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E 10. 출처=MS

인터넷 브라우저의 대명사로 불리던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사라진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의지와, 모바일 시대로의 변화가 20년 역사의 IE를 사라지게 만든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IE가 사라지는 순간에도 여전히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대부분의 정부 부처는 IE에 종속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넷판은 17일(현지시각) MS가 더 이상 새로운 브라우저 이름에 IE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사실 이는 예정된 수순이다. 현재 MS는 올해 가을 출시를 목표로 새로운 운영체제인 윈도우 10에 탑재될 브라우저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프로젝트 스파르탄'이라는 암호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윈도우 10을 기점으로 IE는 사라질 운명이라는 뜻이다.

국제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 Akqa의 톰 베드카르 회장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더했다. 그는 "20년이 된 IE는 유통기한이 지났다"며 "모바일 시대에서 IE의 입지는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의 IE 의존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액티브엑스 퇴출 분위기가 연출되며 IE도 혁신의 대상으로 부상했으나, 정작 정부 부처는 여전히 IE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웹표준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나 실질적 의지가 부족한 셈이다. '역직구'를 타겟으로 삼아 다양한 브라우저로 국내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말만 있을뿐이다. 2012년 당시 안전행정부는 부처 27곳이 액티브엑스를 사용하며, 더 많은 부처가 IE에 종속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수치는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부의 IE 종속화는 업무환경 자체가 기본적으로 IE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엑티브엑스 퇴출 분위기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더 나은 길을 모색하는 일이 시급할 전망이다.

IE는 1990년 초반 브라우저의 아버지인 넷스케이프에 대항해 탄생했으며, MS는 자신들의 장기인 IE와 윈도우를 결합하는 '끼워팔기' 방식으로 빠르게 시장을 정복해 나갔다. 하지만 지속적인 장애 및 보안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았으며, 자연스럽게 모바일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 MS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기 직전이다. 대한민국 정부만 예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