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1] 샤오미가 미국시장에 진출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빈 린 샤오미 공동창업자와 휴고 바라 수석 부사장은 2월 13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본격적인 미국시장 진출의 출사표를 던지며 미밴드 및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폰 액세서리 판매로 돌파구를 열고, 이를 스마트폰 및 태블릿 등의 영역으로 확대한다는 로드맵을 밝혔다. 온라인 상점 '미 스토어'를 개설한다는 뜻도 천명했다.

장면2] 최근 LG전자가 너무 고마워하고 있는 폰아레나가 2월 26일(현지시각) 구글의 차기 넥서스폰 파트너로 샤오미를 포함한 중국의 업체가 간택될 확률이 높다고 보도했다. 새로운 넥서스 시리즈는 올해 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폰아레나는 샤오미의 휴고 바라 수석 부사장이 구글에서 안드로이드팀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샤오미가 간택될 확률이 높다고 보도했다. 독자투표에는 일본의 소니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장면3] 월스트리트저널은 2월 22일(현지시각) 샤오미가 인도 현지에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이를 위한 전문 변호사를 고용했다고 보도했다. 마누 자인 샤오미 인도법인장은 "고민하고 있다"는 말로 사전정지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중국의 샤오미가 움직이고 있다.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한편 넥서스의 간택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보도가 나왔으며 특허문제로 논란을 겪었던 인도시장에 생산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장면이 시사하는 것은 무엇일까?

▲ 출처=샤오미

샤오미의 정교한 전략, '퍼즐만 맞춘다면..'
샤오미는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지난해 4분기 자국시장의 패권을 더욱 공고히 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사물인터넷 기기를 선보이며 사업 다각화를 위한 의지를 불태우는 중이다. 하지만 애플의 카피캣이라는 오명은 여전한 편이며, 특허문제는 글로벌 무대의 데뷔를 막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남아있다.

이 지점에서 레이 쥔 공동창업자가 남긴 말을 되새겨보자. 그는 샤오미 전략의 중심을 미펀으로 대표되는 열정적인 서포터의 '저력'과 스마트폰 악세서리와 같은 주변기기 판매, '소프트웨어'로 정의한 바 있다.

장시간 샤오미와 레이쥔을 관찰한 중국 IT컬럼니스트 허옌이 쓴 '샤오미 인사이트'에 따르면 레이쥔은 스마트폰 출시행사장에서 "스마트폰은 핵심이 아니며, 우리는 이로 돈을 벌지 않는다"고 공언해 모두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로 알려진 샤오미의 대중적 이미지와 많이 다르다.

그러나 이를 자세히 분석하면 샤오미의 전략이 나온다. 결국 샤오미는 제조 인프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자체로 이윤을 버는 것 보다, 그 주변부 기기로 수익을 노리는 전략과 동시에 MIUI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며 이를 중심으로 두고 발전을 노린다.

여기에 미펀으로 정의되는 강렬한 마케팅이 위치하는 셈이다. 결국 샤오미는 스마트폰보다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많고, 이미 그를 위한 모바일 전략을 수립한 상태에서 사업다각화를 노린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로 특허는, 그리고 특허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스마트폰은 샤오미의 주요고려사항이 아닐 수 있다.

이러한 전제에서 샤오미의 미국진출 시나리오는 상당히 흥미롭다는 반응이다. 먼저 악세서리로 먼저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스마트폰 특허문제로 인한 현실적인 문제와 더불어 지극히 자연스러운 샤오미 주변부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사업 다각화를 천명한 상태에서 스마트폰은 최우선 고려사항이 아니라는 뜻이다.

인도에서 현지 생산공장을 생산하기 위한 포석도 두 가지 측면으로 여겨진다. 먼저 인도라는 거대한 모바일 시장을 잡기 위한 선제적 노력임과 동시에, 특허문제로 파열음을 일으켰던 잠재적 시장의 패권을 차분하게 잡아내겠다는 뜻이다. 엄청난 성장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으나 인도가 아직은 글로벌 모바일 및 생태계 시장의 1인자가 아니라는 점도 재미있다.

▲ 출처=샤오미

구글과의 관계
하지만 스마트폰은 현재 스마트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아이템이다. 아무리 포화상태고, 아무리 시장 성장세가 떨어지고 있다고 해도 '썪어도 준치'다. 이런 관점에서 샤오미를 보자. 특허문제로 당장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드라이브를 걸 수 없는 샤오미가 구글 넥서스의 파트너가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휴고 바라 새오미 수석 부사장이 구글 안드로이드팀을 이끌었다는 고무적인 사실과 더불어, 샤오미의 미국 스마트폰 시장 진출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넥서스 시리즈를 맡는 순간 제조사의 급이 올라간다. 넥서스S를 만들었던 삼성전자, 넥서스4를 만든 LG전자의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 보라. 답은 분명하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끌어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구글의 넥서스 시리즈는 가성비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여겨지며, 그 자체로 화제의 중심에 서는 아이템이다. 이를 샤오미가 맡는다면, 미국시장 진출을 천명한 샤오미에 분명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게다가 샤오미는 구글이 실패했던 유통 마케팅 전략의 '일부'를 가지고 있다. 구글은 넥서스 온라인 판매에 처절하게 실패했지만 샤오미는 달랐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구글이 아라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더 많은 서드파티를 원한다면? 현재 아라 프로젝트의 약점 중 하나가 중량감 있는 제조사가 없다는 점이다. 생각해보면 중량감 있는 제조사가 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 이상하지만, 샤오미-구글의 밀월이 강해지면 샤오미가 만드는 아라폰 모듈도 꿈이 아니다.

마누 자인 샤오미 인도법인장이 넥서스 시리즈를 총괄했던 인물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밀월의 가닥인 반면, 향후 인도에서 펼쳐질 샤오미의 전략을 예상할 수 있게 만든다.

성공할 것인가
샤오미는 주변부 전략을 적절하게 활용하며 굳이 스마트폰을 사업의 중심에 두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과의 넥서스 동맹이 현실화되면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는 자동으로 열릴 전망이다. 구글과 애플이 모바일 운영체제 및 사물인터넷, 최근에는 선탑재 논란으로 촉발된 핀테크 간편결제 시장의 경쟁자라는 점은 샤오미에게 '기회'가 될 전망이다.

물론 무대가 갖춰진다고 해도 샤오미가 순순히 성공 방정식을 완성할 것인가에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샤오미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전략을 무기로 글로벌 무대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