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각)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CES 2015는 글로벌 가전제품 회사들의 기술력이 총집결해 각축전을 벌이는 치열한 전장이자, 한 해의 트렌드를 가늠하는 중요한 이벤트로 여겨진다. '빠른 혁신 : 파괴할 것인가, 파괴당할 것인가'라는 슬로건으로 20여개 품목에서 3천50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최첨단의 경쟁인 셈이다.

퀀텀닷과 OLED, 그리고 UHD로 이어지는 디스플레이 전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퀀텀닷은 LCD 기반의 업그레이드 디스플레이 기술로 여겨진다. 완전히 새로운 기술은 아니지만 환경오염 및 기타 불안요소들이 대부분 사라진데다 OLED급의 색재현율을 자랑하기 때문에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여겨지기에 손색이 없다.

퀀텀닷 기술은 같은 해상도에서 LED TV보다 선명한 화질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현재 LED 기술은 인광 발광 소자를 백라이트 광원으로 사용하지만, 만약 이를 퀀텀닷으로 교체하면 적·녹·청(R·G·B) 파장에 가까운 효과를 내면서 색 재현성을 100%에 가깝게 신장할 수 있다. 같은 LCD 패널로 더 훌륭한 색 재현성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명목상으로 퀀텀닷의 스타트를 끊은 국가는 지난해 9월 IFA 2014에서 퀀텀닷TV를 기습공개한 중국의 TCL이다. 영상 표준인 NTSC 색 범위의 100% 이상이지만 가격은 비슷한 크기 OLED UHD TV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신형 퀀텀닷TV를 발표했다.

공개된 퀀텀닷 컬러 UHD TV는 LCD를 기반으로 백라이트 LED에 퀀텀닷이 적용됐고 나노재료 기업 ‘QD 비전’의 기술이 사용됐다. 하지만 현재 퀀텀닷 기술은 국내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국가별로 퀀텀닷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는 한국이며, 총 93건(34%)에 달한다.

CES 2015에서는 궤도에 오른 퀀텀닷 기술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우선 삼성전자다. 2011년 삼성종합기술원 주도로 세계 최초 풀컬러 퀀텀닷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개발한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6월 '삼성 큐닷(QDOT) TV'로 퀀텀닷 TV 상표등록 출원까지 마쳤다.

지난해 IFA 2014에서 퀀텀닷TV 끝내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최초라는 타이틀을 TCL에 빼앗긴 삼성전자는 절치부심의 각오로 CES 2015를 삼성의 퀀텀닷 행사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다양한 퀀텀닷 라인업을 구성해 전방위적 공세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주력인 OLED가 건재한 상황에서 퀀텀닷TV를 통한 투트랙 전략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구체적인 라인업도 나왔다. LG전자는 CES 2015에서 55인치와 65인치 퀀텀닷TV를 출격시킨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중저가 보급형 모델을 출시해 아직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OLED의 시장 지배력 공백을 커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LG전자는 5개 시리즈 7종의 OLED TV도 공개할 방침이다.

이미 LG전자는 지난해 8월 77인치, 65인치 울트라 OLED TV에 이어 CES 2015를 통해  55인치 제품을 새로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다양한 크기에 가변형 및 곡면, 평면 등을 탑재해 선택의 폭을 넓히고 대중화까지 잡겠다는 뜻이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퀀텀닷 기술은 IT 혁신이 확산되는 양상인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의 1단계(신기술 등장)에서 2단계(부풀려진 기대의 정점 도달)로 나아가는 중이다. 기술발전의 가속도가 붙었다는 뜻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앞으로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퀀텀닷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1% 이상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9% 수준을 달성하리라 전망했다.

퀀텀닷과 OLED로 대표되는 디스플레이 경쟁은 결국 UHD 대중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 CES 2015를 UHD TV 대중화의 마중물로 이해하는 배경이다. 현재 UHD TV는 빠르게 대중화 전철을 밟고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초고화질 미디어 플랫폼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유료방송은 지낸해 초부터 UHD 방송을 실험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지상파 방송사도 700MHz 대역 문제만 해결되면 빠르게 UHD 상용화에 나설 수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