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석민 The First B&M Consulting Company 대표이사

대한민국은 지금 커피와의 한판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마치 커피의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커피전문점의 수는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마켓 리서치(Market Research) 전문기관 AC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 규모는 2007년 1조5500억원에서 2012년 4조1300억원으로 5년 만에 2.7배 커졌다고 한다.

이는 경기침체 속에서 커피전문점 시장이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자 마치 호황기의 증권시장에 개미 투자자들이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들던 것처럼 너도나도 커피전문점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 매장은 2007년 2305개에서 2012년 1만5천여 개로 약 7배의 엄청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 필자가 살고 있는 동네에도 유명 가맹 브랜드 전문점들과 개인 점주 운영의 전문점들이 한집 건너 보일 정도로 많은 점포들이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보기에 가장 깨끗하고, 세련되며 손쉽게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창업자들의 희망 1순위로 여전히 커피전문점이 선호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냐'는 점일 것이다. 최근 한 경제신문에서 커피전문점 만족도 1위로 이디야가 선정되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이디야의 성공 비결은 가맹점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 것(가맹점 수수료를 월 25만원으로 정액 수수한다)으로 설명되었다. 이로 인하여 현재 국내 커피전문점 체인 중에서 폐점률 또한 1.8%로 가장 낮은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나마 이디야를 운영하는 가맹점주의 입장에서는 다른 브랜드들과 비교하여 여러 가지 혜택을 받는 것이 고마운 일일 것이다.

그럼 일반적으로 커피전문점들의 손익구조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제시된 표에 의하면 대략 29%의 이익이 생기는 것으로 보이며, 그렇다면 괜찮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가맹점주가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해서 한 가정의 생활을 책임질 수 있는 정도의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초도 투자가 얼마나 필요할지 한번 계산해 보기 바란다.

또한 가맹본부 측에서 정기적으로 요구하는 인테리어 및 설비에 대한 투자비까지 고려한다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또한 열심히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 몇몇 대표적인 상권의 점포들의 뛰어난 성과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상권의 점주들은 간신히 먹고사는 정도의 돈을 만지게 된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스타벅스의 경우 100% 직영 운영이므로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결국 커피가맹점 사업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임대인과 가맹본부이고 가맹점주들은 열심히 그 돈을 벌어다 주는 일개미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좀 심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전문점 창업 시 개인이 직접 브랜드를 만들고 사업하는 것보다는 유명 브랜드의 가맹사업을 선호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마케팅 자원이 부족하고, 원재료 및 부자재 공급에 대한 불편함이 있으며 각 메뉴에 대한 레시피(Recipe)의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가지 추가 비용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가맹사업을 더 선호하고 있으며 실제 생존 가능성 또한 가맹사업 쪽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 필자의 주변에 있는 분들도 갑작스런 퇴직과 그에 따른 다급한 마음에 커피사업에 큰 투자를 했다가 즉시 적자를 보고, 눈물을 머금고 사업철수를 결정해야 하는 안타까운 사연이 허다하다.

그렇지만, 자영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업종이며 포화상태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소비자층이 있는 커피시장에서 사업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그분들에게 무책임한 행동으로 느껴진다. 안 할 수 없다면, 어떻게 가는 것이 좀 더 나을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큰 자본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가맹점 브랜드들의 횡포와 개별창업으로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 개별 창업자들이 서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즉, '협동조합'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의견을 함께하는 개개인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단체를 만들어 공룡 가맹점들과 경쟁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하며 개별 운영에 대한 위험을 줄여야 한다.

즉, 개인 커피 창업자의 모임으로 시작하여 조합을 형성하고 공동의 커피 브랜드와 운영 매뉴얼을 만들어서 점주들의 교육을 함께 하면서 체계적이고 힘 있는 커피전문점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되면 원재료 및 부자재 구입에서 교섭력(Bargaining Power)을 높일 수 있어 원가를 절감할 수 있으며, 통일된 톤과 무드(Tone & Mood)의 인테리어와 레시피(Recipe)를 개발 및 유지할 수 있어 제품의 퀄리티 컨트롤(Quality Control) 또한 가능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의 브랜드 가맹점들을 견제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또한 가맹점 운영의 불필요한 비용지출을 막을 수 있고 혼자 하는 사업이 아님에 대한 든든함과 함께 사업의 모든 것을 공유하는 새로운 조직으로의 세상을 만들어 사업 실패율이 적어지는 등 분명 지금과는 매우 다른 경쟁구도가 될 것이다.

이는 비단 커피시장에만 해당되는 해결책은 아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이미 해외시장에서는 협동조합의 비중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감이 되는가? 공감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여 커피전문점 시장에 깨달음을 알리는 격한 똥침을 날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