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전 고백하자면, 필자도 공범이며 동조자다. 핑계를 대고 싶지만 사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있다.

단순히 IT분야로 묶어버리기에는 애매하지만, 최근 스멀스멀 피어나는 뜨거운 화두가 있다. 바로 우버다. 지난 17일 경찰이 우버 코리아 지사장과 운전사를 비롯한 35명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기 때문이다.

물론 우버가 혐의를 받고 있는 부분은 명백한 사실이다. 공유경제 패러다임이 기존산업의 패러다임 내부에서 논의되는 분위기가 연출되며 격렬한 교집합적 충돌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우버의 혐의는 분명 실제하는 현실이다.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감정적인 대응이다. 법과 제도는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우버의 실책은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지난 17일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보도한 언론의 행태도 전혀 다른 의미의 감정적인 대응이었다. 전후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뉴스를 보면 마치 "국제적인 사기범 집단이 일망타진된건가?"라는 착각을 할 정도로 언론의 행태는 지극히 잔인하고 뜨거웠다.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17일 우버코리아 직원들이 불구속 기소를 당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불구속 기소는 '피의자를 구속하지 않고 기소한다'는 뜻이다. 정리하자면 검사가 사건에 대해 법원에 심판을 청구하는 기소에 있어, 구속하지 않고 사건을 진행시킨다는 의미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형사소송법상 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어도, 증거인멸 및 주거불안정 등에 따른 도주의 위협이 없다고 판단되어 신체를 구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사유가 있다는 뜻이지 죄를 저질렀다고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상태라는 뜻과도 일맥상통한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된다. 죄를 지은 것이 100%라면, 당연히 불구속 기소가 될 이유는 없다.

그런데 이를 보도한 언론은 어떤가? 당장 제목만 봐도 우버 코리아 직원들 모두 유죄가 확정되어 '경찰서 유치장 신세'를 지낸 후 당장이라도 '교도소'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물론 이를 명확하게 구분하지는 않았으나, 기사의 행간에는 정확하게 묻어난다.

이 외에도 감정적인 표현들은 다수 보인다. 공유경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검색 몇 번으로 알아낼 수 있는 우버 코리아 지사장을 지칭하며 '강모 씨'라고 표현한 대목과 심지어 '자금이 미국으로 흘러들어가 계좌 추적이 어렵다'는 표현도 나온다. 당연한 결과다. 우버는 한국기업이 아니며, 당연히 자금은 미국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런데 표현만 놓고 보면 마치 국제적 테러집단이 중동 어느 나라로 불법 무기중거래자금을 흘린것 같은 분위기다.

그리고 우버가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하는 대목은 마치 포주가 성매수자와 종사자를 연결하는 뉘앙스까지 풍긴다. 경찰 관계자의 말을 빌어 '불법'이라는 단어를 다수 반복해 위화감을 조성한 기사도 있으며 '무더기'와 '응하지 않고 있다'와 같은 수식어는 정의의 경찰과 악마의 소굴이 힘겨루기라도 하는 것 같다. 언론보도 사진도 미묘하다. 우버 압수품 사진은 우리가 흔히 보는 범죄집단의 증거품 보도사진과 비슷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버의 문제는 분명히 있고 이는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릴 문제다. 벌써부터 언론이 나서 마녀사냥을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클릭수를 올리고 사람들의 관심을 소비할 수 있는 좋은기회를 만났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그 이면에 또 다른 의도가 있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일단 현 상황에서 '우버논란'을 대하는 언론의 태도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동시에 아주 자연스럽게,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가 오버랩된다. 지난해 12월 IT업계는 난데없는 아청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등장에 발칵 뒤집혔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가 '무려' 아청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전격 소환됐기 때문이다. 이도 전후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무심코 봤을 때 "큰 회사의 사장인것 같은데 무슨 망측한 일이야"라고 머리를 저을만한 정도로 큰 이슈를 일으켰다.

일단 업계에서는 이석우 대표의 아청법 혐의를 일종의 '길들이기'로 본다. 지난해 감청논란을 겪은 후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심정으로 대대적인 개인정보보호에 나섰던 다음카카오가 정부와 마찰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이 다음카카오에 대해 SNS에 유포되는 음란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절묘한 타이밍이며, 의미심장한 사건이었다. 아직도 이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며,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SNS에서만 음란물이 넘실거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결국 우버와 다음카카오의 논란은 소문에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다. 무엇이 우리의 눈을 흐리게 만드는 것일까? 왜 이런 논란이 양산되고, 확산되는 것일까? 원인은 무엇이며,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깊은 고민이 필요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