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산다 기가 팍팍’(KT),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배달의 민족) TV나 신문 광고를 보다 보면 뇌리에 오랫동안 남는 광고 문구나 대사가 있다. 이처럼 기발한 아이디어와 감수성으로 소비자들에게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광고 문구(카피)는 대체 누가 만들까? 바로 ‘언어의 마술사’ 카피라이터(Copy Writer, CW)이다. 카피라이터가 하는 일은 무엇인지 광고대행사 HS애드를 찾았다.

카피라이터는 카피(copy)와 라이터(writer)로 나눠지는데 이는 ‘카피를 쓰는 사람’을 뜻한다. 하지만 카피라이터가 단순히 글만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카피를 쓰기 전에 광고주 회사와 관련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해야 하며, 제품의 특성을 이해하고 소비자 심리를 파악해야 한다. 이과정에서 광고 콘셉트를 추출해 아이디어를 개발해야 한다. 이렇게 발로 뛰는 과정들이 있고 난 후에야 본격적인 카피라이팅이 시작된다. 하나의 광고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브랜드 또는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얻고 광고 문안의 길이와 형태 등을 토의하기 위해 광고주 및 시장조사 분석가와 협의한다. 이후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부가적인 배경 정보를 얻고, 광고 문안을 작성하기 위해 시장조사, 소비자성향조사, 광고경향조사 등의 자료를 검토한다. 다음으로 상품의 효능, 기업 이미지, 대중의 생활방식 등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판매 촉진을 위한 아이디어와 원고를 작성한다. 광고 전략에 따라 광고 문안인 표제어(head copy), 부제어(sub-head copy), 본문(body copy), 슬로건(slogan) 등을 작성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카피라이터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명확한 논리와 풍부한 감성으로 문장화할 수 있는 능력은 기본이고,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가치관이나 시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카피라도 해당 광고 지면이나 영상 등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면 훌륭한 카피라고 할 수 없다. 심의섭 HS애드 수석 카피라이터는 “카피를 잘 쓰려면 연애를 하라.”고 강조한다. 여기서 연애는 단순히 이성 간의 연애뿐만 아니라 애완동물 등 자신이 아끼는  모 든 것이 대상이다. 그는 “만약 애착을 갖고 애완견을 키울 경우 애완견의 좋은 점만 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왜 그 애완견이 좋은지 쉽게 설명할 수 있다.”며, “카피라이터도 마찬가지로 카피를 구상할 때 해당 제품과 연애를 한다는 최면을 걸고 작업에 임해야만 비로소 좋은 카피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학생 기자의 한마디! 

유정효 서울 환일중학교 2학년 

장래 희망이 광고기획자여서 카피라이터직업 체험에 지원하게 됐다. 광고 제작 전과정에 참여하고, 심지어 밤을 새가며 일에매진하는 카피라이터의 모습을 보면서 광고(廣告)의 ‘광’자가‘廣(넓을 광)’이 아닌, 이들의 영혼이 모여 큰 빛을 이루는 ‘光(빛날 광)’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매력 있는 직업이었다.
 

 

이금열 서울 환일중학교 3학년

지금까지는 카피라이터가 광고 문안만 쓰는 줄 알았다. 하지만 카피라이터는 창의적인 발상과 유연한 사고력을 바탕으로 광고 제작의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직업이었다. 광고에 그들의 땀과 정성이 가득 들어 있음을 안다면 광고를 단지 15초짜리 영상으로만 볼 수 없을 것이다.

 

박성우 서울 환일중학교 3학년 

 카피라이터가 단순히 글만 쓰는 작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 기획의 모든 과정에 참여한다는 점이 놀라웠다. 또한 딱딱한 분위기가 아닌 자유롭고 활기 넘치는 광고회사 사무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MINI INTERVIEW
심의섭 HS애드 수석 카피라이터

➊ 카피라이터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에 재학중일 때 친언니 친구 3명이 카피라이터여서 그때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고 자연스럽게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가족들이 모두 공무원 출신이어서 카피라이터로 진로를 결정했을 때 반대가 심했지만 힘든 내색 없이 끈기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해 현재의 제가 되었고 이제는 부모님도 저를 인정해 주십니다.

➋ 카피라이터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은? 대부분 카피라이터는 글을 써야 하는 사람이기에 국어국문학 또는 광고홍보학을 전공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카피라이터는 전공과 무관한 직업으로 누구나 지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좋은 카피를 쓰기 위해서는 기본 기획력을 갖춰야 합니다. 수집한 자료와 제품의 특성을 이해하고 소비자 심리를 파악한 후 아이디어를 개발해 더 좋은 카피를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팀을 이뤄 일을 하기 때문에 의사소통 능력 또한 요구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이 일을 좋아서 한다는 열정이있어야 합니다.

➌ 일을 하면서 힘들 때와 보람을 느낄 때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거의 야근과 철야가 반복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든 점이 있습니다. 반면 내가 참여한 광고가 각종 광고대상 시상식에서 수상했을 때, 또 실제로 해당 제품에 대해 시장의 반응이 긍정적일 때 가장 보람차고 희열을 느낍니다.

본 기사는 아하경제신문 2014년 제 22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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