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인=이코노믹리뷰 성병찬 팀장

잘 보여서 뭐해? '평범함'이 좋다!

[놈코어 it 아이템 - 남성]

회사원 이종은(32세·가명) 씨는 평범한 외모의 남성이다. 특별히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신경 쓰는 점은 없고 자기만족을 최우선으로 둔다. 하지만 최근들어 주변에서는 '알면 알수록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는 평가를 받곤 한다.

이 씨의 하루는 이렇다.

▲ 까쉐 아이테라피롤러. 출처=까쉐

그는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난 후 남들처럼 얼굴에 스킨로션을 바른다. 특별히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다면 유난히 어두운 눈 밑이다. 20살 이후부터 아이크림을 사용했고 지금까지 눈 주변은 빼놓지 않고 관리하고 있다. 그가 사용하는 '아이테라피롤러'는 눈가를 따라 굴리면 액이 나오는데, 사용이 간편해 수시로 애용하는 제품이다. 꾸준히 사용하니 컴플렉스였던 다크 서클도 점점 옅어져가고 있어 이제는 얼굴에 자신이 있다.

이 씨는 요즘 회색 티셔츠에 청바지, 그 위에 야상 스타일의 아웃도어 점퍼를 즐겨 입는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회색 티셔츠와 청바지는 브랜드별로, 핏(Fit)별로 구매했다. 오래전부터 종은 씨의 부모님은 같은 옷만 산다고 잔소리를 늘어놓지만, 옷마다 다른 특징과 그만의 취향이 보인다는 주변의 평가에 뿌듯함을 느낀다.

"유행하는 옷은 보통 마르거나 몸이 좋은 사람에게 맞춰져 있잖아요. 저는 멋진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저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고 싶어요."

▲ 캐슬록 다운점퍼. 출처=마모트

그는 이번 겨울을 맞아 점퍼를 새로 구입했다.  그동안 야상을 많이 입었지만 보온성이 좋은 아웃도어 점퍼를 찾던 종은 씨는 작년까지 아웃도어 매장을 가득 채운 명도 높은 원색의 아웃도어의 색상에 질겁해서 구매를 미뤄왔었다. 결국 그가 고른 제품은 마모트의 '캐슬록 다운점퍼'다. 겉만 보면 카키색의 캐주얼 야상과 다를 바 없지만, 보언성과 더불어 평상시에도 캐주얼하게 걸칠 수 있어 만족하고 있는 제품이다.

▲ 로버스 밀레니아2 스니커즈. 출처=로버스

여기에 스니커즈까지 신으면 이종은 씨의 겨울 패션 완성이다. 첫 출근을 제외하고 이종은 씨는 구두를 신은 적이 없다. 세미정장에도 무난히 어울리고 어떤 스타일에도 매치가 잘 되는 스니커즈가 그의 '잇 아이템'이다. 특히 요즘 자주 신는 로버스의 '밀레니아2' 스니커즈는 기본적인 디자인에 편안한 착화감이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이종은 씨는 회사에서 업무 중 잠시 쉬는 시간이나 퇴근길의 버스나 지하철 등 시간이 날 때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 음악을 들으면 오늘 하루 열심히 일한 보상을 받는 느낌이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취미를 위해 항상 ‘뱅앤올룹슨‘의 H3 이어폰을 애용한다. 이 브랜드의 이어폰만 벌써 7번째 구매했다.

▲ 뱅앤올룹슨 H3 이어폰. 출처=뱅앤올룹슨

이어폰에 대해 잘 모를 때는 아무 이어폰이나 샀지만 우연히 매장에서 테스트용 이어폰을 껴본 후, 이종은 씨는 새로운 이어폰의 세계에 입문했다. 평소에 자주 듣던 노래도 이 이어폰으로 들으면 바로 옆에서 연주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남들은 큰 차이를 모르겠다고 하고 20만원이 넘는 가격이 비싸다고도 하지만 이종은 씨에게는 가장 필요한 아이템이다.

"남들의 기준을 귀담아 듣진 않아요. 취미는 남이 원하는 게 아니라 제가 원하는 거잖아요. 가격을 넘어서 더 큰 가치를 얻으니까 만족합니다."

 

판박이 유행 No! ‘나만의 멋’ Good!

[놈코어 it 아이템 - 여성]

 

회사에 입사한 지 벌써 1년이 다 돼가는 구지혜(26세·가명) 씨는 동안의 외모는 아님에도 아직까지 학생 같다는 소리를 듣는다. 회사에서 입사하면 입는 옷도, 가방도 스타일이 바뀌기 마련인데 지혜 씨는 학생 따와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일을 시작한 후에도 스타일이 그대로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제가 지니고 다니는 아이템들은 다 저에게 너무 익숙한 것들이라 바꾸고 싶지도 않고 그럴 필요성도 못 느끼거든요."

그녀는 평소의 여서들의 단골 고민인 "어떤 옷을 입을까"에 대해 고민한 적이 거의 없다. 구지혜 씨가 겨울에 가장 즐겨입는 옷은 무채색의 니트이기 때문에 어디에 입어도 어울리지 않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브랜드마다 많은 니트가 나오지만 구 씨는 그 중에서도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니트를 고른다.

▲ 코지 케이블 니트. 출처=에잇세컨즈

최근 그렇게 고른 니트는 에잇세컨즈의 '코지 케이블 니트'다. 마음에 드는 옷을 찾은 그녀는 같은 니트의 아이보리, 네이비, 그레이 색상을 모두 구입했다. "출근할 때도, 친구를 만날 때도 입을 수 있고 어떤 아이템과도 잘 맞죠. 유행을 타지 않으니 언제 입어도 무난하고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는 점이 장점 같아요. 친구들은 매일 입을 옷이 없다고 하는데 저는 몇 년씩 같은 옷을 입어도 되니 좋아요."

▲ 오일세럼 메이크업 피니셔. 출처=아리따움

겨울철 한파가 거세지니 밖에서는 찬바람에, 사무실에서는 온풍기 바람에 피부가 논바닥처럼 갈리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빠트리지 않고 사용하는 화장품이 아리따움의 '오일세럼 메이크업 피니셔'다. 비비크림과 조금 섞어 바르고, 그 후 다시 볼 부분에만 톡톡 발라주면 원래 내 피부 같은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이 완성된다. 화려한 메이크업이 유행할 때도 지혜 씨의 메이크업은 쌩얼 같은 자연스러움이 특징이었다. 꾸준한 관리로 요즘 혈색이 훨씬 좋아보인다는 칭찬을 듣는 것도 다 이 제품 덕분이다.

▲ 라미 사파리. 출처=라미

최근 그녀가 사랑하는 아이템을 고르라면 바로 만년필이다. 핸드백 파우치 안에 고이 들어있는 만년필은 브랜드 라미의 ‘사파리’ 제품이다. 이전부터 캘리그라피와 그림을 그리는데 빠져있는 그녀는 다양한 색상이 특징인 이 제품을 5자루나 갖고 있다. 생삭별로 다른 느김이 들기도 하고 타 브랜드에 비해 5만원 대라는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아 자주 애용한다.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돈도 많이 들지 않는 취미잖아요. 고등학생 때부터 좋아했어요. 그래서 만년필은 항상 갖고 다니거든요."

▲ 경리단길. 사진=이미화 기자

주말에 사람들이 북적이지 않는 숨겨진 골목 맛집을 찾아다니는 지혜 씨는 항상 경리단길을 찾는다. 번화가에 있는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카페의 천편일률적인 맛과 분위기는 싫다. 많은 사람들에게서 멋어나 한적한 골목을 다니며 맛잇는 것도 먹고 그림도 그리며 자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너무 많은 사람이 경리단길을 찾고 있다. 미디어를 통해 각종 맛집이 소개되면서 어느 음식점을 가도 1시간씩 기다려야 한다. 지혜 씨는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고요했던 경리단길을 그리워하며 슬슬 다른 지역을 탐색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