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모바일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창립 2주년을 맞았다. 자연스럽게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모바일 인프라 전반에 대한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온라인을 넘어 모바일의 시대를 노리는 네이버의 전략은 어떻게 평가될 수 있을까? 분명한 점은 100%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전제로, 네이버는 자신의 길을 찾았다.

 

게임(Game), “이보다 좋을 수 없지”

다음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카카오톡 기반의 모바일 게임은 다양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중국 모바일 게임의 공습과 국내 게임사들을 겨냥한 규제, 게임사들의 탈 카카오 기조와 푸시 알람으로 대표되는 게이머들의 피로도는 다음카카오의 게임 경쟁력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당초 카카오톡은 게임 서비스 초기 20%가 넘는 수수료와 강제적 푸시기능을 삽입해 게이머들의 원성을 샀지만, 당시에는 막강한 모바일 인프라를 바탕으로 ‘결정권자’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여전히 ‘결정권자’의 지위를 누리고 있으나 게임분야의 경쟁력은 크게 약화되고 있다.

데이터로 증명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카카오톡 게임하기 매출은 683억 원으로 3·4분기 실적에 비해 8억 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직전까지 분기매출 성장세가 30억 원에서 50억 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뚜렷한 하락세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모바일 게임 진출도 다음카카오 게임분야 부진의 큰 원인으로 분석한다. 카카오톡의 오랜 우군인 넷마블이 자사의 야심작인 ‘레이븐’과 ‘크로노블레이드’의 플랫폼으로 네이버를 선택한 대목이 대표적이다.

이는 역으로 네이버의 모바일 인프라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현재 네이버는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레이븐과 크로노블레이드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모바일 분야로의 ‘이행’도 결국 단순하게 생각하면 ‘사람들을 모으는 일’에서 승부가 갈린다. 이미 성공한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자사의 경쟁력을 온전하게 새로운 시장에 이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젊은세대를 중심으로 열정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모바일 게임은 훌륭한 ‘무기’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가 게임업계 전반에 퍼진 탈 카카오 기조를 적절하게 활용하며 이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성공적인 상생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다면, ‘게임의 룰(법칙)’은 일변할 전망이다.

 

메신저(Messenger), "세계와 국내를 내 품으로“

메신저 라인은 네이버의 모바일 선봉장이다. 카카오톡이 국내에서 막강한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면, 라인은 글로벌 무대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품어가며 모바일 시장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최근 라인의 앞날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라인은 지난해 매출 221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60%에 달하는 성장을 기록했으나 4·4분기 매출이 3·4분기 매출에 비해 6.4% 성장하는데 그치며 성장동력이 약해지는 분위기다.

라인의 수식어인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라는 단어도 이제 한계에 달하고 있다. 카카오톡에 비해 일본 및 대만, 태국 등의 국가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으나 그 이상의 잠재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텐센트의 위챗, 페이스북 메신저, 그리고 왓츠앱 및 기타 다양한 모바일 메신저들이 득세하는 상황에서 ‘라인=글로벌 모바일 메신저’라는 등식은 성립되기 어렵다. 결국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 출처=네이버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의자뺏기 놀이’에 비교된다. 시장의 승자가 모든 과실을 가져간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다양한 모바일 메신저들이 지역별-연령별 시장에서 활동하며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지만, 결국 ‘모바일 메신저 천하통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라인이 네이버가 가진 모바일 경쟁력의 가장 ‘무서운 무기’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현 상황에서 라인은 네이버가 가진 ‘가장 성공적인 모바일 인프라’라며, 모바일 메신저라는 기본적인 특성은 여전히 잠재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야의 확장성은 모바일이 지향하는 ‘생활밀착형’과 만나 빠르게 성장할 여지가 있다.

 

앱(App), “생태계를 만든다”

모바일 생태계의 핵심은 앱스토어다. 당연한 말이지만, 앱스토어의 강자는 단연 구글과 애플이다. 안드로이드와 iOS로 대표되는 양사의 앱스토어 역량은 관련 시장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 앱스토어의 ‘비상’이 눈에 들어온다. 최근 누적 설치자 수 25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월간 순 방문자는 350만 명에서 450만 명을 유지하고 있다. 저렴한 수수료 및 다양한 개발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네이버 앱스토어 수수료는 경쟁사 30%보다 현저히 낮은 20% 수준이며, 독립개발자 테마관을 신설해 참신한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 출처=네이버

네이버 앱스토어가 탄력을 받는 현상은 그 자체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토어는 생태계의 핵심이며, 생태계는 모바일 시대의 승부수기 때문이다. 다양한 객체의 충돌과 협력이 이뤄지는 생태계는 상상 이상의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며, 동시에 필수적인 수단이다. 안드로이드와 iOS가 이러한 생태계 전략을 바탕으로 급격하게 성장했으며 최근에는 소프트웨어에서 벗어나 하드웨어 중심의 생태계 전략도 두드러진다.

 

라이프(Life), “당신이 어디에 있어도 우리와 함께한다”

최근 네이버는 모바일 검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수익성과 생활밀착형 플랫폼을 동시에 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사용자 경험을 위한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장착하는 한편, ‘생활의 플랫폼 종속화’를 끌어낸다는 방침이다.

물론 생활밀착형 플랫폼을 지향하는 네이버의 전략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아마존과 페이스북은 자사의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간편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있으며, 다음카카오는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쪽으로 서비스를 가다듬고 있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를 맞아 콘트롤 타워와 객체의 유기적인 관계를 강조하는 한편, 이를 생활 전반에 흡수시키겠다는 뜻이다. 생활밀착형 플랫폼이 핀테크와 적절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이유다.

이러한 경향은 2년차에 접어든 캠프모바일과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해 분위기가 더욱 고조된다. 스마트워치 디자인 분야에도 진출한 캠프모바일은 향후 웨어러블 및 스마트홈의 시대를 하드웨어적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노리고 있다. 여기에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다양한 서비스를 관통하는 ‘킬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며 퍼즐의 조각이 맞춰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