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커 박주영(30)이 서울과 입단 계약을 합의한 사실이 밝혀졌다.

서울은 10일 박주영과의 3년 계약이 성사됐으며 입단 계약에 합의해 마무리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박주영의 연봉에 대해 이재하 서울 단장은 "지금 바로 밝힐 수는 없다. 다만 백의종군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백의종군이란 자신의 지위와 권한을 버리고 가장 늦은 곳에서 아무 힘 없는 장삼이사처럼 묵묵히 수고하고 헌신한다는 뜻이다. 이재하 단장이 "박주영이 연봉과 같은 계약조건보다는 K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잘 마무리할 방안을 고민해왔다"고 덧붙인 것을 미루어 보아 박주영의 연봉이 그다지 높지 않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K리그는 박주영에게 친정과 같은 곳이다. 그는 2005년 서울에 입단해 프로축구 무대에 뛰어들었으며 2008년까지 91경기에서 33골, 9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데뷔 시즌에 18골을 터뜨려 축구 신동이라고 불리며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해외로 이적하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프랑스 프로축구 모나카에서는 활약했으나 잉글랜드 아스널에 진출하고부터는 좀처럼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다. 또한 스페인 셀타 비고, 잉글랜드 와퍼드, 사우디아라비아 알샤밥 등지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06년 독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는 출전했으나 가장 최근 열린 2014년 호주 아시안 컵에는 결장했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이 박주영의 실전감각을 저평가했기 때문이다.

서울은 2013년 득점왕 데얀을 중국 리그로 이적시키고 나서 스트라이커 부재에 시달려온 바, 골 결정력이 높은 박주영을 영입해 그간 약점으로 지적받은 마무리 능력을 보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재하 단장은 "박주영이 서울에서 부활하면 한국 축구가 잃어버린 자산을 하나 되찾는 셈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4일에 열리는 K리그 클래식에서 7년만에 박주영을 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팬들의 기대와 흥행 예측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