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은 재건축 시장의 중심이다. 주요 재건축 단지가 대부분 몰려 있어 재건축 시장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 특히, 1만가구가 넘는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구 개포지구는 미니신도시급 규모를 자랑하며 강남권 재건축의 바로미터로 손꼽힌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에 1만440여가구의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개포지구는 1980년대 서민을 위한 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기 위해 조성된 아파트촌이다. 아파트를 지은 지 30년이 훌쩍 넘어가면서 재건축 대상에 포함됐다.

개포지구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매머드급 규모도 작용했지만, 지상 5층의 저층단지라는 점이다. 현재 강남권에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는 대부분 10층 높이의 중층 단지다. 같은 용적률이 적용된다면 기존 층이 낮을수록 재건축 사업성이 좋아진다. 낮은 만큼 더 많은 아파트(일반분양물량)를 지을 수 있어 조합원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부담금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재건축 사업 속도가 빠른 것도 관심을 끄는 이유다. 이 중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른 곳은 개포 주공1~4단지와 개포시영 아파트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주공2·3단지. 2014년 5월 21일 나란히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2014년 6월 사업시행 인가를 받은 개포시영과 함께 올해 안에 관리처분(일반분양 계획)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관리처분 인가가 나면 이주·철거를 거쳐 착공에 들어가고 일반분양을 할 수 있다. 주공1단지는 건축심의를 통과하고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개포주공4단지도 건축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단지 총 1만2000여가구의 재건축이 마무리되면 이 일대는 최고 35층 1만5000여가구에 달하는 미니신도시급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편리한 교통‧주거환경 쾌적…강남 ‘노른자’ 입지

개포지구는 인근 대치동과 역삼동·삼성동 등에 백화점, 종합병원, 대규모 복합시설 등이 자리해 주거 여건이 좋은 곳으로 꼽힌다.

양재천과 탄천이 지구 북쪽을 관통하며 풍부한 녹지와 최적의 수변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하천 주변에 자전거도로와 조깅 코스 등이 조성돼 여가활동을 즐기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지구 남쪽으로는 구룡산과 대모산이 있는 배산임수 지형이다.

강남의 다른 지역과 달리 ‘주거’중심 지역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32개 단지의 안팎에는 개원·개일초등학교와 개포·구룡중학교, 개포고, 경기여고 등 명문학군을 비롯한 초·중·고교 약 20개가 밀집해 있다.

교통도 편리하다. 지하철 분당선 구룡역~개포동역~대모산입구역~3호선 대청역으로 이어지는 노선이 지구를 지나간다. 또한, 양재IC에서 삼성의료원 앞까지 양재대로가 관통해 북쪽으로는 대치와 역삼동, 서쪽으로는 과천, 남쪽으로는 용인과 판교, 동쪽으로는 송파구 등으로의 접근이 용이하다. 최근에는 지하철 3호선이 5호선 오금역까지 연장돼 송파와 강동으로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또한, KTX·GTX역으로 개발되는 수서역도 가깝다.

▲ 서울 개포지구 모습. 사진=노연주 기자

용적률 낮고 대지지분 많아 투자수익 유리

재건축에서 사업성을 결정하는 것은 ‘대지지분’이다. 대지지분이란 아파트 전체 대지면적을 가구 수로 나눈 수치를 의미한다. 대지지분이 많다는 것은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물의 연면적 비율)이 낮아서 아파트를 더 많이 지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이 개포지구를 눈여겨보는 것은 재건축 이후 가격 상승 여력이 가장 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대치동과 도곡동 등 기존 고급 주택지와 가깝고 대지지분이 높아 추가 부담금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전망한다.

개포주공1단지 공급면적 기준 35㎡의 대지지분은 45.93㎡, 공급 42㎡의 대지지분은 56.98㎡, 공급 50㎡ A형의 대지지분은 68.92㎡다.

4만여가구 들어서는 친환경단지로 재건축

강남의 대표적인 저층 아파트인 개포주공1단지는 기존 5040가구가 6662가구(전용 42~168㎡)로 신축된다. 사업 대상지(30만7566㎡)는 3개 구역으로 나뉘어 1·2번 구역에는 최고 35층 높이의 아파트, 3번 구역에는 6층짜리 근린생활시설(상가)이 들어선다. 개포주공2단지는 최고 35층 1957가구 단지로 거듭나게 된다.

개포주공3단지는 최고 33층 1318가구로 재건축된다. 개포주공4단지는 현재 GS건설이 조합과 시공 계약을 맺은 상태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3329가구의 대단지 새 아파트로 거듭나게 된다. 개포시영아파트는 최고 35층 높이의 2296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재건축 완료 후 새 단지명은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로 정했다.

중층 재건축 단지인 주공5·6·7단지도 최근 본격적인 재건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4년 8월 중순 이 지역 입주자 대표들이 모여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한 상태다. 통합 재건축 추진안에 따르면 이들 단지는 35층, 4200여가구로 거듭난다. 통합 재건축이 성사되면 개포지구에서 개포주공1단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대단지가 된다.

개포지구 단지 중 유일하게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우성9차는 기존 232가구의 15층짜리 2개동을 용적률 356%로 1개층 늘리도록 세부개발안이 확정됐다. 시공사는 대림산업으로 선정된 상태다.

개포지구의 전체적인 계획안도 나왔다. 개포택지개발지구는 개포시영, 개포주공 1~7단지, 상록개포 8~9단지, 개포대우, 일원현대 등 32개 단지 총 2만8700여가구로 이뤄진다.

‘개포여울마을’로 이름이 결정된 개포택지개발지구는 개발이 완료되면 친환경 미니신도시로 거듭날 예정이다. 서울시 ‘개포택지개발지구 재정비안’에 따르면 개포지구는 현재 32개 단지 2만8704가구가 4만1135가구로 1만2431가구 늘어난다.

도로 면적도 65만㎡(도로율 16.5%)에서 79만㎡(20%)로 확대되고, 공원과 녹지도 79만㎡(20.1%)에서 87만㎡(22.1%)로 늘어난 친환경단지로 건축된다. 양재천~달터근린공원~대모산을 잇는 생태통로를 설치하고, 단지 중심부에 커뮤니티 광장을 조성한다. 또한, 양재천과 대모산, 각 광장과 공원, 지하철역, 학교 등을 연결하는 자전거도로를 구축하고, 주민들이 지역 전체를 연결해 걸어 다닐 수 있는 보행로 설치 계획도 세웠다.

또한, 개포시립도서관 외에 추가로 어린이도서관 1개를 신설하고 전시·공연장도 1개 들어선다. 아동·노인 복지와 보건 기능을 합친 커뮤니티센터 4곳, 청소년 관련 체육시설과 문화시설도 각각 1개씩 건립된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재건축 지연 가능성 ‘리스크’

개포지구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면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흐름을 살펴보면서 투자 목적과 목표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만약 사업 진행 과정에서 추가분담금이 더 나온다면 조합원 입주권보다 일반분양 가격이 더 저렴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으므로 지분 매입과 청약 전략을 동시에 비교·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사업승인까지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장기간 투자금이 묶일 수 있다. 재건축은 통상 7~8년 이상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변수가 많아 실제 사업이 속도를 내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전월세 시장 등 주택 수급 상황을 고려해 서울시가 단계적으로 재건축을 개발하기로 방침을 세워 이에 따른 변수도 배제할 수 없다.

리얼투데이 김광석 실장(www.Realtoday.co.kr)

리얼투데이 김광석 센터장은 현재 영암, 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주택과 산업단지, 계량분석 전문가로 부동산 정보업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닥터아파트 정보분석팀장, 유니에셋 리서치센터 팀장, 스피드뱅크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