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다음카카오

지난해 다음카카오는 이른바 ‘카카오톡 감청 사건’으로 홍역을 앓았다.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연일 해명도 하고 ‘비밀 채팅 모드’와 같은 신규 기능도 도입했다. 이번에는 아예 새로운 모바일 메신저를 출시했다. 사진과 동영상 소통이 중심인 ‘쨉(Zap)’이 그것이다. 이 서비스는 24시간 뒤 콘텐츠를 자동 삭제해주는 기능도 탑재했다. 인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과 스냅챗을 섞어놓은 모습이다.

다음카카오는 13일 사진과 동영상으로 소통하는 모바일 메신저 쨉을 출시했다고 전했다. 이 서비스는 기존 문자 위주 소통 방식에서 탈피해 사진과 동영상 위주로 대화할 수 있는 메신저다. 또한 등록된 콘텐츠는 24시간 뒤 사라진다. 48시간 동안 활동이 없으면 대화방도 자동적으로 삭제된다. 지난 '감청 사건'에 대한 대응책 중 하나로 읽히는 지점이다. 

이 앱에는 카메라 기능이 탑재돼 별도의 앱을 사용하지 않고 대화방에서 바로 촬영해 대화를 진행할 수 있다. 카메라 버튼을 길게 누르면 최대 5초 분량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대화는 사진이나 동영상의 댓글로만 가능하다. 다음카카오는 이 앱에 댓글과 ‘좋아요’ 기능을 넣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적인 요소도 도입했다.

하지만 쨉을 신개념 서비스라고 부를 수는 없겠다. 메시지를 보내고 상대방이 확인하면 얼마 후 자동으로 메시지가 사라지는 기능을 탑재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과 컨셉이 몹시 유사하기 때문이다. 스냅챗의 이용자수는 지난해 2억명을 돌파했으며 월간활동사용자(MAU)도 1억명이 넘는다. 콘텐츠를 자동으로 삭제해주는 기능은 스냅챗과 별도로 지난 ‘감청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볼 수는 있지만 이미 많은 시간이 흐른 뒤다.

다음카카오는 쨉이 ‘이미지와 동영상 중심의 소통 메신저’라고 강조하지만 이 부분도 새로울 것은 없다. MAU가 3억명을 돌파한 ‘베스트셀러’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이 이미 지원하는 기능인 탓이다. 인스타그램에선 하루평균 7000만장의 사진이 올라와 공유된다. 하루평균 ‘좋아요’ 수는 25억개에 달한다. 쨉이 인스타그램이 차지하고 있는 분야를 침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카카오는 “바로 촬영해 바로 공유하는 쨉의 사진 기반 대화방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10대와 20대 특유의 톡톡 튀고 창의적인 메신저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인스타그램’과 ‘스냅챗’을 알고 있는 사용자들은 쨉을 새롭고 ‘톡톡 튄다’고 느끼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