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단기·변동금리·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로 갈아타도록 하는 안심전환대출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초 1개월에 5조원 규모의 자금을 풀 계획이었지만 출시 하루만에 2조원을 돌파하면서 추가적 자금지원을 고려하는 상황. 금리 변동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상당부분 해소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루만에 대출 승인액 2조1502억원

24일 금융당국 및 은행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은행의 단기·변동금리·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로 갈아타도록 하는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했다.

안심대출 상품은 변동금리 혹은 이자만 내고 있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자를 대상으로 2.5%~2.7%대의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만기는 10, 15, 20, 30년이다.

안심담보대출 대상은 주택가격 9억 원 이하, 대출액 5억원 이하, 기존 대출기간이 1년 이상인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등이다. 이 상품은 1개월에 5조원씩, 4개월 간 총 20조원의 재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안심담보대출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16개 은행에서 1만7020건의 대출 승인이 이뤄졌다. 승인액은 2조1502억원에 달했다.

금융위는 2~3일 내에 이달치 배정분 5조원이 소진될 것으로 보고, 4월치 대출금 5조원을 추가로 시장에 풀어 대출전환 수요를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추세라면 4개월 동안 풀려고 했던 20조원의 재원이 조기에 집행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안심담보대출의 고정금리는 최대 2.7%로, 현재 시중은행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중에서 우량고객에게 적용되는 최저금리 2.9% 수준과 비교해도 금리가 낮다.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때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뛰어들도록 만드는 이유로 분석된다.

안심담보대출의 인기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양적완화 정책과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를 놓고 우리나라 기준금리에 대한 변동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변동금리는 한국은행에서 지정하는 기준금리에 따라 지속적으로 이자율이 변하는 금리이다. 반대로 고정금리는 일정 수준의 금리를 약속한 뒤 상품 만료 때까지 계속 금리가 고정된다.

변동금리가 적용된 상품의 경우 기준금리가 더 떨어지면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자를 내게 되지만, 기준금리가 인상 된다면 이자 지급이 늘어나 불리하다.

즉, 안심대출과 같이 고정금리 상품일 경우,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변동금리에 비해 이득이지만.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된다.

기준금리가 내려갈 확률이 낮은 상황에서 안정적인 고정금리 상품으로 옮겨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낮아”

국내 전문가들은 한은이 한동안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박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기가 추가적으로 악화되지 않을 전망인데다가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문제가 걸려 추가 인하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국은 꾸준히 금리 인상에 대한 시그널을 보내 온데다가 미 금융정책 정상화(출구전략)가 실현되면 금리 인하 효과는 희석될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구자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금리인하 여부는 다음달 수정 경제전망치의 달성 여부와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 및 속도에 달려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