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은 업계 재편의 해’ 공감… 正道경영 외면 땐 곧바로 패망할 수 있어

국내 소셜 커머스의 한 축을 담당했던 데일리픽이 티켓몬스터의 품으로 들어감에 따라 국내 소셜 커머스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대형 업체로는 티켓몬스터와 위메이크프라이스닷컴(이하 위메프) 양강 체제로 변화를 맞게 됐다.

소셜 커머스 업계를 대표하는 현장 CEO들이 보는 우리나라의 소셜 커머스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우리나라의 소셜 커머스 시장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이코노믹리뷰>는 정확한 국내 시장 현황 파악과 CEO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 앞으로 업계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자 양대 소셜 커머스 업체의 CEO인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와 이종한 나무인터넷 대표(위메프 운영업체 CEO)의 지상 좌담회를 마련했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티켓몬스터가 최근 데일리픽을 인수하면서 업계 독주 체제를 굳힌 것 같다. 많은 업체 중에서 데일리픽을 인수 파트너로 삼은 배경은 뭔가.
신현성 (이하 신) : “티켓몬스터는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면밀히 분석해 특정 아이템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전국 단위로 제공하고 있다. 티켓몬스터의 다양하고 전국화된 상품 제공 능력과 데일리픽의 철저한 상품관리 노하우가 더해져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데일리픽 인수를 통해 티켓몬스터가 누릴 수 있는 가시적 성과가 있다면 무엇이 있나.
신 : “티켓몬스터는 전국 단위 서비스와 가장 많은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파악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다. 데일리픽은 맛집 위주의 특화된 서비스에서는 독보적이고, 업체 선정, 사후관리, 사이트의 시각적인 디자인 등에 강점이 있어서 회원들의 충성도가 가장 높다. 데일리픽 인수를 통해 고객 만족도 1위 달성이라는 새해 목표에 빠르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경쟁 업체인 티켓몬스터의 최근 몸집 불리기에 대해서 평가한다면.
이종한 (이하 이) : “우선 훌륭하고 용기 있는 결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티켓몬스터의 데일리픽 인수가 소셜 커머스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촉매제 역할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서도, 업계 전체가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면 어떠한 형태의 합종연횡도 반가워할 일이다.”

그렇다면 위메프도 언젠가는 티켓몬스터처럼 M&A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 : “지금은 밝힐 수는 없다. 하지만 소셜 커머스라는 비즈니스에 관심이 있는 타 업계의 대기업들과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다.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소셜 커머스 시장이 단순한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한 유통 시장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소셜 커머스 시장의 현황에 대해 총평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인가.
신 : “지난해 6월 이후 큰 자본을 가진 대형 기업들이 소셜 커머스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오픈마켓, 포털 등 대기업들도 시장에 진입한 상태다. 소규모 후발 주자들은 말할 것도 없이 많아졌다. 1년 동안 500개에 이르는 웹사이트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국내 소셜 커머스 서비스에 대해 고객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질 떨어지는 상품을 팔거나, 잠깐 영업하다 문을 닫는 곳도 많다. 올해가 시장 재편의 원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 “올해 소셜 커머스 시장이 5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 이상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지금은 과도기라고 본다. 그래서 발전 속도에 대한 판단은 무의미할 수도 있다. 영화 티켓 시장이나 책 판매 시장이 온라인 결제 시장으로 재편되었듯 소셜 커머스 시장도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들이 업계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신 : “자신들만의 사업 노하우와 강점을 인정받는 기업은 살아남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힘들 것이다. 시장이 재편되면서 시장 규모는 커지겠지만 사업자 수는 오히려 줄지 않을까 한다.”

이 : “소셜 커머스는 사기를 치는 엉터리 장사꾼”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서는 신뢰도 제고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바로 신뢰도 유지다.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 남을 것이다.”

이종한 나무인터넷 대표.

‘건강한 소셜 커머스 문화’ 창달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이 : “재차 말하지만 신뢰가 최고의 덕목이다. 파격적인 할인을 통해서 소비자의 주목을 끄는 비즈니스에서 할인을 했다고 소비자가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면, 소비자는 소셜 커머스에서 관심을 끄게 될 것이다. 몇 푼의 수수료를 더 받기 위해, 또는 눈에 보이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순간 소셜 커머스는 자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 : “이 사장의 생각처럼 고객들과의 신뢰를 쌓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소셜 커머스 기업에게 판매자(제휴사)와 구매자(소비자)는 모두 고객이다. 양쪽 고객의 신뢰를 동시에 쌓아가야 성장의 큰 힘이 될 수 있다.”

소셜 커머스 업계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나 노력, 개선책 등은 있나.
신 : “정부 주도의 벤처기업 지원은 많다. 하지만 벤처기업을 운영해 성공한 경험이 있는 분들이 기금을 관리한다면, 단순히 창업가들에게 나누어주는 것보다 좋은 인프라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또 미국에는 테크런치, 벤처비트 같은 마케팅 채널을 통해서 많은 벤처기업들이 홍보 효과를 얻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이슈화되기 전에는 마케팅 할 수 있는 방법이 크게 많지 않아 아쉽다.”

이 : “소셜 커머스는 모바일 특히 스마트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국내 스마트폰 결제는 너무 복잡한 것 같다. 스마트폰으로 좀 더 쉽게 소셜 커머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반 정책이 변경된다면 미국의 그루폰이나 리빙소셜처럼 국내에도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가 열릴 것이다.”

소셜 커머스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신 :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꾸준한 혁신을 추구해 볼 생각이다. 조직이 대형화, 안정화 되면서 현실에 안주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이점을 견지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이 : “소셜 커머스를 아직 많은 분들이 모르고 있다.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한 만큼 많이 이용해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소셜 커머스 산업이 정도(正道)를 걷고 있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혹은 소셜 커머스가 초심을 잃었다고 생각된다면 언제든지 꾸짖어 주길 바란다. 소비자들의 질책이 없는 산업은 생기를 잃기 때문이다.”

정백현 기자 jjeom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