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은 단순한 신체적 질병을 넘어 정신적 질병으로 여겨지고 있다. 당장 '죽을 병'은 아니라고 하지만, 피부질환은 인류의 오래된 숙적이자 완전히 이기기 어려운 난적으로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동시에 피부 전문가들은 '항생제와 스테로이드의 사용을 줄이면서도 피부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매달려왔다. 치료를 위한 도구가 오히려 치료를 방해하는 딜레마가 피부 전문가들의 오랜 숙제였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현대아이비티는 한국콜마와 공동으로 항생제(Clindamycin)와 스테로이드(Hydrocortisone)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피부질환용 개량신약을 개발한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현대아이비티는 최근 한국콜마와 자사의 차세대 바이오 융합기술인 유-무기 전달체 시스템 DPES(Drug Permeability Enhancement System, 약물흡수촉진시스템) 기술을 이용해 피부질환용 신약 5종을 공동개발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10월까지 아토피와 여드름 치료용 연고제 2종, 내년 상반기까지 창상, 건선, 피부암 등 3종의 신약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대아이비티의 전용주 바이오연구소장은 "현대아이비티의 차세대 유-무기 전달체시스템인 DPES기술은 기존 피부질환 연고제들 보다 항생제 및 스테로이드의 전신노출을 줄이고, 국소작용을 강화시켜, 치료기간 단축 및 환자순응도를 높일 뿐 아니라 내성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콜마와 함께 1차로 5종의 피부질환 치료용 연고제 외에 추가로 2015년말 특허가 만료되는 발기부전 및 갱년기 치료제의 개량신약을 개발하는 등 점차 다양한 치료제에 그 적용범위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피부질환 연고제에 도입되는 DPES 기술은 현대아이비티가 보유한 유-무기 전달체 기술인 표적항암주사제, 비타브리드C 기술 등에 이어 선보이는 새로운 약물전달체(DDS: Drug Delivery System) 플랫폼(Platform) 기술이며, 최근 특허로 출원된 바 있다.

한국콜마 석오생명과학연구소 장관영 상무는 "현대아이비티의 원천기술을 활용한 비타민C 안정화 기술과 한국콜마의 개량신약개발 인프라가 만나 성사된 양사의 이번 공동개발은 국내에서 개발된 세계적 원천기술이 피부질환치료제에 본격 도입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프로젝트에 의미를 부여했다. 2015년 현재 세계 피부질환치료제 시장규모는 24조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300년 전통의 영국 경도상(Longitude Prize) 위원회는 2014년 항생제내성 문제 등 인류최대의 난제 6개를 발표하면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세계 과학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