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일본관광국

태국이 자국의 관광산업과 스파라는 전통문화를 결합한, 의료관광 중 헬스투어리즘(Health Tourism) 분야에 특화된 상품을 발전시킨 국가라면 일본은 발전된 산업기술을 바탕으로 한 메디컬 투어리즘(Medical Tourism) 분야의 강국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나라다. 여기에 각 지방마다 산재해 있는 온천은 헬스 투어리즘에 대한 경쟁력을 높여준다.

한국관광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2011년 대지진의 영향으로 방문객이 줄었지만 전통적으로 연간 2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일본정부의 관광국은 2013년 4월 외국관광객이 92만 3000명이라고 발표하며 전년 동월대비 18.1% 증가했다고 밝힌바 있다.

엔저로 저렴한 일본여행이 가능해지고 저비용항공사(LCC)가 늘어남에 따라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관광으로 연계할 수 있는 관광객 수요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비교적 최근까지 일본정부와 병원들은 의료관광산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이에 따라 일본의 의료관광산업은 아직 시작단계로 볼 수 있다. 늦은 출발과 높은 의료비용으로 아시아 주요 경쟁국들에 비해 성과가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2013년도 기준으로 국제의료기관 평가인증제도인 JCI 병원이 7개에 불과할 정도로 주변 국가들에 비해 뒤쳐져 있다.

 

▲ 출처= 일본관광국

2012년 일본의 의료비는 GDP 대비 10.0%(5923억달러)로 높은 수준이며 2007년 이후로 계속 상승하고 있지만 병원 및 병상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그럼에도 일본을 무시하지 못하고 주시해야 하는 이유는 일본은 세계적 수준의 관광산업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의료기술에서도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13년 3월 발표한 ‘여행·관광산업 경쟁력지수(TTCI)’ 2013년 순위에서 일본은 역대 최고인 14위를 기록하며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기산업에서는 세계에서 몇 대 없는 암 치료 중성자치료기를 3대나 보유하고 있는 등 암 치료에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인 의료기기 업체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중증 외국인환자 유치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서비스의 질이나 구성 항목에서도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온천을 활용한 의료관광 상품개발도 활발하다.

일본정부 역시 의료관광산업 육성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며 비자제도를 개선한 바 있다. 체제기간이 90일 이내인 경우에만 복수비자 발급이 가능하고 90일 이상의 체제는 입원치료를 조건으로 한다.

 

▲ 출처= 일본관광국

일본은 온천을 보유한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발전을 위해 메디컬 투어리즘과 헬스 투어리즘의 이름으로 의료관광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풍부한 온천자원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의료기술, 인정받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웰니스산업 부문에서 세계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발행한 ‘의료관광산업의 국제경쟁력 분석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향후 일본의 의료관광산업이 어떤 수준의 경쟁력을 가질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지리적 인접성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와 경쟁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중국이나 러시아 등 경쟁시장이 공유될 가능성이 높아 일본 의료관광산업의 장단점을 보다 정교하게 분석해서 차별화되는 우리나라의 장점을 집중적으로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일본정부는 의료를 신성장 전략사업의 하나로 육성하고 있고 그 양대 기둥은 병원수출과 외국인환자 유치다.

정부는 민간병원 등에 수출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의료가 어떤 것인지, 의료분쟁 현황과 절차는 어떤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현지 정부기관과의 인허가 협상을 담당한다.

더욱이 아베정부가 추진 중인 ‘아베노믹스’의 중점 분야가 환경과 의료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산업이라는 점에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일본정부는 싱가포르처럼 의료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수립과 연구비 집행, 상품화 등을 총괄하는 사령탑을 신설할 예정이다. 일본이 세계적으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iPS(만능유도 줄기세포)등을 이용한 첨단 의료기술을 사업화로 연결하는 전략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출처= 일본관광국

일본정부는 병원수출과 의료관광으로 2020년까지 1조엔(약 11조3000억원)의 수익과 5만명의 고용창출을 목표로 한다. 의료 관련 R&D 예산집행을 일원화함으로써 예산낭비 방지와 동시에 첨단 의료기술 및 의료기기와 관련한 국제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13년 4월 산업경쟁력회의 6차 회의를 개최하고 총리 주도로 규제완화와 세제 우대를 추진하는 ‘국가전략 특구’ 설치 방침을 제안한바 있다.

도쿄·오사카·나고야의 3대 도시를 국가전략 특구로 지정해 일본경제 재생의 동력을 삼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도쿄에 ‘의료관광 특구’를 신설해 의료관광산업의 구심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특구에서는 외국병원 설립과 외국인 의사면허 보유자의 진찰행위를 허용하는 것은 물론 의료통역사 도입과 긴급 의료상담 콜센터의 외국어 서비스 등을 도입할 방침이다.

비록 늦은 출발이지만 잠재력은 풍부한 일본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대응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 출처= 일본관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