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5를 빛낸 별

스마트카 전성시대가 열릴까? CES 2015는 ‘그렇다’라고 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몰려 있는 CES 2015 북측 전시관은 스마트카의 미래를 확인하기 위한 관람객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협업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A7을 내세운 아우디는 LG전자의 스마트워치로 자사의 스마트카를 무대로 불러내는 퍼포먼스를 펼쳤으며,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의 기조연설 무대에 엘마 프리켄슈타인 독일 BMW 부사장이 등장해 비슷한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는 스마트워치와 연동되는 새로운 기술인 블루링크 시스템을 탑재해 눈길을 끌었다. 벤츠는 무인 자동 주행차 ‘F015 럭셔리 인 모션’을 전면에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CES 2015가 미니 모터쇼가 된 분위기다.

▲ FCV. 출처=도요타

시장 성숙기에 돌입한 스마트폰은 폭발적인 관심에서는 멀어졌으나 다양한 제품 라인업이 등장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LG전자의 ‘G플렉스2’가 인상적이다. 휘어진 곡면 바디에 스냅드래곤 810과 풀 HD를 탑재했으며 뒷면엔 보호코팅 처리를 했다. 조용한 혁명을 준비하고 있는 HTC의 ‘디자이어 326’도 바람몰이에 나섰으며, 64비트 인텔 아톰 프로세서와 인텔 XMM 7260 LTE-A 모뎀을 장착한 레노버의 ‘P90’에도 이목이 쏠렸다. 듀얼렌즈를 장착한 화웨이의 ‘아너6 플러스’도 있다.

CES 2015는 그 어느 때보다 로봇기술의 발전이 두드러졌다. 서비스부터 휴머로이드까지 다양하다. 국내 로봇 전문업체인 퓨처로봇(Future Robot)은 서비스 로봇 ‘퓨로-아이 홈(FURO-i HomE)’과 ‘퓨로-아이 시큐어(FURO-i Secure)’를 통해 그 기술력을 뽐냈으며 싱가포르에 있는 브이사이버(Vcyber)사는 오투스(OTUS)라는 비디오 콘퍼런싱 로봇 솔루션을 공개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블록과 로봇을 결합한 모듈러 로보틱스 업체인 모스(MOSS)도 이슈였다.

사물인터넷의 발전으로 다양한 기술적 향연이 펼쳐졌다. 삼성전기의 스마트 무선충전 테이블 솔루션은 이용자의 모바일 기기를 무선 충전이 가능한 식탁이나 책상에 탑재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제품이다. 여기에 스마트폰에 메탈 소재의 커버를 장착해도 3cm가량 떨어진 상태에서 2대 이상의 디바이스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무선충전 기술도 나왔다. 발열기능은 물론 생체리듬도 파악하는 스마트 침대 기술도 등장했으며, 삼성전자 및 LG전자는 자체 스마트홈 시스템에 주목하며 총체적 생태계 구축에 나서는 기색이다.

스마트카부터 시작해 초연결에 중심을 둔 사물인터넷이 대세로 부상하는 순간이다. 국내 통신사 중에서는 최초로 CES 2015에 모습을 드러낸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 기술도 매력적이다. 대기 상태를 확인하는 에어큐브부터 골프장에서 그린의 경사를 측정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 골프, 교육용 로봇 아띠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차례로 런칭했다.

드론의 발전도 CES 2015의 화두다. 사상 최초로 드론을 위한 독립 전시공간이 마련됐을 만큼 그 인기와 인프라가 남다르다. 중국계 드론업체인 DJI는 플래그십 모델인 ‘팬텀’ 후속 제품을 선보였으며, 소니 액션캠을 장착한 스포츠용 드론인 에어독 인터내셔널도 CES 2015의 상공을 날았다.

국내에서는 바이로봇이 드론을 출시해 관심을 끌었다. HD 카메라를 장착한 바이로봇의 드론은 그 자체로 대한민국 드론산업의 미래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D프린터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당장 전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규모 면에서 2배 이상 커졌으며 지난해 7600만달러(약 843억원)에 불과하던 시장규모는 오는 2018년 1억7500만달러(약 194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D 시스템즈·메이커봇을 비롯해 다양한 업체들이 3D프린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국내에는 하이비젼시스템과 로킷이 꼽힌다.

 

CES 2015, 무엇을 남겼나

스마트카의 발전과 사물인터넷 기술의 진화, 여기에 다양한 가전과 IT기술의 만남은 결국 기존의 패러다임을 부수는 영역의 파괴로 수렴되는 분위기다. 결국, 이러한 흐름은 생태계 구축의 신호탄으로 촉발되어 순환의 고리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연결을 정점으로 삼는 사물인터넷이 발전하는 대목은 CES 2015의 가장 커다란 수확이다. 콘트롤타워를 중심으로 다양한 연결의 반복은 빅데이터와 연결되는 한편, 큐레이션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기술의 외연적 확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과정에서 생태계가 창출되고 운영될 전망이다. 현 단계에서 드론과 3D프린터는 각각의 자리에서 발전하고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겠지만, 결국 이들은 하나로 연결되어 새로운 산업모델을 창조해낼 가능성이 높다.

▲ 출처=LG전자

CES 2015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 주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영역의 파괴가 생태계로 창출되는 과도기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CES 2015는 IT가 가전제품과의 결합을 넘어 생활밀착형 플랫폼을 지향하게 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여실히 증명했다. 이제 단순한 결합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