깊이 느낄 수 있었으니 ‘책임을 지는 자유’가 주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자율 통제’ 습관화로 강한 리더십 키우다

이런 가정 분위기 속에서 아이젠하워는 ‘자기통제’를 강요가 아닌 ‘스스로의 의지와 신념’으로 습관화할 수 있었고, 가정환경 덕분인지 그는 어렸을 때부터 무엇이든지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성향을 보였다고 한다. 그리고 어릴 적 시간들이 마일리지처럼 쌓여 훗날 ‘목표 관리능력’과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강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었다.

아이젠하워는 청소년기에 미식축구 선수로 두각을 나타내다 미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에 입학한다. 평화주의자였던 어머니는 군인이라는 직업을 내심 꺼렸지만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 놓인 아들의 선택을 존중해 주었다. 웨스트포인트에 입교하기 전 어머니는 아들에게 진심을 다해 이렇게 말했다.

 

“카드를 돌리는 것은 하나님의 몫이란다. 어떤 카드를 받게 되든지 꼭 쥐고 있어야 한다.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네가 쥐고 있는 카드를 잘 활용해서 최고의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란다. 인생도 마찬가지야.”

 

아이젠하워는 어머니의 말을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어떠한 시련을 겪더라도 꿋꿋하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그리고 매순간 최선을 다하며 리더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던 청년이 세계적인 명장이 되리라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많은 형제들과 규칙을 정하고 서로 배려하면서 살아온 어린 시절의 경험들은 부대를 이끄는 과정에서도 따뜻한 리더십으로 이어졌다. 특히 한 조직에서 자기 단련에 실패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 리더가 부하에게 무리한 명령을 일상적으로 행사한다면 올바른 리더십이 발휘될 수 없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훈련해온 자기통제의 습관은 부하들에 대한 배려와 더불어 명쾌한 판단력, 최적의 전략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무서운 집중력으로 이어졌고 부대의 전력을 최상으로 이끄는 성공의 원동력이 되었다.

 

“오냐, 오냐” 과잉 보호는 아이를 유약하게 만들 뿐

▲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 사진=위키백과

하지만 오늘날 부모들은 어떠한가? ‘노(No)’라는 말에 인색하다. 적절한 상과 벌, 규칙이 부재한 가정환경 속에서 과잉 사랑과 보호로 아이들을 더욱 유약하게 만든다. 또한 아이가 원하는 것을 쉽게 들어주다 보니 아이들은 스스로의 통제력을 키우기도 전에 자기 통제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아이들은 자기 통제력을 키울 수 있을까. 4세 전후는 자아 형성 단계다. 이 시기에는 또래집단 속에서 사회성을 익히며 ‘자기 감정 조절’이 얼마나 중요한지 스스로 체득하기 때문에 자기 통제력을 키워주는 부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밥을 먹은 뒤에는 꼭 이를 닦아야 한다는 것, TV도 어린이 프로그램만 봐야 한다는 것처럼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싫을 때에도 해야 할 것을 하고 나니 칭찬도 듣고 좋네’ 식의 경험들이 쌓여 ‘스스로 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이런 과정들을 통해 싹튼 자기 조절력을 6세까지 계속 훈련해 나가면서 올바른 생활 습관을 키울 수 있다. 나아가 아이의 인격도 올바르게 형성시킬 수 있다. 사회에서 정한 규율과 타인과의 약속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깨달으면서 올바른 가치를 형성하고, 남을 배려하는 아이로 성장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전쟁에 반대한 전쟁 영웅’. 많은 이들이 아이젠하워를 부르는 말이다. 무명의 인물이었던 아이젠하워가 유럽연합 총사령관에 오르고, 인류역사상 최대 규모의 상륙작전이었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독일을 무너뜨리고 미국의 대통령에 오르기까지, 어린 시절부터 훈련하고 실천해 온 ‘자기통제의 힘’이 어떻게 크나큰 리더십으로 이어졌는지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함께 자라온 그의 형제들도 대학의 총장, 시애틀의 손꼽히는 변호사, 은행의 부행장 등으로 성공했음은 물론이다.

때로는 엄격한 규칙으로 아이 스스로 책임과 통제의 중요성을 느끼고 습관화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자. 이런 노력은 훗날 수많은 역경이 닥치더라도 목표를 향해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우직하게 걸어갈 수 있도록 이끄는 힘이 되어줄 것이다. 또한 ‘올바른 가치’를 지키겠다는 신념과 의지야말로 이 시대가 원하는 리더의 모습이기도 하다.

부모들이여, 오늘부터 ‘가족의 규칙 만들기’와 ‘실천’을 위해 노력해 보자. 당신의 자녀도 인류의 역사를 바꿀 위대한 리더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