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을 통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체험 마케팅이 최근 유통업계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시행한 스마트폰 캠퍼스 마케팅 장면.


업체-고객 동시 상승효과 창출… 파워 블로거 영향력 활용 SNS 마케팅도 인기

가게에 물건을 진열해놓고 막연하게 손님을 잡아 이끌면서 물건을 파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마케팅에서도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지 않으면 실패하는 시대가 왔다. 다양한 종류의 톡톡 튀는 방법으로 고객의 관심을 이끌어야 장수할 수 있다. 바야흐로 ‘마케팅 전략의 다변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다변화된 마케팅의 대표적 사례로는 '체험 마케팅'을 꼽을 수 있다. 고객이 업소를 직접 방문해 해당 상품을 직접 사용하면서 제품의 장단점을 몸으로 느껴보도록 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로서는 소비자에게 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심어줄 수 있고, 고객은 체험을 통해 쇼핑 자체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다양한 체험 마케팅으로 이미지 제고와 소비자들과의 접점 확대에 성공했던 유통업계는 올해 보다 다양한 기획과 이벤트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체험 마케팅은 다른 소비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얼리 어답터, 파워 블로거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행사도 적지 않다. 특히 상품 선택에 민감한 주부 블로거를 대상으로 이색체험 기회 마련을 통해 마케팅 활동에 적극 참여시키는 체험단 마케팅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인터스포츠 구로점. 총 면적 4960㎡(약 1500평) 규모의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스포츠용품 전문 멀티 쇼핑몰이다.

내가 쓸 용품, 내 손에 맞춰보고 산다

이 쇼핑몰의 가장 큰 마케팅 무기는 바로 ‘체험’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스포츠용품 전문 쇼핑몰답게 매장 곳곳에 제품을 만져보고 다뤄볼 수 있는 5가지 종목의 체험 존을 마련해놓고 있다. 고객들은 야구, 요가, 탁구, 암벽등반, 닌텐도 위(Wii)게임 존 등에서 각 종목을 실제로 체험한 뒤 제품들을 비교 후 구매할 수 있다.

이 쇼핑몰의 체험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바로 2층에 위치한 ‘야구 존’. 프로야구의 높은 인기를 그대로 반영하듯 야구 존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이곳은 국내 유일의 타격 시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직접 용품을 껴보면서 자신의 구미에 맞는 제품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이 인터스포츠 구로점의 가장 큰 장점이다.


타격 시뮬레이터라고 해서 유원지에 있는 1000원 짜리 간이 야구장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곳에 설치된 시뮬레이터는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메츠, 지바 롯데 마린스 등 실제 프로야구 구단에서도 타격 훈련 때 사용하는 A급 기계다. 체험하는 소비자의 수준에 맞게 공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최고 구속은 160㎞다.

스포츠 선수 출신 전문 컨설턴트의 1대1 코치는 체험 마케팅의 핵심이다. 상품을 직접 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올바른 사용법까지 체계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선수 출신 전문 컨설턴트는 선수 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별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법 및 정확한 용품 사용법을 제공하고 있다.

인터스포츠의 이러한 체험 마케팅은 단순한 영리 목적의 ‘제품 컨설팅’이 아니라 스포츠 문화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고객 컨설팅’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체험 마케팅은 온라인 먹거리 쇼핑몰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음식을 눈으로만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시식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온라인 먹거리에 대한 안전성 확보 등 온라인 제품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소셜 커머스 시장의 체험 마케팅은 더욱 파격적인 조건을 선보이고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상품이나 서비스를 할인해주는 ‘원데이 서비스’가 아닌 완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프리데일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광고 등 비용적인 부분도 아낄 수 있고 입소문까지 유도할 수 있어 그 효과는 배가 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홈쇼핑에서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져 롯데홈쇼핑의 지난해 히트상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무료 체험 경험이 추천으로 이어진 제품이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했다. GS숍 역시 지난해 무료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해피 테스터’ 코너를 상시 운영해 매출 증대와 반품 확률 감소 효과를 동시에 가져왔다.

블로그 만족시켰다면 대박 확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SNS를 활용한 각종 이색 마케팅도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블로거 마케팅’이다. 최근 들어서 한 가지 종류에만 몰입해서 블로그 포스팅(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일)을 하는 일명 ‘파워 블로거’들이 많아졌다. 대부분은 자신이 평소에 좋아하거나 즐겨하는 취미 생활과 관련된 블로그다. 블로그 포스팅 내용의 종류에도 맛집, 스포츠용품, 식음료 프랜차이즈는 물론 와인과 위스키 등 주류까지 다양해졌다.

파워 블로거들의 영향력은 실로 위대하다.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적인 식견을 갖고 있는 이들이 글을 올리기 때문에 상품에 대한 신빙성이나 장단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어떤 상품에 대해 블로거들의 칭찬이 이어지면, 그 상품은 입소문을 타고 상한가를 칠 수 있다. 반대로 상품에 대한 악평이 자자할 경우 해당 상품은 조용히 사라지고 만다.

눈치가 빠른 업체들은 이러한 시대 트렌드를 빠르게 간파하고 이를 활용한 ‘블로거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영향력의 급성장에 발맞춰 전단지 배포와 같은 원시적 마케팅 방법 대신 개인 미디어와 네트워크에 관심을 갖고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치킨 전문 프랜차이즈인 위너스치킨은 1년 전부터 소셜 컨버전스 마케팅의 일환으로 위너스프렌즈를 운영, 블로그 마케팅을 통한 지속적인 브랜드 홍보에 힘써왔다. 위너스프렌즈는 위너스치킨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공식 시식단의 명칭이다. 시식단이 개인 블로그에 주 단위로 부과되는 과제를 포스팅하면서 온라인 홍보 활동을 펼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고 개인 의견이 적극 반영되는 마케팅으로 구전효과까지 낼 수 있다는 블로거 마케팅의 장점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

정백현 기자 jjeom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