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송석민 The First B&M Consulting Company 대표이사

최근 IT 업계의 화두 중 하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라고 할 수 있다. 그중 가장 Hot한 Item은 단연 ‘스마트워치’라고 일컫는 웨어러블 워치(Wearable Watch)일 것이다. 앞으로 스마트워치는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흥미진진한 기대감과 함께 미래의 예측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최근 어느 전자 기업에서는 스마트워치를 일반 시계와 동일한 형태로 평소에는 시곗바늘이 보이게 하고, 모양 또한 소비자가 친숙함을 느끼는 동그란 스타일로 개발해 출시한 것을 커다란 혁신이자 화젯거리인양 언론에 보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급하게 돌아가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현재의 스마트 워치의 기능과 시계 형태의 모양을 그대로 재현한 개발이 진정 중요한 것이며, 필요한 요건에 해당하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사람들은 시계를 왜 차고 다니는 것일까?” 시계가 필요 없다는 사람들도 있으며, 시계를 차고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도 시간을 확인하는 기능적인 편익만으로 차고 다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작게는 최신 패션 감각을 나타내는 감성적 편익(Emotional Benefit)의 충족을 위해서, 좀 더 크게는 자아의 사회적 투영과 자신의 신분이나 지위(Status)를 위해 시계를 필요로 한다고 본다. 그럼 시계 시장은 어떻게 나뉘어 있는가? 이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분류해 볼 수 있겠다. 하나는 가격 저항선이 낮아 비교적 접근하기 쉽고 구매빈도가 잦은 트렌디한 중저가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시계이며, 또 다른 하나는 브랜드가 나를 대변해준다는 믿음이 있는 고급 명품브랜드 시계 시장이다. 전자는 비교적 쉽고 자주 구매하는 패턴을 보이고, 또 디자인의 잦은 변화가 필요한 시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명품 브랜드 시계 시장은 매우 고가의 금액을 지급하는 대신 나의 품격을 대변해 줄 수 있어야 하며, 잦은 디자인의 변경이나 제품의 출시는 소비자의 구매 피로도를 높여 자칫 시장에 대한 불신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적절한 시점에서의 신제품 출시와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Identity) 유지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스마트워치는 어느 시장에 들어갈 수 있겠는가? 분명 IT 기술의 발전은 머지않은 미래에 스마트워치나 어떤 형태의 장치(Device)로든지 현재 스마트폰의 기능적 편익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의 스마트워치는 출시되는 순간, IT 기기의 역할과 동시에 시계라는 커다란 패션시장의 수많은 브랜드를 경쟁자로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형태로는 시계 시장의 두 가지 형태의 카테고리 어디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첫째, 명품 브랜드 시계와의 경쟁 혹은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으로 보면, 적어도 시계 한 개에 몇백만원을 지급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소비자가 기대하는 것은 선택한 브랜드가 꽤 긴 시간 동안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대변하는 역할을 해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워치는 IT 기기라는 특성상 기술의 진부화가 너무도 짧고, 새로운 기술의 개발로 신규 모델의 출시가 매우 빈번하게 발생해야 삼성전자 또는 애플이라는 전자 회사의 매출이 보장되며 기업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따라서 짧은 시간 동안의 제품 유지를 해야만 하는 특성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명품으로서의 반열에서의 경쟁은 쉽지 않아 보이며, 혹 이들 전자회사와 콜라보레이션 하겠다는 (몇몇 기업이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 명품 브랜드가 있다면, 그 브랜드는 머지않은 시간에 명품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리는 지름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이유인 중저가 패션 시계로서 시장에서의 스마트워치의 경쟁력은 수없이 다른 디자인의 시계와 더불어 다양한 가격대의 브랜드와 경쟁해야 하는 만큼 ‘과연 얼마만큼 다양하고 많은 종류의 스마트워치를 삼성이나 애플이 만들어 내고, 시계를 제조 유통하는 회사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내부적 구조체계를 갖추어 나가고 있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고 본다.

영화 <데몰리션 맨> 등의 미래를 주제로 하는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유니폼 같은 균일한 복장과 유사한 형태의 스마트워치 디자인을 같은 집단의 사람들이 동일하게 차고 다니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스마트폰의 연장선상에서 휴대의 편리함으로의 기능적 편익의 확장을 위한 스마트워치는 가까운 미래에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까지의 기술력이 보강된다면, 시장의 재편은 분명 될 것으로 본다. 그것이 시계이든 다른 카테고리로서의 접근이든지, Wearable Device의 발전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간 중심적이라기보다는 기술자들의 강박적인 기술개발의 조급함이 더해져 나타나는 기술의 진보로 보이기에 안타까움이 많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기술의 지속적인 개발로 편의를 누리고, 모르던 세상을 알게 되는 경험을 소비자로서 느끼게 해 주는 것에는 감사함을 전한다. 하지만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사회적 책임을 느껴야 하는 기업들이라면, 기술의 개발만을 좇기보다는 지금이라도 좀 더 인간 중심적인 사고로 돌아가서 진정 ‘소비자가 필요로 하며 받아들일 수 있는 제품들인지’, ‘삶의 질을 더 윤택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들인지’를 양심에 따라 냉정하게 따져봐야 될 시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