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코노믹리뷰 송원제 기자]


제주 옥돔·갈치 등 인기몰이… 웰빙 트렌드 수삼·녹차도 강추 품목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다가왔다. 신묘년 설을 맞아 주요 유통업체인 백화점과 대형마트 각 3사는 이전보다 더욱 풍성하게 설 선물 상을 차려냈다. 프리미엄급 선물세트는 물론, 가격을 낮춘 실속형 기프트, 이색 선물세트, 명인들의 노하우가 담긴 전통기프트까지 선택의 폭도 기대 이상이다.

하지만 가족과 친지는 물론, 지인들에게 평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한 ‘품목별 맞춤’ 명절 선물을 고르는 어려움은 여전하다. 이럴 땐 전문가가 고른 상품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백화점과 마트의 각 부문별 MD(상품기획자)들이 추천한 ‘설 선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선택 힘들 땐 MD 추천 선물을

귀한 분께 보낼 아이템으로 MD들은 주저 없이 ‘수산물 선물세트’를 꼽았다. 롯데백화점 수산 부문 임준환 CMD(선임상품기획자)는 ‘모슬포 제주 전통 옥돔·갈치 세트(50만 원)’를 추천했다. 1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을 사용하여 염을 한 전통옥돔과 프리미엄급 갈치를 고급 케이스에 담아 품격을 높인 제품이다.


홈플러스 수산팀 김형탁 바이어는 영광 법성포의 천일염 굴비와 고추장굴비 혼합 선물세트(15만9000원)를 골랐다. 구이, 조림 등 조리용 굴비뿐만 아니라 밑반찬용으로 가공한 고추장굴비를 함께 구성해 받는 사람의 취향을 두루 챙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고추장굴비는 영광의 전통음식연구가 최윤자(62)씨가 직접 천일염, 고추장 등 30가지 재료로 손수 만든 전통 굴비로 이번 설날 홈플러스가 단독으로 선보인 야심작이다.

알뜰 실속 수산물 세트도 있다. 롯데마트 수산담당 심성보 MD는 수산 선물세트 중 가장 인기 있는 굴비를 최저가 기획세트로 제작한 ‘참굴비 기획세트’(20마리, 5만 9800원)와 재래방식으로 키운 프리미엄 원초만을 선별한 ‘명품 해남 땅끝 산소마을 김세트’(전장김 3봉+돌김캔 4개, 4만 3500원)를 제안했다.

구제역, 조류독감에 이어 신종플루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면서 건강이슈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설 명절에도 웰빙 건강식품에 대한 인기는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백화점 건강 부문 김정철 CMD는 ‘홍삼정’(18만 원대)를 추천했다. 홍삼정은 인삼을 쪄서 말린 6년근 홍삼을 사용, 장시간 달여 그 진액만을 농축시킨 정관장의 베스트 제품으로 바쁜 일상에 간편히 챙겨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홈플러스 신선식품본부 손찬동 바이어는 명품 수삼세트를 추천했다. 손 바이어는 “수삼은 면역력 증진, 심장질환 예방, 노화방지 등 불로장생의 영약으로 잘 알려져 부모님 또는 건강을 중요시 하는 지인에게 잘 어울리는 선물세트”라고 말했다. 지역 인삼농협을 통한 계약재배로 유통단계를 축소한 만큼 시중가 대비 20% 저렴한 것도 매력이다.

그밖에 77년 전통의 싱가포르 비첸향 육포로 구성된 롯데백화점 설 한정상품 ‘비첸향 설 베스트 컬렉션(10만 원)’, 신의 물방울 11권에 소개된 홈플러스의 ‘우마니론끼 요리오’ 이태리 와인세트(3만 8500원)도 눈여겨볼 만한 MD 추천 상품들이다.

‘명인 명품’ 이색 선물로 눈길

“평범한 것은 가라!’ 이색 선물세트도 이번 설 명절용으로 대거 등장했다. 롯데백화점이 내놓은 ‘장흥 청태천 세트’(30만원)는 녹차를 틀로 찍어낸 덩어리차다. 찻잎을 쪄서 찧으면 엽전과 비슷한 모양이 된다고 해서 ‘청태전’이란 독특한 이름이 붙여졌다.

구매를 하면 일정 금액을 NGO(비영리단체)에 기부되는 제품도 있다. 화과자로 유명한 수예당의 ‘갤러리세트’(9만 7000원)는 판매액의 5%가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에 기부돼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제품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커피의 향을 유지하기 위해 샴페인 병에 가압포장 방식으로 원두를 담은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주니퍼 피크’(240g, 21만원)를 20개 한정 판매한다. 럭셔리 샴페인으로 유럽에서 명성 높은 순금 샴페인 룩소(120만원)도 내놓았다. 100% 수작업으로 제작된 24캐럿 순금 스팽글과 특허로 지정된 제조 과정과 한정 수량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더해준다.

이용우 롯데백화점 식품 MD팀 팀장은 “명절이면 워낙 수많은 선물이 오가는 만큼 최근에는 이색적인 선물로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이색 선물세트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본래 선물의 취지에 맞으면서 주는 사람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도록 희귀성, 실용성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된 제품”이라고 말했다.

받는 분의 품격을 더욱 높이고자 한다면 명인이 만든 명품 선물세트에 주목해보자. 이마트는 2010년 농촌진흥청 선정 탑프루트 품질평가회 대상을 수상한 윤영선씨가 키운 명품탑프루트사과(16입)를 7만4800원에, 천안·나주 지역 최장수 배나무에서 재배한 장수배(9입)를 7만9800원에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2008년 친환경 농산물 품평회 금상을 수상한 이상오 명인의 사과와 2009년 은상을 수상한 한강희 명인의 배를 하나의 세트에 담았다. 가격은 배 8입, 사과 10입에 12만 5천원~14만 5천원이다.

현대백화점은 전국 각지의 전통식품 우수 명인을 발굴해 간장, 조청, 간장게장, 돌미역, 명란 등 지난해보다 10품목 늘린 31개 품목의 명인명촌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완도 전복장 (전복 15미, 200세트 한정), 삼천포 쥐포 세트 (1.5kg, 12만원, 100세트 한정), 거문도 근해 은갈치 (3.8kg, 30만원) 등 명인들의 노하우가 담긴 ‘명품 선물’을 준비했다.

구제역 놀란 가슴… 정육보단 굴비 선호
등심, 갈비 등 정육세트는 명절 선물의 대명사다. 백화점 설 선물세트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아이템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구제역의 영향으로 굴비, 옥돔 등 비슷한 가격대의 수산물이 대체 인기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정육세트를 대체 할 수 있는 수산물, 특히 굴비세트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2~30원대 세트를 중심으로 물량을 10~15% 정도 늘렸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이 지난 12월 말부터 실시한 설 선물 예약판매에서 굴비와 갈치 등 수산물 예약판매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180% 가량 늘어났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도 2~30만 원대 굴비세트를 중심으로 갈치, 멸치 등 수산물 물량을 지난해보다 50% 확대했다.

구제역 여파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다양한 한우 소비 촉진 행사나 이색상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마트는 한우 소비를 촉진하고 축산 농가를 돕고자 냉장 한우세트 가격을 동결하고 물량도 냉동세트와 더불어 오히려 30% 이상 늘려 준비했다. 롯데백화점은 강원도 횡성 외에 전북 장수나 정읍 등으로 한우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청정지역인 울릉도에서 사육중인 칡소(언록소)의 고급 부위만을 엄선한 ‘울릉 칡소 명품세트(61만 원)’ 등 이색 한우 선물 세트도 내놓았다.

경기 회복 반영 한정판 고가세트도 풍성

대기업들이 지난해 좋은 실적을 낸 데다 경기 회복세로 법인 선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겨냥해 유통업체들은 고가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대거 준비했다.

롯데백화점은 2011년 설날 명품 특선 상품으로 ‘샤토 무통 로칠드 1945’(750㎖ 1병 한정)를 6200만 원에 내놓았다. 또 동의보감 원방을 재현한 ‘Gii 산삼경옥고’(600g 2개)를 1000만 원에, ‘로얄 살루트 62GUN 살루트’ 위스키를 450만 원에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현대명품’ ‘명인명촌’ 등 프리미엄 식품 선물세트 품목을 지난해보다 13 품목 늘린 40품목을 준비했다. VIP 고객을 위한 카탈로그도 별도 제작했다. 신세계백화점도 ‘5스타’와 ‘스페셜 기프트’ 등 프리미엄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 설 때보다 30% 정도 늘렸다.

전민정 기자 puri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