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농협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김용환 전 한국수출입은행장이 내정됐다. 명실상부 4대 금융그룹으로 도약한 농협의 수익성과 질적 성장을 이끌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회추위 "4대 회장 후보, 전문성 갖춘 외부인사"

23일 농협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김 전 수출입은행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차기 회장으로 선임되면 2대 신동규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수출입은행장을 거친 4대 농협금융회장이 된다. 

1952년생인 김 후보자는 충남 보령 출신으로 서울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증권감독과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수출입은행장을 지냈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2월 수출입은행장 퇴임 후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 기간인 2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다음달 24일로 에정된 심사를 통과하면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회추위 관계자는 "임종룡 전 회장이 올린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전문성 있는 외부 인사를 차기 회장으로 선임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금융분야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합리적인 리더십, 강한 추진력, 탁월한 소통 능력 등을 갖췄다"며 "민관을 두루 경험해 금융에 이해도가 높고 증권·보험업 등에 대한 전문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 수익·건전성 강화 '목표'…해외진출 '도전'

김 후보자는 농협금융의 발전을 이끌 방안으로 구체적인 정책으로는 수익성 강화, 수익 다변화, 해외시장 개척 등을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농협금융이 올해 목표로 세운 '지산운용 명가'를 달성하기 위한 막중한 책무를 안게 됐다.

김 후보자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 생명, NH투자증권, NH-CA자산운용 등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금융은 작년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보험,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3개사를 인수하면서 총자산이 393조원으로 국내 3위 금융그룹에 올라섰지만, 자산에 비해 저조한 수익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후보자 내정 직후 김 후보는 "보험업계나 증권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농협생명, NH투자증권 등은 농협금융그룹의 수익 다변화와 수익성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계열사의 시너지 창출에 경영의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수출입은행장 재직 시절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선박금융, 인프라금융 주선 등을 통해 해외진출을 꾀하는 기업들을 도운 경험을 살려 해외진출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프랑스 금융기관 '크레디아그리꼴'을 언급하며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은 농협금융의 경쟁력 제고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농업 발전과 농식품기업의 수출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스템 등 질적 성장을 통해 보안에 취약한 금융사라는 오명도 씼어야 한다. 

지난해 발생한 카드 3사 고객 정보 1억건 유출 사고, 올 초 지역농협에서 발생한 1억2000만원 무단인출 사고 등 계열사에서 연달아 발생한 크고 작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취약한 보안 시스템을 보완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