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가 김범수 의장이 주도하는 케이큐브벤처스를 계열사에 편입시킨다고 20일 발표했다. 이는 본격적으로 스타트업 육성에 나선다는 상징적인 의미와 더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명확하게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으나 스타트업과의 간격을 좁혀 조직 전반에 변화를 주고자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진의는 확실하지 않으나 그만큼 다음카카오가 절박하다는 것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현재 다음카카오는 총체적 위기에 빠져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다음과 합병한 카카오톡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성장통을 앓고 있다”며 냉정한 분석을 내렸다.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나름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나 성장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와의 경쟁에서 밀렸다는 주장이다. 감청논란을 겪으면서도 국내 이용자를 잡아두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MAU(월간활동사용자)는 국내와 해외 모두 합쳐도 5000만 명이 한계로 보인다.

▲ 출처=다음카카오

모바일 게임분야도 성장하고는 있으나 내실은 허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킬러 게임 콘텐츠를 경쟁사에게 빼앗기는 사례도 발생했다. 신성장 동력을 잡아내기 위해 O2O에 기반을 둔 카카오택시 등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지만 누구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며 핀테크에도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카카오페이의 경우 적은 가맹점 숫자로 인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생활밀착형 플랫폼을 지향하며 대중교통에 방점을 찍은 다양한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지만 실제적 이득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음카카오 이석우 대표는 정부와 마찰을 일으킨 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기도 했으며, 이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가총액도 널뛰기를 뛰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의 자리를 지키던 다음카카오는 최근 셀트리온과 엎치락 뒤치락하며 1, 2위를 나눠가지고 있다.

일단 다음카카오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총동원하는 분위기다.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를 포기하는 한편, 모바일에 방점을 찍어 뉴스펀딩과 같은 색다른 시도까지 망라하고 있다. 다수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2차, 3차 활용에 나서는가 하면 그 사이에서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분위기다. 스타트업과의 간격을 좁히는 일도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이라는 분석이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업계에서는 다음카카오가 위기에 빠졌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의 매수행렬이 이어지며 한때 대장주의 자리를 빼앗겼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절대적인 가치판단의 기준은 아니지만 다음카카오의 실질적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만 다음카카오가 선택과 집중을 넘어 전사적으로 ‘니치시장’, 즉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아마존 모델이 모바일을 타고 포털 사업자의 미래로 정해지는 상황에서, 다음카카오는 시장에 ‘강렬한 한 방’을 보여줘야 한다는 평가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 차원의 자체적 돌파구 마련이 아니라, 틈새에 집중해서라도 ‘붐’을 일으키는 일이 우선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