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하고 여유로운 나만의 삶을 즐기는 놈코어 족에게 운동은 필수다. 특히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트레이너에게 배우는 ‘퍼스널트레이닝’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사진=노연주 기자, 장소 제공=리복 크로스핏 센티넬 IFC 박스.

건강하고 여유로운 나만의 삶을 즐기는 이들에게 운동은 필수다. 그러나 예전처럼 다이어트만을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은 줄고, 고상한 자세와 건강을 위해 이미 날씬한 사람들이 ‘관리’ 차원에서 하는 운동이 대세를 이룬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나 자신의 생활방식과 건강하고 여유로운 삶을 즐기기 위한 이들의 행위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여유로운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에 평범함을 추구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놈코어족은 트렌드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습성이 있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배우기 위해 최근 가장 인기를 끄는 게 ‘퍼스널트레이닝(Personal Training)’과 ‘필라테스(Pilates)’다.

‘퍼스널트레이닝은 트레이너가 트레이닝 받는 사람을 상대로 1대1 지도하는 것을 뜻하는데, 특히 고객들의 ‘실질적인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체형 교정 및 생활 전반에 걸친 집중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필라테스 역시 고급스럽고 우아한 여배우들의 운동이라는 이미지로 여유로움을 추구하는 여성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리복 크로스핏 센티넬 IFC 박스’ 트레이너에 따르면 예전에는 누구나 러닝머신 위에서 뛰거나 정형화된 운동을 일률적으로 하는 모습이었다면, 최근 몇 년 사이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운동하는 고객이 점점 늘고 있다.

또한, 마라톤, 탁구, 테니스, 볼링 등 과거부터 꾸준히 해왔던 운동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관련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마켓 옥션에 따르면 건강을 위한 다양한 스포츠 관련 제품 판매가 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큰 비용 없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올랐다. 지난해 12월 5일부터 올해 1월 6일까지 한 달간 러닝·마라톤 용품의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했다. 특히, 마라톤의 경우 큰 비용 부담 없이 꾸준한 자기 관리를 통해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관련 매출이 꾸준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테니스, 스쿼트용품 판매도 마라톤처럼 같은 기간 판매에서 60%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평범해도 나에게 맞고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즐기자는 인식이 높다”면서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찾기 위해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하거나 과거부터 꾸준히 해왔던 운동을 소박하고 평범하게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놈코어는 정형화에 대한 일종의 반항 심리”

[인터뷰] 양 윤 이화여대 심리학 교수

▲ 양윤 교수

왜 놈코어가 이슈인가. 소비자의 심리가 변한 이유는 무엇인가.

디지털화로 인해 모든 것이 정형화되고 결과를 정해 놓은 계산이 만연한 사회에 대한 일종의 ‘반항 심리’라고 할 수 있다. ‘정형화의 틀에 박힌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편안하게 노출시키겠다’는 심리가 표출된 것이다. 소비자가 자신만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으로, 틀에 묶여 있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기 노출 효과가 강해지면서 생겨났다고 본다.

사실 20세기 자기 노출이 강한 사람은 남을 의식하지 않았다. 그러나 21세기가 되면서 자기 노출이 강한 사람 역시 사회가 복잡해지고 얽히면서 남을 의식하는 사회로 변해갔다. 이런 것들에 대해 피곤함을 느끼는 소수의 저항에서 시작된 것이 ‘놈코어’다. 나는 이렇게도 살 수 있다는 ‘나 어때’ 트렌드와 같이, 소수가 가지고 있는 반발심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 주변에서도 놈코어가 많이 있는지.

해외 유명인 가운데 고(故) 스티브 잡스가 대표적인 놈코어족이라고 할 수 있다. CEO들이 공식 석상에 등장할 때 주로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매는 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는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으면서 그동안 정형화됐던 틀을 깼다. 이는 남을 의식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편안하게 행동하는 놈코어의 예로 볼 수 있다. 사실 스티브 잡스의 경우 다소 의도적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쿨한 심리적 반발에 의해서 나를 보여주는 자기 노출 효과와 주관이 강하거나 독립적인 사람들이 생기면서 놈코어라는 신조어까지 나온 것이다. 여기에 디지털 문화의 정형화된 것에서 벗어나 다시 평범함을 넘어 복고로 돌아가는 패턴까지 보이고 있다. 이에 최근 예능 프로그램이나 영화 또는 아이템 또한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