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은 첨예한 이슈의 충돌과 파열음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곳이다. 자연스럽게 논란이 이어지며,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구치소 수감 형태를 두고 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가 ‘극단적인 이중잣대’라고 비판하고 나서며 온라인은 또 한번 논쟁속으로 빠져들었다. 한승범 대표는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대중의 비판을 '그릇된 욕망'에서 찾아 논란에 휘말린 인물이다.

 

아래는 컬럼 전문.

이석기 독방 vs 조현아 혼거실, 이래도 마녀사냥이 아닌가?

서울고법 형사9부는 2014년 8월 11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내란선동 및 국가보안법 이적동조 부분에 유죄를 선고하고 징역 9년, 자격정지 7년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석기 판결문에서 “대한민국 체제 전복이라는 내란 범죄를 실행시킬 목적으로 선동 행위를 한 점이 인정된다”면서, “내란선동죄를 저지른 것은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에 중대한 해악을 끼치는 것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이석기 전 의원은 수원구치소에서 독방에 수감됐었다. 대한민국 그 어느 누구도 이석기 전 의원이 다른 수감자들과 혼거실에 수감되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항공법위반 및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되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구치소 독방 배정이 논란이 일었고, 5일 결국 4~5명의 혼거실로 방을 옮겼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무슨 월드컵 4강에 올라간 것처럼 좋아하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무슨 ‘대역죄인’이라고 그런 취급을 받는 것인가?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회장은 작년 12월 10일 웨스틴조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사람들이 매우 좋아하는 허니버터칩을 소주와 함께 제공할 계획”이라면서 “그릇에 담지는 않고 봉지째 줄 것”이라고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을 비꼬았다. 페르난데스 회장이 남의 불행을 자사의 마케팅에 이용하며 ‘동업자 정신’을 저버린 처사였음에도 누리꾼들은 침묵했다.

그로부터 18일이 지난 12월 28일 우리나라 국민 3명을 포함해 승객과 승무원 162명을 태운 말레이시아 저가 항공사 에어아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가 있었다. 작년 3월과 7월에도 말레이시아항공(MAS) 여객기 실종 및 피격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동남아시아 항공사에 대한 안정성에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결국 추락한 에어아시아 여객기는 인도네시아 당국의 승인도 받지 않은 채 운항한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누리꾼들은 에어아시아에 지나친 인내심을 보이고 있다. 참고로 대한항공은 2000년 이후로 단 한 차례의 항공 사고가 없었다.

2014년 8월 30일(현지시각) 美 CNN ‘한국이 세계에서 제일 뛰어난 10가지(10 things South Korea does better than anywhere else)’를 선정해 발표했다. 기사에서 한국의 항공 기내 서비스가 세계 최고라고 극찬하였다. 세계적인 항공사들이 한국의 항공 기내 서비스를 배우러 한국에 방문할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평가했다. 이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한항공 기내 서비스를 누가 만들었을까?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2006년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본부 부본부장 상무보를 거쳐 ‘땅콩 회항’ 사태로 사퇴하기까지 대한항공 기내서비스 부사장직을 수행했다. 문제가 된 ‘땅콩 회항’도 이유야 어찌되었든 조 전 부사장이 승무원과 사무장의 기내 서비스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 사단이 난 것이다.

세계 최고의 항공 기내 서비스를 총괄하는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아마도 1995년 불량 무선전화기 15만대(150여억원어치)를 수거해 화형식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충격요법을 떠올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20년 전의 ‘이건희식 화형식’이 오늘날 삼성전자를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2014년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일벌백계식의 ‘땅콩 회항’은 ‘슈퍼 갑질’에 ▲<여성>이라는 핸디캡 ▲반 재벌 정서 ▲대중의 시기·질투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부족 4가지가 맞물리면서 구속이라는 비극으로 끝났다.

세계 최고의 항공 기내 서비스를 만든 조현아 전 부사장이 대한민국 체제 전복이라는 내란 범죄를 실행시킬 목적으로 선동 행위를 한 이석기 전 의원보다 못한 대접을 받은 대한민국을 어찌하면 좋을까? 이래도 마녀사냥이 아니라고 우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