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자. 세계는 왜 핀테크에 열광하는가? 왜 스마트카에 환호하고 애플의 혁신에 박수를 치는 것일까? O2O에 기대를 감추지 못하고 사물인터넷을 기다리는 이유는? 빅데이터에 감탄하고 스마트 생태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다양한 답이 나오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답은 이 모든 시너지와 발전의 신천지가 우리게에 '이득'을 주기 때문이다. 세상을 편리하게 만들어 이득을 주고 실질적인 '과실'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아주 단순한 질문과 답이지만, 여기에는 아주 중요한 화두가 숨어있다.

편리함이 전부는 아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상품을 결제하는 당신, 지금 혹시 많이 불편한가? 물론 액티브X나 기타 공인인증서 논란을 관통하는 일련의 사건을 보면 '불편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실제로 전자상거래 한 번 하는데 덕지덕지 따라오는 정체불명의 알고리즘은 상당한 짜증을 유발한다. 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해 돈을 송금하려해도 무슨 사족이 그리 붙는지. "혹시 이 은행은, 이 온라인 쇼핑몰은 고객이 물건을 사는 것을 싫어하나?"라는 생각을 한 두번 해본 것이 아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오프라인 쇼핑은 매장을 향해 찾아가는 고객의 수고를 상당부분 덜어준다. 그 자체로 당신은 10년전과 비교해 많이 편해진 것이다. 게다가 다행히도 온라인 쇼핑에 있어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규제의 덫이 조금씩 걷어지는 분위기도 연출되고 있다.

안타까운 대목은 이러한 움직임이 우리보다 외국에서 활발하다는 점이지만, 지금은 꿈과 희망의 글로벌 시대니까 우리수준을 외국과 같은 연장선상에 두고 생각해보자. 단언하건데, 당신은 발품 팔며 매장을 오가던 10년전 고객보다 확실히 편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핀테크를 보자. 현재 우리는 핀테크와 관련해 유독 '간편함'에 방점을 찍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카카오의 강점이 간편함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간편결제가 마치 핀테크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틀렸다. 간편결제는 핀테크의 일부일 뿐, 절대 모든 것이 아니다. 진정한 핀테크는 발전하는 IT 인프라를 활용해 이용자에게 간편함을 포함한 이득을 선사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기 때문이다. 알리페이가 왜 핀테크의 강자일까? 간편함은 기본으로 가져가며 머니마켓펀드와 같은 '자산운용'을 통해 실질적 이득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 출처=알리바바

이 지점에서 현재 논의되는 대부분의 IT기반 사업의 확장도 설명이 가능하다. 사물인터넷의 정수인 웨어러블, 스마트홈도 모든 사물을 연결시켜 간편하게 콘트롤하게 만들어 준다. 사용자 경험이 급부상하는 배경이다. 그러나 단순히 간편하게 연결하는 것에만 집중하면 의미가 없다. 그 간편함이 편리함으로 수렴되어 별도의 수고를 덜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간편한 것을 찾는다면 아예 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스마트홈은 간편함과 동시에 편리함이라는 노동의 공백을 제공함으로서 생명력을 가지며, 우리는 이 과정을 통해 이득을 얻을 수 있다.

O2O는 어떤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사업자는 이용자에게 궁극적으로 이득을 선사한다. 온라인의 강점과 오프라인의 강점을 모두 제공해 이득을 극대화시킨다는 개념이다. 생활밀착형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생활에 밀접한 관련을 맺은 다양한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우리는 간편하게 살 수 있으며, 이러한 간편함은 편리함의 일부가 되어 이득을 준다.

IT, 편리함과 이득에 집중해야
현재와 미래를 준비하는 IT기업이 단순히 간편하게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이는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격이다. 간편함 그 자체도 이득을 줄 수 있지만 이 순간의 이득은 말 그대로 '찰라의 이득'이다. 간편함을 포함해 편리함을 제공하고, 알리페이처럼 실질적인 이득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도 가닥을 잡아야 한다.

애플의 팀 쿡 CEO는 애플페이를 발표하며 "지갑이 필요없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는 아이폰6가 이끌었던 스마트폰 흡수의 역사와 함께 생각해야 한다. 스마트폰은 MP3와 카메라, 전화기, 문자와 같은 연결 서비스, 모바일, 검색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조금씩 흡수하며 스마트 생태계의 왕자로 커왔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은 현대인이라면 일상처럼 여겨지는 결제의 분야까지 스마트폰에 넣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갑이 필요없는 시대는 결국 오프라인 지갑의 기능을 애플페이를 통해 아이폰6에 포함시키겠다는 천명이다. 간편함이다.

하지만 애플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 간편함에 편리함을 연결시키는 한편, 이러한 폭발성을 자신들이 가진 디바이스 인프라 발전으로 끌어내려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영역에 진출하는 애플이 그 기능의 연결 일부를 '결제'에 두고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결국 발전하는 IT기술은 간편함을 넘어 이득을 주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대단한듯 말했지만 사실 누구나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의외로 이렇게 단순한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버다. 지금 우버를 둘러싼 논란은 우버가 우버엑스 무료화를 선언하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본질은 결국 우버 서비스 자체에 대한 법리적, 정책적 논쟁에만 국한되어 있다. 하지만 IT기술의 발전이 이득을 주는 쪽으로 간다면, 이용자 입장에서 가장 원하는 서비스는 무엇일까? 이는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택시가 성공적인 안착을 이뤄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과 더불어, 우버가 자신만만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할 것이다. 사람들은 이득을 주는 IT기술을 원한다. 우버는 지금까지 택시 서비스에 불만을 가진 이들에게 '이득'을 줄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