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는 평소보다 몸을 웅크리고 활동량이 줄어 체중이 늘기 십상이다. 더욱이 따듯한 실내에만 머물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이런 때일수록 운동이 필요한 법. 따듯한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 포켓볼보다 좋은 게 또 있을까. 천천히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게임하는 동안 차 한잔을 곁들일 수 있는 흔치 않은 레저 스포츠로, 게임하는 재미에 운동 효과까지 제대로 얻을 수 있다.

긴 큐를 잡고 에너지를 집중해 흰 공을 친다. 순간, 흰 공이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컬러 공을 테이블 구석의 포켓으로 밀어 넣는다. 상상만으로도 짜릿한 이 장면이 바로 포켓볼(Pocket billiard)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고도의 집중력과 치밀한 두뇌 계산으로 게임을 이끌어가는 재미는 이 한 방의 큐에서 절정을 이루고, 정확히 맞아 들어가는 공은 모든 스트레스를 날리는 원동력이 된다. 포켓볼에 빠지면 좀처럼 헤어 나올 수 없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차유람 등 유명선수 배출하며 대중 스포츠로 인기몰이
포켓볼은 당구의 한 종류다. 당구는 지난 1988년 제8회 장애인올림픽대회 정식 종목 채택을 시작으로, 1992년 제25회 올림픽경기대회 시범 종목을 거쳐, 1998년 아시아경기대회에서 10개의 금메달이 걸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전문 스포츠로 입지를 다졌다. 우리나라에는 1993년에 도입, 2년 후인 1995년에 당구장이 유흥오락 시설에서 생활체육 시설로 바뀌면서 누구나 즐기는 대중 레포츠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캐롬(3쿠션), 잉글리시 빌리어드, 스누커 등과 함께 당구의 정식 종목 중 하나인 포켓볼(8볼, 9볼)은 빌리어드 테이블 위에서 15개의 적구(컬러 공)와 1개의 수구(흰 공)로 즐기는 레저스포츠다. 긴 쿠션의 중앙과 네 모서리에 총 6개의 포켓이 있는 빌리어드 테이블에서 수구를 이용해 적구를 차례대로 포켓에 넣으면 득점하는 방식이다. 유연하면서도 순간적인 파워를 요구하고, 고도의 집중력과 예측력, 구상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게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최근에는 김가영, 차유람 등 연예인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는 선수들을 배출하면서 꾸준히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격하지 않은 온몸운동,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
포켓볼은 규칙이 간단하고 배우기도 쉬워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다. 매서운 눈빛으로 한 큐, 한 큐 정신을 쏟아부으며 경기에 열중하다 보면 집중력 향상은 물론이고, 혈액순환, 스트레칭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볼을 치기 위해 허리를 굽히고 펴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레 허리 운동이 되고 또 팔과 다리를 뻗어 자세를 잡다 보면 시나브로 다리와 팔의 유연성이 길러진다. 빌리어드 테이블을 돌며 포켓볼을 치다 보면 운동장 몇 바퀴를 걷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포켓볼은 몸과 두뇌를 함께 쓰는 스포츠로 청소년기 두뇌 발달,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격하지 않으면서 온몸운동을 할 수 있으므로 체력 부담이 적어 어르신들에게 적합한 운동으로 자리를 잡았다.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에티켓 철저히
포켓볼은 게임 방식에 따라 로테이션 게임, 나인볼 게임, 14-1 래크 게임, 에이트볼 게임, 볼라드 게임, 원 포켓 게임, 베이식 게임 등으로 나눈다. 이중 ①∼⑨번까지의 적구와 수구 1개를 사용해 ⑨번 공을 먼저 넣으면 이기는 나인볼 게임이 가장 인기다.

포켓볼을 즐기려면 빌리어드 테이블, 볼, 큐, 큐 손질대, 초크, 손 장갑 등이 필요하다. 포켓볼 경기를 진행하는 데 가장 중요한 도구는 큐다. 포켓볼 큐는 일반 당구 큐보다 가늘고 긴 게 특징인데, 길이는 보통 137~147㎝ 정도다. 포켓볼 선수의 키와는 상관없이 잡았을 때 약간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으로 고르면 된다. 또 정확한 스트로크를 위해서 곧게 뻗은 큐를 골라야 한다. 그런데 이 같은 포켓볼 장비는 고가이기 때문에 대부분 사설 포켓볼장을 이용한다. 이용료는 지역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대개 10분에 1,300~1,500원 선. 단, 포켓볼을 즐길 때에는 에티켓과 매너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

가령, 공을 세팅할 때는 성의 있게 공과 공을 잘 붙여 놓아야 하고, 상대가 치고 있을 때에는 말을 걸거나 신경 쓰이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한다. 큐를 다룰 때에는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자신이 쳐서 공이 튀어 나가거나 흰 공이 들어가면 얼른 꺼내줘야 한다. 이처럼 포켓볼 에티켓과 매너를 배우다 보면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저절로 몸에 배게 된다.

이 기사는 건강소식 12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