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재성 기자

ICT에 기반한 핀테크가 금융혁신을 이룰 것이라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IT 공룡’들은 속속 핀테크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핀테크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 마련됐다.

금융감독원은 1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대강당에서 ‘제2차 핀테크 기술진단 포럼’을 열었다. 금감원이 지난해 11월 문을 연 핀테크지원센터에 상담을 의뢰한 150여개 업체 중 우수기술을 보유한 업체 중 7개 업체를 선정해 이번 포럼을 진행했다.

이들 업체들을 새로운 기술이 얼마나 간편하고 보안성이 높은지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다. 가장 먼저 발표한 사이버씨브이에스는 ‘NFC-사인’이라는 기술을 선보였다. 스마트폰에 사용자 금융정보를 일체 저장하지 않아 해킹이 되더라도 핵심 정보를 유출되지 않게 하는 기술이다. 사용자가 직접 입력해야 하는 정보를 최소화해 편리성도 높였다. 이 업체는 금융회사가 자동응답서비스(ARS)나 문자메시지(SMS) 인증에 들이는 비용과 자사 솔루션을 사용했을 때 드는 비용을 비교한 자료를 보여주며 ‘비용 절감’에도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큐브는 본인인증수단인 'Q인증'과 QR코드를 활용한 간편 인증 결제 기능인 ‘QR터치’를 선보였다. Q인증은 본인 인증 코드를 일회용 QR코드로 변환해 전송하는 솔루션이다. 이규호 시큐브 연구소장은 "사용자들은 간편하게 터치만으로도 인증을 완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QR터치는 사용자가 온라인 결제를 할 때 최종적으로 QR코드를 터치해 직접 승인해야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든 보안성에 특화된 기능이다.

벨소프트는 해킹과 스미싱 등에 노출되는 기존 2채널 인증 서비스의 보안성을 높이는 기술을 선보였다. 벨소프트의 기술은 인증번호를 암호화해 보내 사용자만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은행과 카드사의 SMS 인증 서비스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프레이밍연구소는 해커의 도용이 불가능한 일회용패스워드(OTP) 기술을 발표했다. SMS나 ARS 방식을 사용할 필요 없이 OTP 방식만 갖고도 충분한 보안성을 갖췄다. 알고리즘 없이 무작위로 숫자를 생성하기 때문에 OTP를 잃어버리더라도 안전하다. 이 솔루션은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제시됐다.

쿠노소프트는 ‘시큐어투키’를 소개했다. 카드나 은행 거래를 하기 전에 본인확인을 하는 기술이다. 정해국 쿠노소프트 이사는 "해외직구 등을 통해 카드정보가 탈취되거나 카드 복제 등으로 결제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드 결제시 사용자가 앱을 통해 승인을 해야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도난에 대한 결제피해 가능성을 막았다.

에스에이치에스는 지문 코드만으로 본인인증과 결제와 송금을 할 수 있는 핀(FIN) 코드 기술을 소개했다. 지문의 특징적인 부분을 추출해 일정 자리수의 코드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이도훈 에스에이치에스 대표는 "열 손가락 모두를 제3자가 복제할지라도 소비자가 처음 등록한 지문숫자와 순서를 모르면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인포틱스는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가 필요 없는 2채널 분할입력 안전금융거래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현재는 금융거래할 때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등을 PC나 모바일 등 한 기기에서 입력한다. 하지만 이 정보를 둘로 쪼개 일부는 PC에서 입력하고 나머지는 등록한 휴대폰을 통해 입력하면 정보가 유출돼도 불법사용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체 관계자들의 발표가 끝나자 기술성 및 보안성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문송천 카이스트 교수, 박상환 한국인터넷진흥원 전자인증산업팀장, 진승헌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실장 등 전문가 그룹의 집중 질의응답이 진행됐으며, 포럼에 참여한 금융업체 관계자들에 질문도 이뤄졌다.

이 포럼에는 은행, 보험, 증권사 등 금융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핀테크에 대한 금융계의 높은 관심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포럼 현장에서는 업체와 금융계 실무자들 사이의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김유미 금융감독원 IT정보단장은 "지난달 개최된 1차 포럼 이후 다수의 금융업체들이 핀테크 업체에 대한 문의를 하는 등 긍정적 성과를 거둬, 이번에 다시 핀테크 업체와 금융사 간의 만남의 장을 마련하게 됐다"고 이 포럼의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