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구름사이로 해가 보인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아이폰6를 주력으로 삼는 애플은 알려진 바와 다르게 꽤 오랜 시간 인도에 공을 들여왔다. 덕분에 인도 시장에서 애플의 비상은 눈부시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은 인도에서 아이폰6를 25만대 팔았으며, 이는 전체 판매량 비중으로 보면 미약하지만 1년만에 두 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힘입어 애플은 올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해 전체 아이폰 판매량 목표를 300만대로 설정했다. 동시에 현지 유통점 500개를 새롭게 구축하기로 했다. 타임스인디아는 5일(현지시간) 애플이 인도에서 아이폰 판매를 늘리기 위해 현지의 양대 전자유통점과 대규모 애플휴대폰 소매점 판매망 구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본격적인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미세한 불안요소도 놓치지 않는다. 인도에서 'iFon'이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업체와 상표권을 놓고 분쟁에 돌입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iFon은 인도의 아이보이스 브랜드며, 발음이 아이폰과 유사하다. 애플은 1%의 파열음도 놓치지 않고 인도 시장을 강력하게 틀어쥔다는 계획이다.

결국 애플은 인도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한편, 유통점 확충을 통해 자사의 다른제품까지 인도 시장의 맹주로 거듭나게 한다는 복안이다. 일각에서 애플이 글로벌 스마트폰 흐름의 대세인 새로운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확충에 나설 것이라는 루머가 나오는 배경이다. 향후 애플의 인도 시장 공략에 귀추가 쏠린다.

알리바바-아마존-소프트뱅크, “햇살이 비추는 곳으로”

중국을 넘어 글로벌 무대를 호령하는 거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도 인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달 10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알리바바가 전자금융서비스업체 알리페이와 공동으로 인도의 e커머스 업체 원(One)97커뮤니케이션즈에 5억7500만 달러(약 6274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와 알리페이 양사는 이번 투자로 원97의 지분 30%를 확보했다.

원97은 인도를 대표하는 E커머스 업체인 페이텀의 모회사다. 이에 알리바바는 페이텀과 자사를 연결하는 크로스오버 전략을 수립해 자연스럽게 인도 시장의 수요를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중국과 인도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변수가 있으나, 알리바바의 ‘뛰어난 정치력’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미 대규모 인도 시장 투자를 천명한 아마존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인도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 20억 달러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힌 아마존은 12억 인구의 전자 상거래를 장악하기 위해 벌써부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미 강력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보유한 아마존은 전자 상거래 인프라를 중심으로 인도 시장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소포트뱅크의 행보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미 인도에서 우버와 비슷한 스마트 콜택시 업체 오라캡스에 2억1000만달러를 투자한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인도IT 기업 전반에 10년동안 무려 1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사실 소프트뱅크의 인도 시장 100억달러 투자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자신이 투자한 알리바바가 잭팟을 터트리며 성공가도를 달렸으나, 업계의 관심이 쏠렸던 미국 통신사 T모바일USA 인수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스프린터까지 인수한 여세를 몰아 단숨에 T모바일USA 정복에 나섰지만, 모두의 기대와 달리 최종인수에 실패한 셈이다.

이에 소프트뱅크는 인도 시장에 이르러 전략을 바꾼 분위기다. 특정기업에 투자하는 기조를 버리고 업계 전반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IT 시장에 10년간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소프트뱅크의 ‘선언’은 이러한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소프트뱅크가 원하는 것은 이제 ‘잘 나가는 나라의 잘 나가는 기업’이 아니다. ‘잘 나가는 나라의 전부’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