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5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핀테크다. 금융과 IT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알리페이 및 페이팔, 애플페이, 카카오페이와 같은 간편결제를 시작으로 다양한 핀테크가 글로벌 모바일 시대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MWC 2015가 막바지에 이르며 업계에서는 ‘생각보다 핀테크의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해 MWC 2015에서 핀테크의 정의와 발전, 그에 따른 비전이 확연하게 드러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에 중론이 쏠린다.

그나마 삼성전자의 삼성페이가 MWC 2015 핀테크의 유일한 결실이라는 반응이다. 삼성페이는 갤럭시S6에 탑재된 간편결제 기반의 핀테크 인프라며, 근거리 무선통신과 루프페이를 활용한 마그네틱 정보 전달기술로 최신기술과 범용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플페이의 강력한 대항마로 여겨지고 있다.

▲ 출처=삼성전자

그러나 여기까지다. MWC 2015에서 삼성페이 외 핀테크의 미래를 제시한 기술이나 디바이스는 없었다. 안드로이드 페이 소식이 알려지며 업계의 관심을 끌기도 했으나 이는 말 그대로 ‘선언’ 이상의 의미가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LG유플러스 페이나우의 경우 LG전자의 스마트워치인 어베인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실질적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파트너 찾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핀테크의 무게중심이 IT기업으로 옮겨가는 현상도 발견됐다. 실제로 MWC 2015를 찾은 다수의 금융 전문가들은 핀테크의 정의나 용어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고, ‘금융 인프라와 IT기술의 결합’이라는 본질을 간파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금융계는 올해 MWC 2015에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대규모로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으나 실제 기술발전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코나아이 및 한국NFC와 같은 국내 스타트업 핀테크가 전반적인 기술지원을 실시하고, 거대 ICT 기업이 핀테크 자체를 품어가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최소한 MWC 2015에서 보여준 핀테크의 미래는, IT기술이 중심이었다.

아제이 방가 마스터카드 CEO는 MWC 2015 기조연설에 나서 "IT와 금융의 융합은 기존 생태계안에 수용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금융이 섬에 고립될 수 있다"며 사실상 핀테크의 확산을 경계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 MWC 2015에서 실질적인 핀테크의 비전이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최소한 발전방향을 위한 단서는 찾았다는 평가도 있다. 핀테크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공하지 못했지만 기업들의 협업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환경’을 조성해가는 분위기는 연출했기 때문이다.

프란시스코 곤살레스 BBVA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은행은 디지털화하지 못하면 다 망하고, 이제 우리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핵심이다"며 "글로벌 금융계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는 말로 핀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다양한 기업들의 협력을 화두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