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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 필요 없는 ‘패시브 하우스’가 뜬다독일, 패시브 하우스 형태로 설계해야만 건축 허가돼

녹색건축물로 주목받고 있는 착한 주택인 ‘패시브 하우스’가 국내에서 소리 없이 강해지고 있다. 이미 독일에서는 굉장한 인기를 얻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이제 패시브 하우스 사례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패시브 하우스는 집안의 열이 밖으로 새지 않도록 최대한 차단함으로써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실내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에너지 절약형 주택모델로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남향(南向)으로 지어 남쪽에 크고 작은 창을 많이 내는데, 실내의 열을 보존하기 위하여 3중 유리창을 설치하고, 단열재도 일반 주택에서 사용하는 두께의 3배인 30㎝ 이상을 설치해 원치 않는 열 손실을 막아준다.

한여름에는 냉방시설을 사용하지 않고 약 26℃를 유지할 수 있다. 환기시스템은 어떠한 불쾌한 외풍 없이 최상의 깨끗한 공기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내부의 고효율 열 교환 소자를 사용하여 배출되는 공기의 열을 회수하여 사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건축물의 에너지 절감을 위한 패시브 하우스는 지구환경을 지키는 것은 물론 관리비 절감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미래의 주거 대안으로서 조명해볼 만하다.

 

독일, 패시브 하우스 형태로 설계해야만 건축 허가돼

패시브 하우스는 일반적으로 최첨단 고효율 시스템을 갖춘 주택을 말한다. 특별한 냉·난방 설비 없이도 햇빛을 최대한 받고 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시켜 여름과 겨울에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들고, 일반 주택의 연간 난방 에너지 사용량의 80% 이상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최초의 패시브 하우스의 아이디어는 1988년 스웨덴 룬드 대학 애이덤손(Adamson) 교수와 현재 독일의 패시브 하우스 연구소 소장인 볼프강 파이스트(Wolfgang Feist)에 의해 계획됐다. 이후 첫 패시브 하우스는 1991년 독일 헤센(Hessen)주 경제부의 지원 하에 독일의 다름슈타트(Darmstadt)에 들어섰다.

독일의 패시브 하우스가 인기를 끌면서 유럽 전역에도 이러한 형태의 주택이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는 2009년부터 모든 건물을 패시브 하우스 형태로 설계해야만 건축 허가를 내주고 있다.

한국 패시브 하우스 건축협회에 따르면 패시브 하우스는 유럽 중부의 일반적인 건물들에 비해 90% 이상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난방유를 사용하는 신축 건물들의 경우와 비교하면 75% 이상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게다가 일반적인 저에너지 건물보다 훨씬 적은, 연간 단위면적당 1.5ℓ 이하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난방보다 냉방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하는 따뜻한 기후대에서도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패시브 하우스는 훨씬 높은 수준의 쾌적감을 제공하고, 거주자로부터 발생하는 인체발열 혹은 건물 안으로 유입되는 일사열 같은 건물 내부의 에너지원을 사용하여 좀 더 효율적으로 난방을 한다.

 

한국형 패시브 하우스는 어떨까?

한국에서도 건축물 에너지 절약에 힘을 쏟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건축물의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해 건축 인·허가에 첨부되는 ‘에너지절약계획서’의 절차 과정을 10일 이내로 끝내,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에너지 절약 계획서’는 건축물의 인·허가 시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종합적인 에너지 계획서인데, 건물을 구성하는 건축, 기계, 전기, 신재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소기준 이상의 성능을 확보하도록 함으로써 단열 성능, 설비 효율, 에너지 절감 성능을 향상시키고 건물 유지비를 절감하고자 만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거시설은 근본적으로 냉·난방 시설을 꼭 필요로 하는데다, 일반가정에서 에너지 절약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국내서도 쾌적하고 건강한 생활환경뿐만 아니라 적정한 비용으로 고품질의 건물들을 제공하는 패시브 하우스를 도입하게 됐다.

   
   
▲ 담양패시브하우스. 출처=삼간일목

전남 담양군 월산면 월산리 마을에 소박하게 자리 잡은 담양 패시브 하우스는 지난해 말 완공됐다. 단독주택으로 지어진 담양 패시브 하우스는 대지 304.78 ㎡, 건축면적 99.57 ㎡ 연면적 99.00 ㎡으로 지상 1층 규모다.

이 건축물은 한국패시브건축협회의 최종 기밀테스트와 열화상테스트를 거쳐 2.0ℓ의 에너지 성능을 가지고 있다. 까다로운 시공만큼이나 쾌적하고 따뜻한 집에 대한 만족도는 그 이상이다. 한국패시브건축협회 권현효 이사는 “담양 패시브 하우스는 단열만큼이나 특히 각종 설비배관의 기밀성능 확보가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곳”이라고 말했다.

한국 주택환경의 실정에 맞춘 패시브형 주택 단지가 지난해 10월 경기도 용인 운학동에 건립된 적도 있다. 주택 전문기업 내외건장이 건립한 패시브형 주택 단지 ‘운학 앤그로브’는 패시브 하우스와 같이 지열 난방시스템, 3중 단열 지붕, 시스템 창호 등 최첨단 고효율 시스템과 자재 등이 접목되어 일반 주택의 연간 난방 에너지 사용량의 약 70%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박동수 내외건장 대표는 “주택은 신축에서 멸실까지 평균 27년인 점을 감안하면, 100% 패시브 공법을 적용하기보다는 꼭 필요한 공법만 선택하는 게 투자 대비 경제적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박 대표는 “1월 초 주택 완공 후 3월 초까지 냉·난방비 테스트 결과 평균 24~25℃ 유지 시 월 난방비가 18~20만원 정도 나왔다”고 말했다. 동일 규모 전원주택의 경우 월 70~100만 원 가량의 난방비가 드는 것을 감안하면 약 70% 이상의 연료비 절감 효과다.

 

패시브 하우스, 건축비용은 높고, 에너지 비용은 낮고

패시브 하우스 개념은 실생활에서 운용된다는 것이 증명됐다. 그러나 건축비용은 평균 건축물보다 가격대가 높고, 에너지 비용은 확실히 절감할 수 있어 보는 시각에 따라 경제적 효과는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이에 건축분야에서 이미 존재하는 경험과 지식의 기초 위에서 패시브 하우스의 기준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패시브 하우스 공사비는 평균 800~1500만원으로, 일반 주택 건축비가 400~500만원인 점을 감안했을 때 무려 50% 이상 비싸다. 그러나 권현효 삼간일목 소장은 “계략적으로 최소 평당 550~600 만원 정도 된다”며 “이는 50평 기준으로 약 15% 정도 비싼 수준인데, 완전히 단정지을 수는 없고 평수나 마감 형태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패시브 하우스는 초기비용이 많이 드는 대신 기름, 석탄,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도 1년 내내 평균 20℃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화석 에너지를 쓰지 않는다는 면에서는 ‘제로에너지 하우스’다. 환경도 보호하고 에너지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최적의 주택이다.

그러나 제로에너지 하우스의 개념과는 다르다고 한다. 업계에 의하면 제로에너지 하우스는 독일에서 시작된 패시브 하우스에 자연 에너지를 추가한 것이다. 어찌됐건 패시브 하우스는 창문을 통해 들어온 태양열과 내부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열을 외부로 나가지 못하도록 차단해 결과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패시브 하우스, 지속적인 수요 있을 것

현재 세계 곳곳에서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 문제 타개를 위한 방편으로 패시브 하우스는 핵심 산업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미국을 비롯해 우리나라 역시 친환경 건축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에너지 효율성 증대를 위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2020년까지 초단열 소재, 진공단 열창, 스마트 창호 등 건물 외벽의 단열성능에 대한 연구 지원을 강화하는 등 패시브 하우스 보급을 장려할 방침이다. 또한 새로이 친환경 건물을 짓기보다는 기존 건물의 개보수 시 첨단 고효율 에너지 기술을 적용하여 건물의 에너지 절감을 향상시키는 레트로피트(에너지 절약을 목적으로 한 개조공사에 의해 건물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듯 친환경 주택에 대한 산업은 계속 발전하고, 각광받을 조짐이다.

권현효 삼간일목 건축사 사무소 소장은 패시브 하우스의 전망에 대해 “유럽 전역에서 붐이 일다가 한국으로 넘어와 진행되고 있는데, 크게 확 뜨진 않아도 꾸준히 찾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건축비용을 줄이면 더 많은 수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병두 한실 건축사 사무소 소장 역시 “패시브 하우스는 앞으로 전세계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초기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부분은 고민을 좀 더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  wqkql90@econovill.com  |  승인 2015.03.26  14: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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