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세계 3D TV 패널 시장 공략에 나선다. LG전자의 3D TV와 함께다. FPR (Film-type Patterned Retarder, 필름편광안경) 방식의 3D LCD 패널이 무기다. FPR 패널은 기존 3D LCD 패널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깜빡거림과 화면 겹침 현상을 개선한 제품이다. 권영수 사장은 “진정한 3D 기술은 FPR 방식으로 소비자 중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3D TV 판매량 중 70%가 FPR 방식이 될 것이란 자심감도 내비쳤다. 이렇게 될 경우 LG디스플레이는 기본, LG전자는 글로벌 3D TV 시장에서 최강자로 우뚝 설 수 있다.

권 사장은 좀처럼 속내를 내비치지 않는 CEO로 유명하다. 기술력 개발을 통해 취임 이후 꾸준히 매출 상승을 이끌었지만 자신감을 내비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표1 참조). 그런 그가 FPR 방식의 3D LCD패널에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그것도 삼성전자와 소니가 버티고 있는 3D TV 시장에서 말이다.

권영수 사장의 이유 있는 자신감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3D TV시장의 규모를 2010년 325만 대에서 올해 1700만 대, 2014년엔 90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표2 참조). 권영수 사장이 말한 대로 3D TV에 70%가 FPR 패널이 도입 될 경우 1000만개 이상의 패널 판매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3D 패널은 SG(Shutter Glass 셔터안경)과 PR(Patterned Retarder Type, 편광안경) 방식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소니 등의 3D TV는 SG 방식의 패널을 사용한다. TV에서 왼쪽과 오른쪽 영상을 번갈아 가며 보여주면 3D 안경이 왼쪽과 오른쪽 영상을 가렸다 보여줬다를 반복해 입체 영상을 만들어 낸다.

TV와 셔터안경이 짧은 시간 수백 번의 깜빡거림을 통해 3D 효과를 만들어 내는 식이다. 3D TV를 시청할 때 어지러움과 두통, 시력 피로를 호소하는 이유다. PR 방식의 패널은 TV에서 왼쪽과 오른쪽 영상을 동시에 보여주면 편광안경을 통해 입체영상을 만들어 낸다. 제품 특성상 SG 패널과 달리 깜빡거림이 없다. 장기간 시청에도 눈에 피로감이 없고,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발생하지 않는 게 장점이다. 대신 편광판에 유리기판을 붙여 만들기 때문에 화질이 좋지 않다.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도 있다.


LG디스플레이의 FPR 패널은 PR 패널을 한 단계 발전시킨 제품이다. 화면의 깜빡임 없이 풀HD급 화질을 가능토록 했다. 편광판에 유리기판 대신 필름을 붙여 생산 비용 문제도 해결했다. 장시간 3D TV를 봐도 눈에 전혀 피로감이 없는 저렴한 3D TV가 탄생하게 된 셈이다. 권영수 사장이 세계 3D TV 패널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자신감은 여기서 비롯됐다.

목표는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 2011’에서 LG디스플레이의 3D FPR 패널은 CES를 빛낸 최고 제품으로 선정됐다. 또 유럽 최고권위 인증기관인 TUV 라인란드로부터 화면 깜빡거림 현상이 없는 3D 패널로 공식 인증 받았다.

세계 최초다. LG디스플레이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 3D LCD 패널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얘기다. 미국 2대 LCD TV사인 비지오, 유럽 유명 가전 업체인 필립스는 LG디스플레이의 FPR 패널의 3D방식의 우수성을 인식, 향후 프로모션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거대시장 中공략도 본격화

중국에서 LG디스플레이의 FPR 패널에 대한 반응이 좋은 것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중국 공업신식화부 산하기관인 제3연구소와 중국 북경안과연구소는 “FPR 패널은 깜빡임이 없어 SG 패널과 비교했을 때 눈의 피로도가 적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중국 최대 유통업체인 궈메이의 리쥔타오 부총재는 “눈의 피로도를 낮춘 FPR 패널이 출시로 인해 중국시장에서 3D TV 판매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 출시되고 있는 SG 패널의 3D TV는 TV와 안경 간의 동기신호 오작동 혹은 끊김 문제, 그리고 전원 문제 등으로 매장에서 판매 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6대 LCD TV사와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벌여 FPR 패널의 기술력을 적극 홍보에 나설 방침이다.

중국 LCD TV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스카이워스의 양동원 부총재는 “지금까지 나온 3D TV와는 확실하게 차별화된 FPR 3D TV 제품을 출시함으로서 중국 3D LCD 시장은 800만대 이상으로 대폭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글로벌 3D TV시장에서 가장 구매력이 가장 큰 나라다. 중국 사회과학원 사회과학연구소는 13억 인구 중 중산층 비율이 23%라고 했다. 이중 최상위층은 5%정도로 1%만 3D LCD TV를 구매한다고 해도 1300만대 이상을 소화해 내는 거대 시장이 형성돼 있다.

LG디스플레는 관계자는 “지난해 3D TV 시장이 크게 부각되지 못한 이유를 패널 측면에서 철저히 분석해 기술력으로 이를 보완, 올해는 FPR 패널이 시장에 붐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시네마 3D TV로 삼성전자 넘는다

LG전자가 LG디스플레이가 공동 개발한 ‘시네마 3D TV’로 세계 3D LCD TV시장 점유율 1위에 도전한다.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FPR 패널을 활용한 LG전자의 시네마 3D TV는 유럽 최고권위 규격 인증기관인 ‘TUV 라인란드’로부터 화면과 안경의 깜박거림 현상이 없는 제품으로 47, 55인치 각각 3개 시리즈 총 6개 모델이 인증을 받았다.

티유브이(TUV)사는 “엄격한 3D 화질 검사 통해 최종 인증 했고 기존 3D TV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화면 및 안경의 깜박거림 현상을 완벽하게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LG전자는 ‘시네마 3D TV’만의 편안하면서도 수준 높은 3D 화질에 대한 고객신뢰도를 높이고, 한 발 앞선 기술력으로 차세대 3D TV 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TUV 인증마크를 해당 제품과 포장, 매장의 각종 홍보물 및 사용자 설명서에 부착,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어 제품 판매촉진 효과를 극대화 할 요량에서다. 티유브이 라인란드는 1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세계적 권위의 인증기관으로 전기·전자 제품, 자동차, 의료기기에 이르기까지 그 안전성이나 유해성 여부를 표준규격과 기준에 따라 시험해 인증서를 발행하고 있다.

LG전자는 ‘CES 2011’ 전시회에서 처음 선보인 ‘시네마 3D TV’를 차세대 3D TV로 내세워 기존 제품들과는 확실히 차별화하고 내년 1분기부터 글로벌 시장에 출시, 3D TV 주력 판매 제품으로 키울 예정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