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석민 The First B&M Consulting Company 대표이사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습관적으로 챙겼던 물품 중 하나가 제습제가 아닐까? 언제부터였던가? 무척이나 오랜 세월이 흘렀던 것으로 느껴지는 시간들, “물먹는 하마”로 통칭되는 습기 제거제가 우리의 생활과 함께했던 시간은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마 시리즈로 한 시대를 장식했던 역사적인 브랜드였고 지금은 RB라는 외국 회사에 인수되었지만 생활용품으로는 1등 제품을 여럿 가지고 있었던 ‘옥시’라는 회사를 통해서 우리나라에 제습제가 처음 소개되었다.

당시 “물먹는 하마”의 출시는 집안에 있는 습기를 잡아낼 수 있다는 신기술 개발의 혁신제품으로 받아들여졌고, 집안의 습기를 제거해야 한다는 소비자의 문제 인식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그래서 엄청난 사회적 파장과 함께 선풍적인 인기로 새로운 제품 범주의 창출이라는 욕구의 환기에 따른 신시장 개척의 성공사례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제품이다.

여러 아류 브랜드들이 출시되었으나 물먹는 하마는 절대적인 시장점유율(80% 이상)을 끝까지 지키고 있는 제습제 시장의 절대강자였으며, 아직도 이러한 제습제의 매출은 줄어들기보다는 증가세에 있다는 기사를 필자는 최근 접하기도 했다. 이는 우리나라 기후가 점점 아열대성으로 변하면서 긴 여름과 높은 기온, 국지성 호우 등으로 습기 제거에 대한 욕구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에 따른 제습기의 본격적인 등장으로 습기 제거에 대한 적극적인 공급에 따른 욕구해결(충족)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한 판매세 증가를 보이고 있는 시장 중 하나가 바로 제습기 시장이다.

 

필자의 기억에 의하면 2014년도에는 여름이 그리 덥지 않았던 관계로 여름 관련 제품들의 판매가 부진했고, 더불어 제습기 시장의 증가세도 주춤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를 즉각적으로 반영하여 제습기가 회사 매출에서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제습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위닉스(제습기 제조사)의 주가가 많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필자는 외부 강의 시 본 사례를 자주 언급하면서 주식 매입의 기회임을 여러 번 강조했었다. 궁금하신 분들은 지금 주가를 살펴보기를 바란다.)

제습기 시장의 성장을 강조할 수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앞으로 제습시장이 어떻게 편재될 것인지 생각해 보면 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은 제습의 일정 역할을 에어컨이 담당했다. 하지만 가정에서 에어컨으로 제습 효과를 지속적으로 기대하기에는 전기료 부담이 매우 크고 에어컨 사용에 대한 각종 부작용이 많아서 제습 해결을 완벽히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이를 직접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 제습기였으며, 가격 또한 저항이 적은 수준으로 책정되었기 때문에 초기 진입을 용이하게 하였다. 또한 제습기를 먼저 사용해본 소비자들의 후기를 접한 뒤 그 기능적 편익을 알게 된 잠재 고객들의 구매 의지를 높이는 변곡점에 있는 현 시점에서는, 제습의 기능뿐 아니라 공기 청정 기능까지 추가로 장착되어 출시되고 있다.(공기 청정의 기능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시장에서 얻을 신뢰도의 높낮이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부쩍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의 심각성으로 인한 인체 유해성에 대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많은 시점에서 기능이 발전하고 있는 제습기 시장의 성장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 아닐까.

그럼 어느 정도로 확산(성장)될 것인가? 필자의 생각으로는 과거 김치냉장고 시장의 전성기처럼 집에 한 대는 기본, 두 대는 옵션 정도로 여겨지는 단계까지의 시장 성장을 예측해 본다. (단 제품의 성능에 대한 불신이 없도록 기업에서 시장을 잘 만들어 나간다는 가정 하에 가능하다)

그렇게 된다면 제습제는 제습기의 성장과는 반대 방향의 성장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다. 물론 당분간은 보완제의 역할로 매출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제습기의 판매가 증가할수록 제습제의 매출은 감소할 것이다.

여러분은 제습제의 기능적 편익이 얼마나 될 것으로 보고 있는가? (과거 필자도 본 제품을 관리해본 경험이 있다)

다른 원료도 일부 사용되지만 제습제의 성분은 대부분 염화칼슘이다. 제습제는 염화칼슘의 특징인 습기에 매우 약하고, 습기를 잘 흡수한다는 점에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진 것으로서, 제품의 필요성을 알리고 욕구를 새롭게 환기시키는 소비자의 심리와 마케팅적 요소가 잘 가미되어 30여 년간의 세월을 장수해온 제품으로 가히 봉이 김선달과 견줄 수 있는 사례로 손색이 없다.(제습의 효과를 냉정하게 생각해보기 바란다)

이런 제품을 한 개에 1000원씩 주고 산다고 했을 때, 집안 구석구석 습기 제거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제습제를 구입해야 하는지와 이를 매년 반복해서 지불하는 비용을 계산해 본다면 답은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제습기 시장의 성숙기도 생각보다 빨리 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불어오던 제습기의 바람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 올 여름부터는 과거 어느 광고 카피처럼 “아버님 댁에 보일러 한 대 놓아드려야겠어요”가 아닌, “아버님 댁에 제습기 한 대 놓아 드려야겠어요”가 농담처럼 나올지도 모르겠다.

필자도 올해는 제습기에 더 관심을 가져보려 한다. 향후 디자인적 접근과 부가적 기능의 추가로 발전될 제습기 시장의 모습을 우리 함께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