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불’과 ‘핫식스’ 등 음료업계의 신성(晨星)으로 떠올랐던 에너지드링크의 대척점에 있는 릴렉션드링크 ‘슬로우카우(Slow Cow)’가  SNS 등을 중심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 출처=슬로우카우 홈페이지

한국에서는 일을 하건 놀 건 간에 잠을 잊고 전력을 다하는 것이 미덕이다 보니 몇 년 전 수입된 해외 에너지드링크는 그야말로 열풍을 일으켰다. 야근과 야자(야간 자율학습)를 견디기 위한 각성 음료로도 마셨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입 리큐어에 에너지드링크를 섞어 먹는 밤(bomb)이 크게 유행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유기농과 힐링 문화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고(高)카페인 논란과 처음 가졌던 신선함의 반감으로 에너지드링크의 인기는 차츰 시들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2012년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기록했던 에너지 드링크 매출 신장은 매년 하락세다.

캐나다 음료업체가 내놓은 ‘슬로우카우’는 ‘레드불’을 정면으로 겨냥한 제품이다. ‘슬로우카우’는 ‘노 칼로리, 노 카페인, 노 슈가, 노 첨가제’라는 건강한 컨셉을 내세운 ‘힐링’ 음료다. ‘슬로우카우’에 들어 있는 L-테아닌과 바레리안 뿌리 추출물 등의 성분은 기존의 타우린, 카페인 등이 들어간 에너지음료의 각성 효과 대신 심신을 안정시키는 기능을 한다.

‘슬로우카우’ 한 캔에 100mg 함유된 L-테아닌은 혈액 뇌관문을 통과하는 아노미산의 일종으로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킨다. 또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는 성분으로 알려져 마사지보다 흥분을 가라앉히는데 더 탁월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음료는 바레리안 뿌리 추출물을 함유해 피로에 따른 불면증 해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계꽃 추출물은 정신 노동으로 인한 긴장감을 완화시키고 다른 함유 성분인 린덴과 홉은 불안감을 경감시켜 준다.

성난 황소가 그려진 ‘레드불’의 패키지를 유쾌하게 패러디한 ‘슬로우카우’ 패키지 속의 암소는 잠에 취해 쓰러져있다. 음료의 출시 당시 레드불은 즉각 정식 성명을 내고 패키지 도용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많은 현대인을 위한 숙면 유도 등의 맞춤 기능과 더불어 신선한 안티-마케팅이 전세계 젊은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음료 시음기 등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일부 건강 전문가들은 ‘슬로우카우’가 식품분류 방법에 있어 정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L-테아닌과 바레리안 뿌리추출물 등의 성분이 운전 시 졸음을 야기하는 등 위험성이 있는데도 일반 음료로 판매되는 것은 위법이라는 견해다. 캐나다 보건부는 이 음료의 정확한 합법적 분류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