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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3밴드 LTE-A 상용화 신경전, 핵심이 빠졌다내년 주파수 할당전과 상용화의 간극에서

판타지 게임을 상상해보자. 무기상인 3명이 있는데, 점점 무기들이 발전해 새로운 무기를 개발할 '건덕지'가 없다. 아뿔싸. 새로운 무기가 있어야 용사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데 걱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인 3명은 마치 약속이나 한듯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닌, 검의 무게에만 집중해 열렬히 마케팅을 한다. "우리가 더 가벼워요! "아니, 우리가 더 가볍습니다! 우리는 대량생산도 해요!" 아니, 너희는 가벼운 검을 대량생산 하는게 아니라 단골 100명에게만 나눠주고 있잖아!"

이 대목에서 용사들은 갑옷의 정교함, 방패의 튼튼함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뜨거운 마케팅에 휘말려 가벼운 검만 찾아다니고 있다. 하긴, 옆동네 마왕은 가벼운 검의 빠른 스피드에 약하니까.

   
▲ 출처=뉴시스

2014년을 마무리 하는 연말, 경쟁사를 겨냥한 통신3사의 화력이 불을 뿜고 있다. 화두는 3밴드 LTE-A며, 접점은 상용화를 두고 벌어지는 진실게임이다. 현재 SK텔레콤은 100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을 대상으로 "세계 최초 3밴드 LTE-A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밝혔으며, KT와 LG유플러스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왜곡된 대한민국 통신시장의 단면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희극'이다. 가장 중요한 핵심을 짚어내지 못하고 어설프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을 짚어내는 언론이 없다는 신기할 따름이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사건의 전말은?
28일 SK텔레콤이 발표한 3밴드 LTE-A 상용화 발표에서 KT와 LG유플러스가 문제삼는 대목은 '상용화'라는 표현이다. 상용화는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미지만, SK텔레콤의 3밴드 LTE-A는 100명의 소비자 평가단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즉, 100명의 평가단이 유료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상용화가 맞다고 주장하는 쪽과, 상용화는 100% 기술적 완성도를 이뤄야지만 상용화라고 부를 수 있다는 반론이 첨예하게 부딪치는 셈이다.

이는 기술적 특성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이 아니며, 순전히 마케팅적 측면에서 발생한 마찰이다. 새로운 기술을 선도했다는 대의명분이 오로지 마케팅적 요소로 부각되기 때문이다. 만약 SK텔레콤이 3밴드 LTE-A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대대적으로 알려지면, 이용자들은 자연스럽게 신기술에 집중한 SK텔레콤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러한 현상을 경계하는 것이다.


핵심을 짚어라
이 대목에서 문제로 삼아야 할 것은, 과연 3밴드 LTE-A가 통신3사의 대립까이 이어질 정도로 '가치'가 있냐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확실하지 않다'가 정확하다. 속도는 통신 서비스의 중요한 핵심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쉽게 생각하자.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며 속도에 방점을 찍은 통신3사의 경쟁은 사실 '다른 영역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1G는 음성, 2G는 음성과 문자, 3G는 음성과 문자, 데이터라는 확실한 기술의 발전이 이뤄졌으나 4G에 이르며 3G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발견하지 못했고, 이 대목에 이르러 신기술을 홍보해 가입자를 끌어 모아야 할 통신사들은 '속도'라는 서비스의 일부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물론 사물인터넷 시대로 넘어가며 '초연결'이 화두로 부상하며 속도 그 자체가 중요해지긴 했지만, 당장 통신사들의 속도경쟁은 지나친 감이 많다. 경쟁할 건덕지가 속도밖에 없다는 것은 일견 기술적 진보의 측면에서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인정한다고 쳐도, 안정적인 서비스와 이용자의 부담 경감 등은 등한시하고 속도경쟁만 강조해 이를 가입자 미끼로 삼는 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정리하자면 이런식이다. 3G에서 4G로 넘어가며 새로운 통신 서비스를 개발하지 못한 상황에서, 속도에만 매몰되어 경쟁을 벌이며 경쟁사를 견제하는 통신사의 분위기 자체가 문제다. 만약 SK텔레콤이 3밴드 LTE-A 상용화를 부분적으로 이뤘다고 주장했을때 KT와 LG유플러스가 확실하게 4G를 구분지을 수 있는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비약적인 도움을 되는 플랫폼을 완성했다면 완벽한 대응책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KT와 LG유플러스는 단지 "어? 우리보다 상용화를 먼저했다고 말하게 둘 수는 없지"라는 생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물론 LTE(Long Term Evolution)라는 약어 자체가 기술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 ‘오랜 시간에 걸친 진화’라는 뜻을 가져가며 일종의 마케팅 용어로 해석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도한 기대일 지 모른다. 속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속도에만 집중해 다른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업계의 분위기는 반드시 문제의식이 필요하다. '상용화'라는 표현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통신3사가 불편한 이유다.


속도경쟁이라는 시한폭탄
말 나온 김에 현재 통신사의 속도경쟁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통신사의 서비스는 주파수에서 나온다. 그리고 주파수는, 전적으로 국민의 재산이며 정부가 주파수의 활용을 국민에게 위임받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이런 상황에서 4G, 즉 LTE 시대로 접어들며 통신사들이 속도경쟁에만 매몰되어 무자비한 주파수를 필요로 하는 대목은 분명 문제다. 지상파 방송사가 발표한 국민행복 700 플랜에 따르면 국내 통신3사는 외국과 비교해 커버리지는 작으면서 과도한 주파수를 할당받은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모바일 트래픽이 발생하며 '블랙아웃' 현상이 빈번하게 벌어지곤 한다.

통신사들이 경매를 통해 주파수를 할당받는 상황에서 이 자체가 세수로 활용되어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논리도 있지만, 일단 주파수 활용 다양성의 측면에서 통신3사에 소요되는 주파수 절대량은 지나치게 많은 편이다. 그리고 이러한 주파수 절대량은 통신3사가 속도경쟁에 매몰될수록 더욱 늘어만 간다.

일각에서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에 입각해 통신사에 주파수를 할당하는것 보다 모바일 트래픽 해소를 위한 자체적인 노력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에도 이러한 문제의식이 숨어있다. 물론 모바일 IPTV 활성화를 통해 데이터 트래픽을 이윤으로 환산하는 일에 열중하는 통신사들은 그런 생각이 없어 보이지만.

물론 통신 기술의 발전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속도에만 매몰되어 이용자 서비스의 한 부분에만 지나치게 집중하고, 그와 비례해 국민의 재산인 주파수가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뜻이다. 그리고 더 암울한 지점은, 일말의 문제의식도 없이 3밴드 LTE-A 기술의 '상용화'에만 대립각을 세우는 현실이다. 오죽하면 '상용화' 문구를 두고 벌이는 통신3사의 대립각이 노이즈 마케팅이 아닐까라는 말이 나올까. "빠름~ 빠름~"이라는 광고를 싫어하는 이유다.

   
▲ 출처=뉴시스

LTE의 역사, 잘 넘겨야 한다
백번 이해해서, 3G에서 4G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발견된 새로운 먹거리가 없다는 현실을 인정해 보자. 그리고 속도가 사물인터넷 시대의 중요한 핵심이라는 점도 감안해 보자. 이미 청사진이 등장한 5G도 '속도'에 '이미' 방점이 찍혔다는 사실도 체념하듯 이해해 보자. 그러면 통신사들은 이렇게 항변할 수 있을까? "우리도 살아야 하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통신기술의 발전을 국내에서 100% 하는 것이 아니고, 일단 세계적으로 속도가 통신 서비스의 화두이기에 우리도 속도에 방점을 찍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항변도 현 단계에서는 별로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4G의 첫 단계인 LTE 등장부터 국내 통신사들은 상당히 '불순'했기 때문이다.

2012년을 기점으로 통신3사는 LTE를 '밀며' 4G 시대를 알렸다. 여기서 우리는 LTE에 집중해보자. 관련업계에 약간의 지식이라도 있는 사람은 당시 "결국 LTE였냐"라는 자조섞인 미소를 머금었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당시 국내는 ICT 강국의 자존심을 세우고 4G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오랜기간 와이브로 기술에 매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와이브로는 빛도 보지 못하고 결국 사그라들었다.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통신사들의 '태만'이라는 것에 중론이 쏠린다. 3G시대의 성공에 취해 열심히 개발한 와이브로도 자연스럽게 세계무대를 평정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2G의 CDMA를 상용화시키는 모험을 감행한 국내 통신업계는 관련 인프라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단숨에 세계 1위 통신강국으로 등극했으나, 이후 CDMA의 모험정신을 완벽하게 망각하고 3G에서 WCDMA를 도입하는가 싶더니 이후 벌어진 스마트폰 경쟁에서 철저하게 뒤쳐져 와이브로까지 놓치고 말았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통신사들은 세계를 휩쓴 스마트폰 열풍에서 도태되어 애플로 대표되는 아이폰의 국내입성을 '정치력'으로 막아내고, 간신히 3G를 넘기고 LTE에 이르러 슬쩍 와이브로를 버렸다는 뜻이다. 현재 와이브로 주파수는 LTE용으로 활용될 확률이 높으니, 격세지감이다. CDMA를 이끌었던 야생의 패기는 사라지고, 아프리카 신흥 개발독재국가의 정치력만 배운 셈이다.

다시 LTE로 돌아오자. 일단 통신3사는 우여곡절끝에 LTE에 이르렀다. 여기서 불순한 의도가 드러난다. 통신3사는 완벽한 LTE 기술이 도입되기전, 성급하게 '전국 상용화'를 남발하며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음성통화는 3G에 의존한 반쪽자리 LTE에, 심지어 전국은 커녕 30%도 미치지 못하는 커버리지를 가져가고 있음에도 통신3사는 무조건 '전국 상용화'를 내세웠다.

이 과정에서 LTE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 2G가입자를 해지시키려 회유하는 전사적인 움직임도 포착됐으며, 경매에서 받은 주파수가 LTE에 어울리지 않자 주파수 대역을 '조금 옮겨달라'는 통신사도 나타나기에 이르렀다. KT가 이 분야에서는 대표적인 흑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900MHz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은 KT는 1.8GHz 대역 주파수로만 LTE 서비스를 실시하기 어렵자 관계당국에 '주파수 클리어링'을 요구하기도 했다. 심지어 공개 시연회를 열어 "우리 LTE가 이렇게 어려워요"라는 충격적인 읍소도 마다하지 않았다.


통신3사,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내년은 통신사 3밴드 LTE-A 혈투가 벌어질 전망이다. 지상파와 줄다리기 하고있는 700MHz 대역 주파수를 비롯해 소위 황금 주파수로 불리는 2.1GHz 대역 주파수 등 다양한 주파수가 경매에 매물로 나오기 때문이다. 주파수는 인접해있다는 가정으로 볼때 1+1=2가 아니라 1+1=4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그런 이유로, 속도경쟁에 매몰된 통신3사는 자신들이 점유한 주파수 대역을 바탕으로 가장 효과적인 대역을 차지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배팅할 것이 확실시 된다. 벌써부터 유력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우리는, 과연 속도경쟁에 통신 서비스의 모든 것을 '올인'해야 하느냐는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주파수 확보가 비단 속도에만 관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통신3사의 마케팅 흐름을 볼 때 분명 '속도'가 최우선 고려상황이 분명하다. 이런 전제는 버려야 할때다.

 막대한 주파수 경매 대금이 소요되고, 그 부담이 이용자에게 전가되지는 않는지도 확실하게 살펴야 한다. 여기에 진정한 4G LTE를 규정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 발굴하고, 차분하게 사물인터넷과 5G에 대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용자도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속도에 따라 통신사를 고른다면, 이미 당신은 '세뇌'당한 것이다. 그 보다 중요한 것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4.12.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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