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출범한 500볼트(Volt)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년 동안 500개의 기업을 인수 합병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500볼트는 ‘얼라이언스(동맹)’를 기조로 하는 독특한 행보를 무기로 삼아 국내 스타트업, 더 나아가 한국경제 전반에 출사표를 던졌다.

500볼트는 얼라이언스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옐로 모바일과 비슷하지만, 모바일 및 온라인을 넘나든다는 점에서 옐로 모바일보다 외연이 넓다는 평가다. 트랙으로 표현되는 일종의 패러다임을 구축해 그에 걸맞은 인수 합병을 실시하며, ‘스타트업 문제해결 플랫폼 기업’으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다.

▲ 출처=500볼트

500볼트가 밝힌 차별적 경쟁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모바일 서비스 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제조기업까지도 인수 합병 대상에 포함한다는 점이다. 모바일과 온·오프라인, 서비스업과 제조업, B2C와 B2B 등 경계를 넘어선 O2O 연합을 표방한다. O2O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모바일 온리(Mobile Only)’ 플랫폼으로 한계가 뚜렷하다고 본 셈이다.

둘째로는 사전 검증을 마친 전략적 운영 시스템을 보유한 상태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2013년 중반부터 약 1년 반 동안 6개 기업이 역삼동 500볼트 사옥에 모여 새로운 벤처연합 모델을 실제 경영에 테스트하면서 국내 시장에 최적화된 벤처연합 모델을 완성했다는 후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 탄생한 것이 중앙조직인 ‘시너지센터’와 ‘PE(Performance Evaluation)센터’다. 시너지센터는 연합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카테고리 및 계열사 간의 사업 시너지를 기획·창출하는 역할을, PE센터는 피인수기업에 대한 경영과 투자를 지원하고 사업실적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셋째는 벤처 생태계에 최적화된 엑시트(Exit, 투자금 회수)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얼라이언스 인수 합병-비즈니스 플랫폼 구축-자생력 확보-엑시트-얼라이언스 인수 합병’ 사이클의 선순환 구조라는 소개다. 특정 카테고리(사업부문)의 기업 가치의 총합이 5000억원 수준에 이르면 그 비즈니스 플랫폼이 자생력을 갖췄다고 판단하고 바로 엑시트를 진행한다.

5000억원 가치의 카테고리 킬러 벤처기업을 1년에 1개로 만들어 내보냄으로써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일단 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분초 단위로 급변하는 경제상황에 맞춰 다양한 가능성을 보유한 500볼트에 찬사를 보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검증되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을 무리하게 추진해 결국 실패하고 말 것이라는 비판도 공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에 공개된 정보도 지극히 적어 궁금증만 증폭되는 상황이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내용도 단편적이며, 500볼트 출범 이후 알려진 내용은 모바일 큐레이션 쇼핑 분야의 성과와 네모파트너스와의 협업, 이스라엘 요즈마의 투자 유치 정도다. 이에 이코노믹리뷰는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500볼트 본사를 찾아 송원규 부사장을 만나 비전과 목표를 묻는 자리를 마련했다.

▲ 송원규 부사장. 출처=500볼트

500볼트, 성공 가능성이 있는가?

닷컴버블 당시 ‘벤처 연방제’라는 쓰라린 아픔을 겪은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500볼트의 비즈니스 모델 생존 가능성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지금에 이르러 옐로 모바일이 모바일 분야에 특화된 모델로 이슈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500볼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섭렵한다는 점에서 더욱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송원규 부사장은 “500볼트의 모델이 전통적인 모델은 아니며, 리스크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왜 전통적인 모델만 고집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송 부사장에 따르면 사업을 위해 다양한 사람들, 심지어 정부 부처 사람들과 만나도 한결같이 “생소하다”는 말을 한다고 한다.

그만큼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특이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은 인정하며, 리스크도 있지만 스타트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500볼트의 모델이 답이 되어줄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시장의 인정을 받기 위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여기서 ‘왜 500볼트의 모델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이 나온다. 이는 트랙1으로 진행되고 있는 O2O와 연결된다. 송 부사장에 따르면 500볼트는 10년 동안 O2O 하나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며, 1년에 한 번 트랙을 바꾸며 패러다임도 변경한다고 한다.

출범 첫 해인 2015년 트랙 1은 O2O며, 현재 트랙 2와 트랙 3를 위한 ‘서치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500볼트의 생존은 트랙 1에 달려있고, 트랙 1은 O2O다.

송 부사장은 O2O야말로 스타트업에 가장 어울리는 영역이라고 밝혔다. 옐로 모바일이 시장으로 삼는 모바일은 성장속도는 빠르지만 아직 본격적인 시장이 열리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여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이 무너질 수 있지만 O2O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및 모바일, 오프라인을 모조리 잡아가며 안전장치를 구축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국 가장 안전한 모델 중 하나가 O2O며, 스타트업은 여기서 안정성을 구축할 수 있다는 셈이다.

송 부사장은 “온라인과 모바일, 오프라인의 삼위일체가 시너지 효과를 내는 부분은 스타트업 대신 500볼트가 지원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이미 O2O는 대형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데,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이를 온전히 ‘자신들의 시장’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일까? 송 부사장은 이 대목에서 틈새시장을 강조했다. 대기업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 같은 거대 포털 사이트 업체가 쇼핑을 무기로 모바일 시장에 진입하고 있으며, 다음카카오도 카카오택시 등을 통해 O2O로 진출하고 있다.

송 부사장에 따르면 이러한 영역은 ‘대기업의 영역’이며, 스타트업은 그 외 교육 및 다양한 분야에서 비전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대목은 반복해서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O2O가 핵심적인 아이템이며 틈새시장이 있다는 것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O2O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다시 O2O의 ‘처음’으로 돌아와, 송 부사장은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500볼트가 O2O로 승부를 걸겠다는 뜻을 또 한 번 강조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대기업의 견제와 더불어 O2O 자체가 아직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송 부사장은 “성장성과 안정성은 누구나 다 원하는 것이다. 자신 있으며, 우리는 그 길을 갈 것이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옐로 모바일이 모바일에 방점을 찍은 것과는 달리 O2O를 추구하며 인프라를 넓혀 성공 가능성을 견인하고, 그 과정에서 성장성도 당연히 잡을 수 있다는 논리다. 송 부사장은 “다양한 의미로 옐로 모바일이 퍼스트 무버로서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힘들겠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하는 일에 힘을 쏟아주었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O2O의 연장선상이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및 모바일 분야의 의제를 미리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 과연 성공할 것인가?’라는 질문도 나왔다. 안정성과 성장성을 잡는다는 의지는 알겠으나, 사업 아이템을 미리 설정해 이를 억지로 O2O 패키지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송 부사장은 “O2O 아이템을 선정하는 일은 정교한 서치를 바탕으로 면밀하게 진행되는 부분”이라고 단언했다. 아이템 선정에 있어 성공을 자신한다는 뜻이다.

최근 창조경제의 본산인 이스라엘 요즈마 투자 유치도 자연스럽게 화두로 부각됐다. 실제로 지난 13일 요즈마는 500볼트에 1차로 10억원 수준의 전격적인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요즈마가 아시아에 투자를 실시한 것은 처음이라 상당한 관심을 끌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송 부사장은 “요즈마는 아시아 지역에서 투자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었고,

특히 테스트 베드 성격으로 한국시장을 주목하고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지난해 말부터 500볼트와 물밑협상이 진행됐으며, 500볼트의 비즈니스 모델이 혁신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요즈마는 500볼트를 포함해 아시아 지역에 1조원에서 3000억원 사이의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500볼트와 요즈마의 실질적 인연은 송 부사장이 운영하다 최근 500볼트에 합류시킨 아시아벤처얼라이언스가 싱가폴에서 활동할 당시, 현지에 교두보를 가진 요즈마와 자연스럽게 접촉했으며 이러한 인연이 500볼트에 대한 투자로 이어졌다는 말도 부연했다. 다만 10억원이라는 금액이 너무 적다는 질문에는 “1차 투자의 성격이며, 현재 지속적인 투자 추가 논의가 오가고 있다. 500볼트는 투자 유치 계획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이 부분에서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밝힌다”고 말했다.

▲ 출처=500볼트

500볼트에 쏟아지는 의문

가장 궁금했던 질문, ‘10년에 500개의 기업을 인수 합병시켜 얼라이언스를 만드는 일이 가능한가?’에 송 부사장은 “모든 것을 공개할 수 없지만 트랙을 나눠 서치와 보강을 충분히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출범한지 2개월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아직 모든 것을 보여주기에는 시간상의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엑시트 전략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옐로 모바일은 한번 인연을 맺으면 끝까지 함께 가는 구조지만, 500볼트는 시가총액이 5000억원을 넘기거나, 실적이 저조한 기업은 퇴출되는 구조다. 일견 상식적인 제도로 볼 수 있지만 얼라이언스라는 큰 틀과 사업진행 과정에서의 인간적인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이에 송 부사장은 “옐로 모바일은 이미 하나의 원-컴퍼니가 된 상태다. 확신할 수 없지만 이미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버린 것 아닐까 생각한다”며 “현재 옐로 모바일 시가 총액이 1조원을 넘긴다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작은 스타트업이 들어와 주식을 교환하면 지분비율 편차가 심해진다. 즉 옐로 모바일 방식은 진입 장벽 문제에 있어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량한 기업이 되면 엑시트시키는 구조다. 활발한 생태계 순환이 가능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답했다.

실적이 부진한 기업을 퇴출시키는 제도에 대해서는 “제도는 있으나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얼라이언스로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서로의 비전을 충분히 나누고 검증하며, 500볼트도 충분히 지원한다. 시너지센터가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고 답했다.

얼라이언스 모델이 대기업의 수직계열화와 비슷해지는 것은 아닐까. 이에 송 부사장은 “경영권을 완전히 보장한다는 것이 계약서에 적혀 있다”며 “500볼트는 광고 및 마케팅 등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최대의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육성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고 답했다.

모바일 경쟁력이 지나치게 낮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500볼트의 태생이 오프라인 기업에 있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송 부사장은 “모바일과 온라인에 강점을 스타트업과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3월 말 기분 좋은 소식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며 “교육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2분기에는 우리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다만 그 이상의 플랜은 공개하지 않았다.

500볼트의 경영진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송 부사장은 “경영진이 나이가 많지 않아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며 “김충범 대표는 다년간의 경영활동을 통해 이미 업계에서 입지가 탄탄하다. 나도 국내 유수의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경영연구소에서 일을 해왔다. 전문가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 출처=500볼트

500볼트에 필요한 것은?

인터뷰 말미 송 부사장은 “첫술에 배부르지 않는다”는 격언을 전제로 “500볼트의 비즈니스 모델이 낯설고 실험적인 것은 사실이나 예측 가능한 선에서 리스크를 감안하고 있고, 또 자신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세상은 빨리 변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전통적인 시각에 얽매일 것이냐”고 반문하며 “지금은 일을 해나가는 과정이며, 실력으로 보여줄 것이다. 다만 조금 여유 있게 500볼트를 봐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송 부사장은 “500볼트의 모든 구성원과 함께 진화할 것이다. 나중에는 벤처캐피털도 500볼트의 일원으로 녹여내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줄 것이다”며 “벤처캐피털이 왜 위기에 몰렸는가? 전통적인 방식에만 얽매여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론은

사실 송 부사장과의 인터뷰에서 500볼트의 재무적 상황과 유동성 자금규모, 그리고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비전을 모두 찾아내고 싶었다. 찬양일색인 다른 언론과 달리 깊이 있는 시선으로 500볼트를 해부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했다. 둘 중 하나다. 500볼트가 보여줄 것이 없는 ‘말 그대로’ 공허한 기업이기 때문이거나, 명확한 비전과 플랜을 가지고 있지만 시간적인 이유로 모든 것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뷰 후 후자에 다소 무게가 쏠리지만 아직은 확신할 수 없는 단계다. 500볼트가 보여줄 미래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