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중흥건설

최근 주택시장에서 지방에 뿌리를 둔 중견건설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사업 확장은 물론, 사업영역까지 다변화하면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실제 이들 지역 기반 중견건설사들은 아파트 분양 등 주택사업을 무기로 최근 주택시장에서 대형건설사 못지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주목된다.

 

지방건설사, 위기를 기회로

최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지방건설사들은 공공부문 공사 발주 감소와 장기적인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일감 부족으로 문을 닫는 곳이 부지기수였다. 상위권의 대형건설업체들은 플랜트와 수처리 시설 등 첨단 고부가가치 건설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데다 해외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국내시장의 부진을 만회했지만 지방건설사들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자금력이 부족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국내 100대 건설사 가운데 45개사가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부도를 겪었다. 이런 대대적인 구조조정기를 거치며 1995년 약 3만7000개에 이르렀던 국내 건설업체 수는 현재 약 1만1000개 수준까지 줄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론 속에서도 일부 지방의 터줏대감 중견건설사들은 오히려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분양활동으로 시장 분위기를 호황으로 이끌고 있다.

이 같은 지방건설사들의 호성적은 전국 혁신도시 개발에 따른 지방 토지조성공사 급증과 이주 가구 증가로 지방 신규분양이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역 대표 중견건설사들의 자금악화로 주택공급 업체가 급감하면서 상대적으로 살아남은 지역건설사들에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는 분석도 힘을 보태고 있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견건설사들의 부도로 주택공급회사가 크게 줄어 구조조정을 끝낸 지방의 중소형건설사들이 주택시장 회복 국면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며, “또한 정부 기관 이전으로 혁신도시가 개발되며 주택수요가 커진 상황도 지방 중소형건설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이 업체들의 공통점은 공격적인 경영이나 문어발식 사업 확장보다는 내실경영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오랫동안 고집해 왔다는 점이다. 이러한 내실경영이 불황에 강한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버팀목이 됐다.

특히 이들은 ‘홈그라운드’에서 벗어나 지난해부터 수도권 시장을 중심으로 ‘분양 대전’에 뛰어들고 있어 주목된다.

전국 주택사업 등록업체 단체인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회원업체 336개를 대상으로 2015년 주택공급계획을 파악한 결과, 올해 전국에서 공급할 주택은 모두 15만3696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공급계획물량인 8만9493가구와 비교해 72% 정도 증가한 수준으로, 2010년(16만가구) 이후 가장 많은 주택공급물량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4310가구, 인천 1만685가구, 경기 6만3816가구 등 수도권지역이 7만8811가구(지난해 3만4802가구)로 전체공급물량의 51%에 달했다.

서울·인천을 제외한 광역시(특별자치시 포함)에서는 부산 9748가구, 대구 6117가구, 대전 5834가구, 울산 3925가구, 광주 2582가구, 세종 2176가구 등 전체의 20%인 3만382가구(지난해 1만6189가구)를 공급한다.

경기지역을 제외한 도 단위에서는 충남 1만824가구, 경남 8845가구, 경북 7757가구, 강원 4713가구, 충북 4453가구, 전북 3759가구, 전남 2918가구, 제주 1234가구 등 전체의 29%인 4만4503가구(지난해 3만8502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같은 지방건설사들의 약진에 대해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장기간의 경기 침체로 과거 고가 브랜드 아파트만을 선호하던 소비 트렌드에서 가격 부담이 비교적 적은 중견건설사의 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성공적인 분양에 힘입어 자금력이 좋아지면서 중견사들이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 출처=호반건설

지역밀착형 사회공헌활동 전개···지역주민과 유대감 강화

지방을 연고로 건설사들은 지역 주민들과 유대감과 친밀감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활동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전남지역의 대표 중견건설사인 ‘호반건설’은 지난해 일반 주택 분양 실적 1위로 성장하면서 지속적인 지역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망 2015 나눔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 이웃돕기 성금 3억원을 전달했다. 이 성금은 광주지역 소외계층과 사회복지시설,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의 복지 증진에 사용될 예정이다.

1983년 사업을 시작한 광주지역의 중견건설업체인 ‘중흥건설’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노력에 적극적이다. 주택전시관 개관 행사 때마다 화환 대신 쌀을 받아 지역사회복지과를 통해 소외계층에 전달하는 행사를 수년째 진행해 오고 있다. 특히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은 지난해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에 1억원을 기부했으며, 광주FC 프로축구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사내 장학재단 장학후원, 소외 아동시설후원, 지역 스포츠단체 후원 등의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인천지역의 중견건설사인 ‘반도건설’은 최근 7년 연속으로 연말 회사 송년회를 ‘사랑 나눔 따뜻한 겨울나기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대체해 임직원들과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모은 성금은 인천지역의 사회복지지설에 기부하고 있으며, 이공계 살리기 장학사업을 비롯해 인재육성 장학금 사업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부산지역의 토종건설사인 ‘동원개발’은 2000년부터 2012년까지 경남지역 불우학생 및 성적 우수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대학 진학 학생들에게는 입학금과 등록금을 후원하고 있다.

 

지방건설사 4인방, 수도권 “진격 앞으로”

▶호반건설(전남)

지난해 호반건설은 위례, 광명, 송도 등 수도권 일대 지역에서 자사 브랜드 ‘베르디움’을 내세워 계약률 100% 완판을 기록하는 호성적을 냈다. 호반건설이 지난해 전국에 공급한 일반 분양 물량은 1만5365가구로 건설사 중 1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같은 고향에서 오랫동안 맹주자리를 지켰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이자 핵심계열사인 금호산업 인수전에도 뛰어들어 업계의 주목을 한눈에 받고 있다. 호반건설은 현금과 현금성자산만 6000억원 이상이며, 단 한 장의 어음도 발행하지 않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튼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힘입어 국내의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으로 침체되기 시작한 2008년 이후로 현재까지 호반건설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9배나 성장했다. 호반건설은 올해 1만5913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중흥건설(전남)

시공 순위 52위의 중견건설사인 중흥건설 역시 지난해 1만2941가구를 일반 분양해 1만3812가구를 공급한 대우건설에 이어 공급물량 3위를 기록, 10대 상위 건설사 대부분을 제치는 저력을 보였다.

중흥건설은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S-클래스’를 내세워 지난해 분양물량의 대부분인 1만가구를 세종시에서 공급해 행정복합도시로서 미래 가치가 높은 세종시에 매진했다.

여기에 경영평가 등급 AA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내실과 실속을 차린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중흥건설은 올해 1만25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반도건설(인천)

반도건설 역시 지난해 동탄신도시, 세종시, 평택 등 대형건설사들과의 경쟁이 뜨거운 지역에서 완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말 871억원 규모의 서울 강서구 등촌동 재건축 사업까지 수주하는 데 성공하며 서울 재건축 사업 첫발을 내디뎠다.

반도건설은 시행부터 시공까지 자체개발사업을 주로 전개해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강점이며, 업계 최초로 전용면적 59㎡에 4.5베이 혁신 평면설계를 선보여 수요자로 하여금 호평을 받고 있다. 반도건설은 올해 동탄2신도시 등에서 ‘반도유보라’ 7300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동원개발(부산)

1975년 부산지역 주택사업 면허 1호로 설립된 동원개발은 올해로 창사 41주년을 맞이했다.

동원개발은 기업신용평가 3개 기관인 대한주택보증, 이크레더블, 건설공제조합으로부터 ‘신용등급 AA등급’을 받은 탄탄한 향토기업이다.

지난해 부산 센텀시티 부근에 분양한 센텀비스타 동원 1·2차는 부산의 부동산 붐을 주도했으며, 센텀비스타 동원 2차는 최고청약률 147대 1을 기록하는 호성적을 거뒀다. 동원개발은 올해 전국 9개 단지에서 6800여가구의 ‘동원로얄듀크’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