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이 주는 이미지의 힘은 막강하다. 길고 높이 세운 머리카락만으로도 내면의 위엄을 드러낼 수 있고 잘못된 염색으로 순식간에 이미지가 폄하되기도 한다. 일례로 영국의 판사들이 재판할 때 쓰는 은백색의 꼬불꼬불한 가발은 권위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 근원을 찾아보면 루이 13세가 자신의 탈모를 가리기 위해 가발을 착용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머리카락을 통한 이미지 변화는 한국 사회에서도 찾을 수 있다. 최근 사회활동을 하는 이들 사이에서 물리적인 나이를 떠나 외모적으로 젊어 보이기 위해 염색을 하지 않는 이가 없을 정도다. 이를 보면 머리카락이 주는 힘은 예나 지금이나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머리카락을 생각했을 때 항상 꼬리표처럼 쫓아다니는 것이 바로 탈모에 대한 고민이다.

탈모는 나이가 들면서 머리카락이 점점 빠지는 현상으로 건강상의 문제보다 탈모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경우가 더 많다. 의학적으로 하루 100개 이상 빠지면 탈모로 진단하는데 단지 숫자만으로 정확하게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최근에는 젊은 연령층에서도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탈모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잦은 염색과 퍼머,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가 심해지면서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탈모의 원인은 다양하다. 유전적인 원인, 남성 호르몬의 작용, 무리한 다이어트, 영양부족, 스트레스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스트레스는 탈모를 촉진하는 주요 원인이다. 스트레스는 우리 몸속에 있는 자율신경의 제 기능을 방해하고 두부에 원활한 혈액공급을 어렵게 만들어 머리카락이 빠지게 한다. 이는 다시 스트레스를 불러오고 탈모를 가중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탈모는 주로 전문직 종사자나 중·장년의 남성 중에 과중한 업무와 업무 자체의 스트레스로 생기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탈모는 나이와 무관하여 초등학교 어린이도 생길 수 있다.

모든 질환이 다 그렇듯 탈모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 스트레스나 피로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하고 머리는 늘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머리를 감을 때는 두피에 강한 자극을 주지 말고 가볍게 마사지해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이 좋다. 수건으로 비벼 말리기보다는 툭툭 쳐서 물기를 제거하고 찬바람에 말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뜨거운 바람은 두피나 모발을 필요 이상으로 건조하게 만들어 삼가야 한다. 머리를 말릴 때는 속까지 충분히 말려야 염증이 생기지 않는다. 잦은 염색이나 과도한 화학성분의 헤어스타일 제품의 사용, 무리한 드라이어 사용은 탈모를 촉진하므로 삼가야 한다. 여기에 단백질, 비타민 등 고른 영양을 섭취하면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

이미 탈모가 진행 중이어서 적극적인 개선을 원한다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탈모의 치료는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이 있다. 약물요법은 복용약과 머리에 바르는 약이 있는데 탈모 초기라면 모발이식 없이 피나스테라이드 계통의 약물요법, 미녹시딜 등의 바르는 약, 메조페시아 주사요법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피나스테라이드 계통의 약물은 남성호르몬이 모근에서 효소의 도움을 받아 탈모를 촉진시키는 DHT(Dehydrotestosterone)라고 불리는 특수한 형태의 호르몬으로 바뀌는 과정만을 억제하여 탈모를 호전시키는 치료법이다. 메조페시아 약물요법은 피부 중간층에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방법으로 모발의 생성 및 모근 강화에 효과가 있다. 탈모 방지를 위해 두피에 약물을 주어 머리카락이 잘 자라게 하는 원리이다.

약물요법만으로 탈모 치료가 어려울 때는 자가모발이식술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된다. 자가모발이식술은 머리 뒷부분의 모발이 남아 있는 부분에서 두피를 포함한 머리카락을 떼어내 심는 방법으로 6개월 정도 지나고 나면 머리카락이 정상적으로 자라게 된다.

머리카락은 세월을 뛰어넘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관심의 대상이고 부와 권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생활 속 예방법과 적극적인 탈모치료로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선사하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