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그리스 여론 조사 결과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지지율이 30.4%로,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가 이끈 신민당(27.3%)을 3.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시리자가 1월25일로 예정된 총선에서 승리하면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이른바 '그렉시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유로존에 대해 회의적 입장인 그리스 제1야당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가 선거에서 이길 경우 그리스의 탈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고 있다. 시리자는 2010년 이후 재정위기로 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받은 2450억 유로의 구제금융 조건에 대해 채무 재조정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독일 최고 권위의 시사주간지 슈피겔(Der Spiegel)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안전하게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정치권과 언론은 메르켈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성급한 판단이고 위험한 판단이라고 맹비난을 했다. 이같은 여론에 대해 독일 정부는 즉각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수용할 용의가 있다는 보도를 부인하고 그리스를 포함한 유로존의 강화를 원한다고 밝혀 일단 논란을 잠재웠다.

유로존이 안정적인 상황이어서 그리스가 탈퇴해도 별 문제가 없어 용인하겠다는 독일 정부의 입장과는 달리 유럽 국가 대부분의 입장은 여전히 명확하다. 유럽연합(EU) 아니카 브레이드타르트 대변인은 5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은 없다며 회원국 지위는 변경할 수 없지만 오는 25일 총선 결과 이후 회원국 지위 조건은 재협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 테살로니키 아리스토텔레스 대학의 드미트리 마드라스 교수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로가 우리 통화이고 드라크마(2002년 폐지된 그리스 화폐)는 가상 화폐다”면서 “유로존 탈퇴는 유럽 뿐만 아니라 그리스에게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만약 그렉시트가 일어난다면 EU는 자신들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리게 될 것이고 이 것이 유로에도 악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지세를 넓히고 있는 그리스 좌파 시리자는 유로존 탈퇴를 원치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들은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가 시리자 선거 승리에 대해 견제할 목적으로 겁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