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신세계

금호산업 인수전에 갑작스럽게 뛰어들며 다양한 소문을 만들어 냈던 신세계그룹이 이틀 만에 불참의사를 밝혀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신세계그룹은 27일 금호산업 매각 본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산업은행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신세계 움직임의 이면에는 롯데그룹이 있다는 해석이 많다. 신세계백화점 광주점 부지의 소유주가 금호산업의 100% 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이다. 만약 롯데그룹이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알짜 점포를 내줘야 하는 상황을 우려한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신세계그룹은 “금호터미널에 광주신세계가 입점해 있어 영업권 방어 차원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며 “경쟁업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본 입찰 등 금호산업 지분 매각 과정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최근 수년간 인천점과 의왕 복합쇼핑몰 부지를 롯데에게 빼앗긴 아픈 기억이 있다.

인천점은 신세계백화점 전체 점포 중 매출 4위의 알짜였지만 인천점이 위치한 인천터미널 부지를 롯데가 인천시로부터 사들임에 따라 오는 2017년에는 문을 닫아야 할 상황에 처했다.

교외형 쇼핑몰을 지으려던 의왕 부지도 신세계가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한 곳이지만 의왕시와 가격 줄다리기를 하다 뒤늦게 뛰어든 롯데그룹에 빼앗겼다.

금호터미널 부지도 지난 2013년 롯데그룹과 좋지 않은 추억이 있다. 당시 구조조정을 추진하던 금호산업이 매각을 검토하자 롯데그룹이 매입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금호 측과 협상을 통해 급박하게 보증금 5000억원을 추가로 부담하고 20년간 장기임대 계약을 맺은바 있다.

이 같은 아픈 추억이 있는 신세계로서는 롯데가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정보를 접하고 마감직전 갑작스럽게 뛰어들었던 것이다.

신세계의 인수전 참여 철회로 인해 한껏 달아올랐던 인수전 열기가 다소 식은 듯 한 분위기다.

하지만 여전히 호반건설과 IBK펀드, IMM, MBK, 자베즈파트너스 등 복수 참가자가 남아 있어서 가격경쟁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 평가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과 이하 금호터미널 등이 걸린 금호산업 인수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여전히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