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5의 화두 중 하나는 금융과 IT기술의 결합인 핀테크로 수렴된다. 이런 측면에서 모바일 언팩을 통해 공개된 갤럭시S6가 삼성페이를 강조한 대목은 ‘신의 한 수’로 여겨진다.

애플이 아이폰6를 바탕으로 근거리 무선통신 기반의 애플페이를 내세워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가운데, 이제 삼성전자도 갤럭시S6를 통해 핀테크 간편결제 분야에서 승부를 걸어볼 여지가 생긴 셈이다. 현 상황에서 삼성페이는 빠르면 4월, 늦으면 6월경 상용화될 전망이다.

▲ 출처=삼성전자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핀테크 전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갤럭시S6에 사활을 건 상황에서 스마트폰 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노력도 주목받고 있지만, 그 이상의 핀테크 로드맵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삼성페이는 최근 인수한 루프페이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막강한 범용성을 갖춘 상태다. 근거리 무선통신 기반의 간편결제 디바이스에 마그네틱 기술 전송을 더하며 애플페이보다 더 넓은 확장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신감은 모바일 언팩 도중 갤럭시S6를 애플의 아이폰6와 비교하며 여실히 드러났다.

자연스럽게 디바이스에 기반을 둔 간편결제 시장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애플페이의 저력이 아이폰6라는 디바이스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근거리 무선통신+마그네틱 전송 기술’을 탑재해 기술적 자유도를 확장하고 방대한 저변을 확보한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기존 카드사다. 이들은 앱의 형태로 모바일 시대를 준비하는 한편, 다가오는 핀테크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국내 카드사들이 대거 MWC 2015로 찾아가 핀테크 시장을 관찰하는 것도 이러한 위기감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만약 이러한 현상이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삼성페이와 애플페이같은 디바이스 기반의 간편결제 시스템은 기존 카드사들이 점유하던 결제 시장을 완벽하게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 팀 쿡 애플 CEO는 아이폰6 공개 행사에서 “애플페이로 지갑을 사라지게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 말에는 화폐는 물론, 지갑에 들어가는 카드까지 모두 애플페이가 흡수하겠다는 뜻이 숨어있다.

▲ 출처=삼성전자

카드사들을 비롯해 다양한 모바일 지갑을 준비하고 있는 포털 사업자, 동시에 페이나우와 같은 핀테크 인프라를 LG전자와 LG유플러스의 연결로 극대화시키려 노력하는 LG유플러스같은 통신사 입장에서는 ‘무서운 경고’다.

하지만 갤럭시S6를 통해 루프페이와 디바이스 기반을 바탕으로 강력한 핀테크 범용성을 확보한 삼성전자가 더욱 높은 수준의 핀테크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는 전망도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를 기반으로 웨어러블과 스마트홈 기술이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생활밀착형 플랫폼이 구축되면, 이미 스마트홈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가 자연스럽게 경쟁력을 흡수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정리하자면, 모든 것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정국에서 핀테크도 디바이스의 바람을 타고 ‘가장 간편하고 쉬운 라이프 스타일’이 될 것이며, 이러한 분위기는 하드웨어 인프라를 바탕으로 스마트홈에 강점을 보이는 삼성전자에 있어 완벽한 기회라는 뜻이다. 물론 여기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역량과 독자 OS인 타이젠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사물인터넷의 중심이며, 독자OS는 사실상 심장으로 여겨진다.

더 나아가 삼성전자가 인터넷 전문은행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금산분리 및 기타 규제적 문제와 정치적 문제가 산적한 상태지만, 핀테크의 일부인 간편결제에서 디바이스의 막강함을 바탕으로 생활밀착형의 바람을 타고 인터넷 전문은행에 이르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한 일이다.

다만 인터넷 전문은행이 핀테크의 종착역이자 전부가 아니라는 점에서 전술적 유연성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의 핵심이 ‘간편함’이 아니라 ‘이득을 주는 것’이라는 점도 다양한 결론을 전망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