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위험프리미엄이 낮아 대외적인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0일 LG경제연구원은 ‘미국과의 금리차 축소 금리인하의 큰 걸림돌 아니다’의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금리인하 시 미국과의 금리차 축소로 인한 외국인 자금의 이탈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에 접어들고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하회하는 0.4%(전기비 기준)에 그치면서 채권시장에서는 금리인하 기대심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현행 금리 수준이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 하는데 부족함이 없고 추가 금리인하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입장이다.

특히 금리인하 시 지난해 40조원 이상 증가한 가계부채의 증가를 가속화시킬 가능성과 국내외 금리 차이 축소가 초래할 금융불안에 대해 염려하는 분위기다. 금리인하는 가계부채 급증을 초래할 수 있고 선진국과 비교한 우리나라의 금리는 당연히 높아야 한다는 인식도 기준금리 인하에 부담을 주는 요소다.

▲ 국적별 국내채권 보유 현황 출처:LG경제연구원

지난해 12월말 기준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채권 규모는 100조원에 이른다. 지난 2014년 말 기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채권 보유액은 100조원을 넘어섰다. 외국인 채권보유잔액은 1999년 말 기준 1조1000억원에 불과했으나 2007년에는 37조원, 2009년 56조원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무려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 중 국고채는 65조원이며 통화안정증권이 33조원에 달한다.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은 대부분 시중금리 지표채권인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으로 외국인들의 거래행태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과거 어느 때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Fed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국내 금리와 환율의 상승으로 이어져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게다가 한국은행은 금리동결의 근거로 미국과의 금리차이 축소가 초래할 수 있는 금융불안을 꼽는다.

▲ 한국의 국가위험 프리미엄 지속 하락 출처:LG경제연구원

이에 대해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위험프리미엄은 낮은 수준으로 이는 선진국과의 정책금리 차이보다 작은 것으로 추정돼 한은의 금리인하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미국의 금리인상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미국으로의 자금유입으로 인한 달러강세현상은 세계적인 위험기피 현상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 그러나 이는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작용하는 체계적인 위험으로 국내 금리 조정만으로는 환율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외환불안 가능성은 미국, 일본, 중국 등과의 스왑 등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 확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외환건전성이 높아져 미국의 금리인상 충격에 휘둘릴 정도는 아니라는 진단이다.

특히 해외중앙은행들의 국내채권 보유액이 전체 외국인 보유 금액의 절반에 육박한다는 점은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높아지더라도 한국의 위험프리미엄이 높아질 가능성은 낮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