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Online to Offline)’가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사물인터넷(loT)의 확대는 O2O 시장 활성화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는 거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결제 산업의 성장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유통그룹, 결제시장 진출···O2O 노림 포석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롯데그룹은 올해 상반기 중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시스템을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유통시장의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는 두 기업의 간편결제 서비스 진출 소식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두 그룹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하겠다는 의미는 간편결제 독자사업을 영위하겠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외부 PG(전자결제 대행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PG솔루션을 통해 스스로 결제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대형유통업체가 간편결제 서비스를 개시함으로써 간편결제 시장의 개화시기를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풀이했다.

 

일각에서는 대형유통그룹의 간편결제 서비스 진출을 두고 ‘시장을 독식할 것’이란 우려를 제시하고 있지만 대규모 자본의 유입은 시장을 빠르게 확대시킬 수 있는 긍정적 관점도 존재한다. 주요 선진국 기업들이 빠르게 이 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새로운 수익원과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공룡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전자결제산업 확대의 배경에는 O2O가 있다. 스마트폰과 함께 탄생한 O2O는 이제 다양한 loT 기술과 맞물려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다수의 기업이 개발 중인 비콘(Beacon)은 매장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스마트폰에 세일정보와 할인쿠폰을 날려주고 신용카드나 현금 없이도 실시간 결제까지 가능하게 한다. 아울러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핀테크(FinTech)는 단순한 금융업을 넘어 유통, 택시, 외식업 등 다양한 오프라인 산업에 적용돼 O2O 시장 확산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신저, 포털, 전자상거래 및 각종 모바일 서비스 업체들은 시대적 변화를 파악하고 자체 플랫폼에 오프라인 결제 솔루션 등을 탑재해 전체 상거래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오프라인 시장으로 빠르게 진출하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의 E-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은 온라인에서도 손쉽게 식료품, 신선식품을 검색, 구매하고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국내 대표 모바일메신저인 ‘카카오톡’은 쇼핑, 택시 등 다양한 오프라인 영역에서 자사 결제 솔루션을 적용한 O2O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오프라인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모바일 사업에 진출해 ‘옴니채널’ 전략으로 온라인 업체에 대응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경우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주문과 결제가 가능한데, 이는 스타벅스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해 대표적인 O2O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교보문고의 ‘바로드림’은 오프라인보다 싼 값에 현장에서 모바일 결제를 한 뒤 바로 상품을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로 교보문고 전체 매출의 36%를 넘어서고 있다.

O2O 시장잠재력, 예상을 뛰어넘는다

업계에 따르면 2014년 온라인 커머스 거래액 규모는 약 44조원으로 추정된다. 이중 모바일 커머스는 약 15조원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KT경영경제연구소는 오프라인 기반의 커머스 업체들은 자사 온라인 채널의 개선과 함께 모바일 결제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내재화하며 온라인 업체보다도 혁신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O2O 시장의 잠재력을 크게 평가했다. 온라인·오프라인 상거래 시장이 합쳐지는 영역을 O2O 시장이라 한다면 모바일과 loT 기술의 발전으로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교집합인 O2O 영역이 점차 늘어나 향후 전체 상거래 시장은 연 300조원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O2O를 신성장동력으로 밝힌 다음카카오나 타 IT 기업들이 300조원을 목표로 잡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영역에서 상거래가 이뤄질 경우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결제산업은 동반성장할 수밖에 없다.

융합의 패러다임 ‘영역 파괴로 시장 확대’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결제시장은 2015년 476조원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KG모빌리언스, 다날, 한국 사이버결제 등의 기업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향후 미국과 중국의 주요 SNS 업체들과 세계 각지에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시장점유율 우위를 차지하는 기업이 중장기적으로도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에 지난해 NHN엔터테인먼트가 한국사이버결제를 인수한 것처럼 모바일결제 관련 기업들의 M&A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의 핵심 경쟁력은 가맹점 확보다. 아무리 자체적으로 우수한 시스템 및 기술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가맹점 확보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실질적인 이득을 취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가맹점 확보와 함께 소비자들 사이에서 파급력을 지닌 SNS 업체들과의 협업 결과에 따라 결제기업들의 향후 전망이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가 활성화될 경우, 업계는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IT 및 금융기업들에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는 뜻이다. 새로운 시장이나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기존의 표준이 재편될 경우에는 경쟁력을 상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전통적인 금융사들의 경우는 IT 기업들이 자신들 고유의 사업영역을 넘본다는 점에서 위협을 느낄 수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톡과 라인으로 대표되는 다음카카오와 네이버가 대표적 모바일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가시화되고 있어 두 기업의 행보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한편, 전자결제시장 확대에 따른 보안문제도 부각될 수밖에 없다. 라온시큐어는 스마트폰뱅킹, 증권거래 등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파수닷컴은 데이터보안 및 소프트웨어 품질자동화도구 관련 사업을 영위 중이며, 시큐브는 보안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회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