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개최하는 MWC 2015(모바일월드콩그레스)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혁신의 최전선’이란 주제로 5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지난해보다 200여개 참여 기업이 늘어난 1900여 기업들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MWC 2015의 화두는 사물인터넷과 5G, 핀테크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나날이 발전하는 5G에 관심이 쏠린다. 스마트 생태계를 관통하는 다양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중심이자 사물인터넷 전반의 인프라를 구성하는 핵심요소가 5G로 수렴되기 때문이다.

"5G를 잡아라"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MWC에서 6년 연속 단독관을 운영하고 있는 SK텔레콤은 ‘혁신의 신세계로의 여행’을 주제로 다양한 아이템을 출품한다. 5G 무선 통신의 핵심 기술을 활용한 빠른 속도 시연과 함께 5G의 핵심 가치 영역인 ▲고객경험 ▲연결성 ▲지능화 ▲효율성 ▲신뢰성을 고려한 새로운 통신 기술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동시에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물인터넷 · 위치기반 · 인텔리전스 등 다양한 5G 서비스 플랫폼을 제시하고 관람객들이 5G시대 혁신을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일상속 사물인터넷 기기인 ‘라이프웨어’도 대거 선보인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 밴드’, 난청 보조기능을 함께 탑재한 이어셋 ‘스마트히어링 에이드’ 등이 MWC 2015에서 공개된다.

삼성전자와의 협업도 눈에 들어온다. SK텔레콤은 MWC 2015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5G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밀리미터 파’(Millimeter Wave) 대역에서 7.55Gbps의 세계 최고 속도를 시연한다고 밝혔다. 밀리미터 파 대역은 30~300GHz의 초고주파 대역으로 데이터 송·수신 거리에 따른 전파 감쇄로 장거리 통신용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현재 이동통신에 주로 사용되는 6GHz 이하 주파수 대역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5G 시대에 필요한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통신업계에서는 ‘밀리미터 파’ 대역 활용을 위한 신기술 개발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SK텔레콤은 LTE-A 네트워크에서 사용 가능한 안테나의 한계인 8개를 넘어 수 십에서 수 백 개의 안테나를 동시에 사용해 대용량 데이터 전송을 가능케 하는 ‘전차원 다중입출력’(Full Dimensional MIMO) 안테나 장비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양사는 지난해 10월 열린 2014 ITU 전권회의와 동시에 열렸던 월드IT쇼(World IT Show) 당시 ‘밀리미터 웨이브’ 기술을 통해 7.55Gbps 속도를 시연한 바 있다.

해외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양자 암호통신도 관심사다. 양자 암호통신은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해 통신 송수신기 사이의 도청 공격을 원천적으로 봉쇄함으로써 전송 데이터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기술이다. 현재 국산 양자 암호통신 기기는 SK텔레콤이 개발한 시제품 두 대가 유일하다.

경영진의 행보도 거침없다. 장동현 SK텔레콤 CEO는 행사 하루 전인 1일 GSMA 이사회에 참석해 통신업계 현안을 논의하고 한국사물인터넷협회장인 이형희 MNO 총괄은 전시 참가 대신 GSMA에서 MWC 기간 발행하는 ‘Mobile World Daily’에 ‘사물인터넷 시대 통신사업자의 기회와 역할’이라는 주제의 기고문을 발표한다. 최진성 CTO는 바로셀로나 현지에서 열리는 GSMA 산하 기술조직 PSMC 에 참여, 5G 기술 로드맵을 제시한다.

KT는 ‘Life Innovation by 5G‘를 주제로 전시관을 운영한다.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 테마 전시관인 ‘이노베이션 시티(Innovation City)’에 AT&T, 보다폰 등과 함께 참여하는 KT는 5G와 사물인터넷 구체화에 집중한 인프라를 대거 선보인다.

KT의 전시관은 ▲5G Infra ▲5G Access ▲GiGAtopia 총 3가지 Zone으로 이뤄졌다. 5G 인프라(Infra) 존에서는 5G의 기반이 되는 ‘10Giga 인터넷’과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 기술인 ‘5G Ultra-Dense Network’를 선보인다. 5G 액세스(Access) 존에서는 기존 와이파이 주파수 대역을 LTE에 활용하는 기술과 9개 주파수 대역을 연계한 9band CA로 1Gbps 속도를 시연한다. 또 최고 7.55Gbps 속도에서 스마트폰끼리 초대용량의 홀로그램 영상을 송·수신하는 것을 시연할 전망이다.

기가토피아(GiGAtopia) 존에서는 GiGA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는 GiGA home, GiGA shop, GiGA school를 설정하며, GiGA home에서는 도어락, 스마트 미러가 전시되고 GiGA shop에서는 단말간 통신기술을 이용해 맞춤형 광고,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선보인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공동 개발한 ‘전자투표 서비스’도 소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형 히든 챔피언 양성을 위해 이른바 ‘K-Champ’인 6개의 협력사 아이템도 함께 전시한다.

황창규 KT 회장은 이번 MWC 2015에서 다음달 3일 ‘The Road to 5G’의 기조 연설자로 나서 초실시간, 초대용량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5G 상용화와 사물인터넷 기술 혁신을 통한 미래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MWC 2015를 ‘제2의 도약’으로 삼아 강력한 성장 드라이브를 건다는 복안이다. “모든 세상의 중심이 내가 되는” me-centric에 초점을 맞춘 LG유플러스는 바르셀로나 피라 그랑 비아 (Fira Gran Via) 전시장의 홀(Hall)3에 5대 홈 사물인터넷 전략 서비스 및 상품을 주방, 거실, 서재 등 실제 집처럼 꾸민 전시 부스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 가전제어 솔루션 ‘홈매니저’, 피부진단 솔루션을 탑재한 ‘매직미러’ 등 신개념 기술과 최초의 LTE 기반의 그룹 워키토키 'U+ LTE무전기’, 홈CCTV ‘맘카’ 등 차별화된 홈 사물인터넷 서비스도 대거 선보인다.

MWC 2015에 임하는 LG유플러스의 각오는 전사적이다. 총 100명에 달하는 직원이 현지에 파견될 전망이며, 상품 구매의지가 있는 고객사와 현지에서 계약체결 등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미래는 우리의 것"
MWC 2015가 열리기 하루 전, 모바일 언팩틀 통해 갤럭시S6를 공개하는 삼성전자의 경쟁력도 관심사다. 갤럭시S6 신제품 언팩 행사 명칭을 ‘올 뉴 갤럭시(ALL NEW GALAXY·완전히 새로워진 갤럭시)’로 정한 삼성전자는 강력한 스마트폰 인프라를 바탕으로 단숨에 세계를 매료시킨다는 복안이다. 관람석을 둘러싼 360도 스크린을 도입해 몰입감을 높이고 영상 효과 강화에 나서는 한편,  제품의 특징을 압축적으로 설명하고 체험 시간을 늘려 공개 현장을 찾은 참석자들이 충분히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을 대폭 마련한다.

현 상황에서 공개된 갤럭시S6의 차별성, 즉 경쟁력은 3화면 측면 디스플레이와 일체형 배터리, 루프페이를 비롯한 핀테크 인프라와 전면부 스테레오 스피커, 내구성에 방점을 찍은 바디, 마지막으로 가상현실 등으로 수렴된다.

3화면 측면 디스플레이는 삼성 전자계열사의 막강한 화력지원을 바탕으로 갤럭시노트 엣지가 보여준 혁명을 과감하게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새롭다는 평가다. MWC 2015의 슬로건이 '혁신의 최전선(Edge of Innovation)‘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흥미로운 대목이다. 다만 측면 디스플레이와 견고함이 서로 양립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는 만큼 이를 얼마나 적절하게 풀어낼지 여부가 화두로 지목된다. 일단 갤럭시노트 엣지에 탑재된 측면 디스플레이가 하드웨어 생태계에서 출발한 새로운 콘텐츠 생태계를 창출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감은 큰 편이다.

▲ 출처= 삼성전자

일체형 배터리는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몇몇 중저가 라인업에 일체형 배터리 기술을 탑재한 적은 있었으나 프리미엄 모델에는 탈착식 배터리를 차용해 왔다. 이런 관점에서 갤럭시S6가 아이폰 시리즈에 탑재된 일체형 배터리를 차용할 경우, 프리미엄 갤럭시 시리즈의 정체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단 무선충전 기술 등 다양한 서브 기술로 이를 잠재운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지분투자를 넘어 루프페이를 아예 인수한 대목도 초미의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애플페이에 대항하기 위해 루프페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핀테크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으나, 냉정하게 말해 루프페이는 마그네틱 기술을 간단하게 전송하는 기술에 지나지 않는다. 보안 및 기타 신기술의 관점에서 루프페이 하나로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을 탑재한 애플페이에 맞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에 중론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이번 MWC 2015에서 VoLTE, CA (주파수 집성기술), C-RAN (집중형 기지국), eMBMS와 더불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LTE 네트워크 기술들도 한층 업그레이드해 대거 전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기지국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HD급 음성품질을 보장해 VoLTE 커버리지를 대폭 확장하는 기술을 시연하며, LTE-A의 핵심기술인 CA의 경우 다양한 주파수 대역과 이종 통신기술을 활용해 통신 속도를 대폭 증가시키고 네트워크 운영 효율을 극대화 하는 솔루션들을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통신사업자에게 망 설계, 최적화,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프로페셔널 서비스 (Professional Service) 섹션도 전시 부스 내에 별도로 마련한다.

또한 삼성전자는 LTE를 활용한 공공안전망(PS-LTE)과 미래 통신기술로 주목 받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차세대 이동통신 5G 기술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LG전자. "스마트워치 패권은 우리가"
LG전자는 스마트폰보다 스마트워치인 어베인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어베인은 LG전자의 야심작이자,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규정하는 LG전자의 승부수다.

먼저 LTE 통신모듈 탑재가 눈에 들어온다.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와도 스마트워치 단독으로 고품질의 VoLTE 통화와 빠른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하다. 여기에 일반 무전기처럼 다자간 대화가 동시에 가능한 신개념 음성메시지 서비스 ‘LTE 무전기’ 기능도 탑재했다. 사용자가 ‘LTE 무전기’ 앱을 실행시키면, 일대일 대화뿐만 아니라 같은 대화방 안에서 다자간 동시 대화도 가능하다.

▲ 출처=LG전자

사용자의 현 위치정보도 서로 공유할 수 있다. ‘LTE 무전기’ 앱만 탑재되어 있으면, 스마트워치끼리는 물론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 사이에서도 무전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안전지킴이’ 기능도 탑재됐다. 사용자가 워치 바디 측면의 3개의 물리 키(용두) 중에 하단 키를 길게 누르면, 기존에 미리 설정한 보호자 번호로 통화연결이 되면서 현재 위치정보를 자동 전송한다.

NFC(근거리무선통신)기반 월렛 서비스를 탑재한 대목도 있다. 다가오는 핀테크 시대를 맞이한 승부수다. 스마트폰이 없어도 LG 워치 어베인 LTE만 NFC 결제기기에 갖다 대면, 충전·결제가 모두 가능하다. 이제 지갑이 필요없는 시대를 넘어, 스마트폰이 필요없는 시대를 노리는 셈이다.

내장된 다양한 센서(자이로, 가속도, 나침반, 기압, 심박, GPS 등)를 활용해, 골프, 싸이클, 트래킹 등 야외 레포츠 활동 시 지형·위치·방향정보, 개인 심박수 정보도 제공한다.

웨어러블, 특히 스마트워치에 있어 배터리 문제는 항상 논란이었다. 이에 LG전자는 전작 대비 약 1.7배의 대용량 배터리를 내장해, 일반 사용자의 일 평균 통화시간을 기준으로 하루 정도 충전 없이 쓸 수 있도록 했다. 또 사용자가 스마트워치를 벗으면, 화면이 자동으로 꺼지는 ‘착용 인식 기능’을 추가해 배터리 사용의 불필요한 낭비를 대폭 줄였다.

LG 워치 어베인 LTE는 스크래치, 부식에 강한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메탈 바디와 구부러짐·땀 등에 강한 특수 고무 재질의 스트랩을 적용해 다양한 레포츠 활동에도 적합하다. 워치 바디 상단 부는 스피커를 내장했고 하단 부는 마이크를 장 했다. 또, 조금의 먼지도 통과되지 않고, 최고 1m 수심에서 30분까지 견딜 수 있는 ‘IP67’ 등급의 방진·방수 기능도 탑재했다. 아웃도어 용도로 활용할 여지도 있는 셈이다.

LG전자는 G4를 공개하지 않는 대신 4개의 중저가 라인업을 대거 발표한다. 기존 L시리즈(3G), F시리즈(LTE) 등 보급형 라인업을 크게 개편해 화면크기와 사양별로 신규 라인업 4종을 발표할 계획이다.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노리는 한편, 중저가 라인업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세분화된 라인업으로 개성에 맞는 모델을 제공하겠다는 뜻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번에 공개하는 제품은 ‘LG 마그나(LG Magna)’, ‘LG 스피릿(LG Spirit)’, ‘LG 레온(LG Leon)’, ‘LG 조이(LG Joy)’로, 4종 모두 LTE와 3G용으로 각각 출시된다.

중국의 공세
중국업체들도 다수 참가할 예정이다. 화웨이, 샤오미, 메이주, 레노버, 차이나모바일 등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이 행사에서 중국업체들의 글로벌 진출 전략이 선명해질 전망이다.

'샤오미 쇼크'의 주인공인 샤오미도 이번 MWC 2015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의 콘셉트폰으로 알려진 '아치'가 공개될지 관심이 주목된다. 양면에 엣지스크린이 적용된 모델이다. 스마트밴드인 미밴드의 2세대 제품이 공개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 출처=샤오미 페이스북 계정

MWC를 주최하는 세계 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관계자는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업체들은 기존 기술을 따라하던 팔로워에서 선도하는 리더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이번 전시회에서 중국업체들의 비중이 커졌다는 것이다.

"우리도 있다"
국내 강소기업의 러쉬도 이어진다. 대전에 위치한 나노람다코리아는 하이테크 기반의 초소형 분광센서를 전시할 계획이다. 초소형 분광센서는 물체에 빛을 비추고 반사된 빛의 파장을 분석해 해당 물체의 성분을 분석하는 제품이다. 5mm x 5mm x 5mm 크기로, 이번 MWC의 모든 전시 아이템을 통틀어 가장 작다.

아이에스엘코리아는 작년 국내에 출시한 휴대용 전자칠판 솔루션인 '빅노트'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을 선보인다. PC화면과 연결된 TV, 빔 프로젝터 등 모든 영상장치의 화면에서 터치와 메모를 가능하게 해주는 제품으로, 무게 230g의 특수 카메라와 전자펜으로 구성된다.

사이버텔브릿지는 현재 SK텔레콤과 함께 공군 무선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 참여 중인 업체다. 기존 주파수공용통신(TRS)나 무전기를 대체하는 LTE 기반의 IP PTT 재난망 솔루션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MWC 2015에서 펼쳐지는 시대의 미래를 목도하기 위한 정부의 행보도 숨가쁘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전시장을 돌며 미래의 모바일 시대를 참관하는 한편,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장석영 정책기획관이 현장을 누빈다. 국회에서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홍문종 위원장을 비롯해 민병주, 류지영, 김재경(새누리당), 정호준, 문병호, 장병완(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MWC 2015를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