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미국에 처음 갔을 때가 1971년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미국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들을 대하는 태도였다. 물론 미국에서도 할머니들은 아이들이 보챌 때에는 초콜릿이나 콜라도 먹게 하지만, 부모들은 어릴 때 초콜릿같이 단 과자를 많이 먹으면 세포에서 당분을 계속 요구하게 되어 성인병에 일찍 걸릴 수 있는 우려로 아무리 보채도 절대 초콜릿이나 단것을 주지 않는 것이었다.

여러분도 ‘알코올중독자(알코홀릭)’란 말은 들었어도 ‘초코홀릭’이나 ‘코크홀릭’ 같은 말은 생소할 것이다.

그때 벌써(1971년) 미국에서는 식생활에도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절제된 관리를 하였다.

미국과 한국의 자식 사랑에 대한 패턴이 서로 다른 것이었다. 한국 어머니의 자식 사랑은 유별난 것이었지만 필자가 언급하고 싶은 것은 미국에서는 부모가 어릴 때부터 자녀들이 원한다고 무조건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 원한다면 그들 스스로 일거리를 찾아 ‘돈(money)’을 벌어 써야 한다. 이러므로 금전을 천하게 여기는 한국보다 ‘금전’의 가치, ‘재화’의 가치에 대해 철저히 알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어머니 얘기는 많이 있다. 한석봉 어머니가 대표적이다.
한석봉 어머니는 진정한 사랑은 주는 것이 아니라 아픔을 느끼면서도 뺏는 사랑이라는 것을 가르쳐준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고령화 시대에 진입하여 무엇보다 노인들이 노후관리나 생활지수의 문제가 심각하게 되어 있다.

유행하는 말로 고령화에서 3불행이 무전(無錢), 무업(無業), 무처(상처, 喪妻)라고 한다.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노인들이 살아갈 수 있을까.
3불행(不幸) 중 가장 첨예하게 대두되는 것은 무엇보다 무전(無錢)이다.

돈이 없으면 병이 나기 쉬운 노인들 생활에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여가 선용이나 인간다운 삶 웰빙은 ‘저리 가라’에 있다.

자녀교육 매뉴얼이 없는 한국
최근에 심각한 것은 아들 때문에 부모가 그동안 모아두었던 노후자금을 날리거나, 또 퇴직금으로 노후생활에 대처할 계획이 아들의 사업자금이나 허황된 생활로 모두 뺏기다시피 되어 무전의 불행을 자초하는 것이 문제이다.

그런데 그 대부분의 경우가 부모 중에도 모(母) 쪽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저 주는 사랑의 모정(母情)에 이끌려 자식이 보채는데 안타까워 아버지 모르게 사업자금으로 집을 담보로 대출해 주거나 퇴직금 등 노후자금을 빌려주어 문제가 일어난다.

결과는 자식이 못 갚고 아버지가 알게 되고 대부분 어머니는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서 고민하다 병이 걸리거나 길가에 나앉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이는 어릴 적부터 자식의 독립을 유도하는 가정 매뉴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진정한 자식 사랑은 한석봉 모친과 같은 뺏는 사랑이고 절제된 사랑이어야 하나 그저 눈앞에 단순한 모정에서 주는 사랑이다 보니 ‘초코홀릭’이니 ‘코크홀릭’이 되어 자녀가 성장하여도 결국 마마보이로 허황된 ‘마마홀릭’ 환자를 만드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어머니들이여! 자식 사랑은 ‘주는 것’에 있지 않고 그들의 미래에 교훈이 되는 단호함의 ‘뺏는 사랑’에 있다는 것을 아시기 바란다.

그리하여 성장한 자식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부모는 부모대로 경제적인 측면이나 정신적인 면에서 단순히 자식에 매이는 사랑을 넘어 독립적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결심들을 해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자녀도 건강한 생활인으로 성숙된 생각을 할 것 아닐까!

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