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 S6에 사활을 걸었다. 모바일 언팩을 통해 공개된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의 성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며 갤럭시 S6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시장에 ‘투하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으며, 이러한 행보에 세계가 집중하고 있다. 갤럭시 S6는 삼성전자의 땀과 눈물로 만들었다.

▲ 출처=삼성전자

갤럭시 S6, 세계를 쏘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현지시각)부터 인도 델리, 칠레 산티아고에서 연이어 갤럭시 S6과 갤럭시 S6 엣지 발표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세계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존하는 최고의 스마트폰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갤럭시 S6 시리즈가 세계정복에 나선 셈이다.

갤럭시 S6과 갤럭시 S6 엣지는 다양한 강점을 가진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먼저 메탈과 글래스를 활용해 디자인적 심미성을 강조한 대목이 새롭다.

이들은 화이트 펄, 블랙 사파이어, 골드 플래티넘 등 공통 색상 외에 갤럭시 S6은 블루 토파즈, 갤럭시 S6 엣지는 그린 에메랄드 등 각각 총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32GB, 64GB, 128GB 등 3가지 메모리 용량으로 선보인다. 577ppi(인치당 픽셀수)의 5.1형 쿼드 HD 수퍼 아몰레드(Super AMOLED) 디스플레이와 최고 600cd/m2의 밝기를 지원해 밝은 야외에서도 보다 선명한 화면을 즐길 수 있다.

▲ 갤럭시 S6 출시. 출처=삼성전자

하지만 기본적 하드웨어 스펙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갤럭시 S6 출시에는 다양한 시사점이 있다. 먼저 강력한 사용자 경험이다. 갤럭시 S6은 사용자들이 고민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중요한 기능을 화면에 바로 표시하고 모호한 아이콘 대신 메뉴를 문자화했으며 안내창도 꼭 필요한 경우에만 나타나도록 했다. 여기에 이케아와 협력해 ICT 환경을 재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무선 충전기술도 있다. 일체형 배터리 탑재와 더불어 새로운 갤럭시 S의 포인트 중 하나다. 갤럭시 S6와 갤럭시 S6엣지는 현재 전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무선 충전 표준인 WPC(Wireless Power Consortium)와 PMA(Power Matters Alliance)의 인증을 스마트폰 최초로 모두 획득했다.

소비자들은 별도의 무선 충전 커버 없이도 갤럭시 S6과 갤럭시 S6 엣지를 무선 충전 패드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충전할 수 있다. 전작인 갤럭시 S5 대비 1.5배 빠른 유선 충전 속도를 제공하며 소모 전력을 최적화하여 10분 충전으로 약 4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인프라가 향후 공공환경에서 구축될 경우,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6을 공개하기 전 미국의 루프페이를 전격 인수했다. 핀테크의 탄생이다. 마그네틱 기술을 바탕으로 결제정보를 전달하는 루프페이는 별도의 기기 없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범용성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반의 삼성페이와 더불어, 루프페이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핀테크의 일부인 간편결제 주도권을 잡는 방향으로 나갈 전망이다.

여기에 강력한 보안대책도 세웠다. 갤럭시 S6과 갤럭시 S6 엣지는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KNOX)'와 지문인식스캐너를 통지원해 보안 솔루션을 완성했다. 녹스는 스마트 기기의 하드웨어부터 운영체계, 애플리케이션까지 계층별로 최적화된 보안 솔루션이 적용되는 것이 특징으로 갤럭시 S6과 갤럭시 S6 엣지에는 실시간으로 단말과 데이터를 보호하고, 멀티 태스킹과 관리모드가 더욱 향상된 녹스 플랫폼이 탑재된다.

일단 분위기는 좋다. 갤럭시 S6에는 세계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으며 기술 자체도 이견의 여지가 없는 ‘사상 최강’으로 여겨진다. 루프페이를 품은 삼성페이와 무선 충전기술 등 부속기술마저 훌륭하다. 덕분에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소폭 상승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1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11% 감소한 5조2539억원에 이른다. TV사업의 악화가 변수지만 갤럭시 S6 발표에 따른 성장동력과 반도체 실적 호조가 반영됐다. 업계에서 삼성전자의 부활을 예상하는 이유다.

여기에 다양한 중저가 라인업도 시동을 걸었다. 갤럭시A 시리즈로 대표되는 중저가 라인업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변수로 부상하는 중이다. 결국 프리미엄으로 브랜드 효과를 잡아가며, 중저가 라인업으로 저인망 식 영향력을 확대하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이다.

▲ 갤럭시 S6 출시. 출처=삼성전자

B2B 시장 강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견인하기 위해 갤럭시 S6을 공격적으로 런칭한 삼성전자는 이와 별도로 도래하는 사물인터넷 시대를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세빗 2015’에서 B2B 중심의 사물인터넷 전략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별도의 ‘삼성비즈니스’라는 브랜드까지 런칭하며, 사물인터넷 경쟁력을 이식시키는데 주저함이 없다. B2B 시장에 진입하며 실질적 이윤을 추구하는 한편, 그 수단으로 사물인터넷을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 삼성 비즈니스. 출처=삼성전자

물론 삼성비즈니스로 통하는 삼성전자의 B2B 사물인터넷 전략이 전체 사물인터넷 전략은 아니다. 다만 삼성전자가 최소한 B2B를 중심에 두고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특히 모바일 부분에서 보안과 B2B의 대명사인 블랙베리와의 협업이 눈에 들어온다. 양사가 ‘시큐태블릿’과 기업용 보안솔루션 ‘시큐스마트’를 동시에 공개한 대목이 극적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으로 더욱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 녹스로 대표되는 삼성전자 자체 보안 솔루션이 더해지며 해당 경쟁력을 적절하게 파급시키는 분위기다. 보안 인프라를 태동하는 핀테크 시장에도 활용하는 한편, 모바일 B2B 시장에서 어필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8월 미국의 시스템 에어컨 유통업체인 콰이어트사이드를 인수하며 B2B 영토를 꾸준히 늘리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최근 모바일 클라우드 프린팅 업체 프린터온과 문서관리 업체 심프레스를 인수한 것도 당면한 B2B 시장을 사로잡아 내부에서 사물인터넷 경쟁력을 폭발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는 B2C에서 B2B로 완전히 전환했다기보다는, 이재용 부회장 체제를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B2B에서 발견하고 여기에 사물인터넷 인프라를 강력하게 부합시키고 있는 느낌이다.

▲ 홍원표 사장 세빗 기조연설. 출처=삼성전자

강력한 인수합병 전략

현재 삼성전자는 60조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탄알이 두둑하다는 뜻이다. 억 단위가 아닌 조 단위의 전격적인 인수합병이 가능하며 실제로도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 직후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좋은 기업이 있으면 언제든 인수합병 검토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한 대목은 이러한 삼성전자의 자신감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분위기도 좋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소극적인 관망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서는 부분이 극적이다. 실제로 본격적인 이재용 체제의 시작으로 여겨지는 지난해 5월부터 삼성전자는 비디오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셀비를 인수했으며(2014년 5월) 사물인터넷 플랫폼 기업인 스마트싱스(2014년 8월), 시스템 에어컨 유통인 콰이어트사이드(2014년 8월), 모바일 프린팅 솔루션 기업인 캐나다의 프린터온(2014년 9월), 서버용 솔리드 스테이드 드라이브 기업인 프록시멀데이터(2014년 10월)을 연달아 사들였다.

올해에도 B2B를 염두에 둔 브라질의 심프레스(2015년 1월), 모바일 결제 스타트업인 루프페이(2015년 2월), 상업용 디스플레이 기업인 예스코(2015년 3월)를 빠르게 흡수하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는 이재용 체제를 맞아 프리미엄 스마트폰 동력을 끌어올리며 자신들의 강점을 확실하게 피력하는 한편, 여기에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더해 안정성을 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삼성페이. 출처=삼성전자

SUHD로 이어지는 스마트폰 외 전력을 고취시키는 한편, 승승장구하는 반도체 경쟁력을 당장의 이익과 미래의 스마트 생태계 수익원으로 삼는 동시에 큰 기조를 B2B로 잡는 분위기도 연출되고 있다. 물론 마지막 화룡정점은 인수합병이다. 이재용 체제의 삼성전자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변수는 제조업 DNA

하지만 삼성전자의 전략에도 변수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타이젠 OS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 동력을 강하게 일으키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다 OS의 실패와 타이젠 OS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셈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제조 동맹군의 지위에서 벗어나 독자적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에 방점을 찍은 분위기였다. 당시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소프트웨어 기술을 중심에 두고 대대적 인력이동을 감행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몰두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아이폰 6를 발표한 애플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하고, 아래는 샤오미와 화웨이로 대표되는 후발주자들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하자 삼성전자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중장기 전략을 바라보며 사물인터넷까지 아우르는 소프트웨어 로드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갤럭시 S6에 최고의 하드웨어 기술을 탑재시키기 위해, 즉 스마트폰 시장을 ‘수성(守城)’하기 위해 몸을 사리기 시작하며 핵심이었던 소프트웨어 전략이 파편화되기 시작했다. 사물인터넷 시대를 노리기 위해 구축된 타이젠 OS가 저가 스마트폰 OS로 굳어질 확률이 높아지는 상황을 감수하며 인도에서 Z1을 런칭했으며, IR을 통해 스마트폰 모델 숫자를 줄이겠다는 공언을 하면서도 다양한 중저가 라인업을 공개했다.

결론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며, 갤럭시 노트4에 이르러 기어 VR과 밀크서비스로 대표되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패권의지까지 보이던 삼성전자가 실적이 하락하며 스마트폰 동력이 꺾이자, 갤럭시 S6의 고스펙과 중저가 라인업의 파편화로 당장의 제조업 DNA로 회귀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타이젠 OS가 스마트폰이 아니라 사물인터넷 디바이스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며, 약점인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주력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은 지금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믿고 있는’ 반도체 인프라도 변수에 직면했다. 모바일 AP 및 다양한 영역에서 삼성전자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기술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이팝’이 웨어러블용 이후 스마트폰용으로 다시 출시되는 등 일반적인 발전영역을 거스르는 분위기도 연출되고 있다. 물론 반도체 인프라를 사물인터넷 시대의 중심으로 두고 ‘하드웨어 중심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로 견인할 여지는 있지만 현재 이러한 전략을 받쳐줄 소프트웨어 관련 생태계 구축은 전무한 상태다. 기어 VR2도 비슷한 비판에 직면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6을 바탕으로 과감한 소프트웨어 생태계 전략을 짜는 한편, 타이젠 OS를 사물인터넷의 중심으로 이동시켜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고 본다.

현재 삼성전자는 B2B 시장에서 사물인터넷의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분위기지만, 이도 결국 보안과 솔루션을 중심에 둔 제조 DNA적 측면에서 그림이 그려지는 분위기다. 무비판적인 제조업 DNA를 버려야 한다는 뜻이다. ‘끝내주게 잘 만들면 알아서 모이겠지’라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할 순간이다.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삼성전자의 다음 승부수에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